[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239] 폭설

강헌 음악평론가 2024. 12. 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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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 Reeves ‘The Blizzard’(1961)
짐 리브스 'The Blizzard'

눈은 인류의 예술가들에게 순수하고 서정적인 영감을 끊임없이 제공해 온 사랑스러운 자연이지만 (특히 크리스마스와 결부되면 더욱) 그것이 ‘폭설’이 되면 재앙이 된다. 지난주 우리나라 중부지방을 강타한 폭설은 117년 만의 역대 최고 적설량을 기록하며 ‘첫눈’에 대한 모든 따뜻한 동경의 기억을 파괴시켰다.

집중적인 폭설로 경기도 안성시 한 곳에서만 두 사람이 목숨을 잃었고 350억원이 넘는 잠정적인 재난 손실을 안겨다 준 지난주, 프랑스 남서부의 새벽 기온은 기록적인 영상 26.9도를 기록하며 가을 열대야를 방불케 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추수감사절 주간인 미국도 난리다. 뉴욕을 포함한 둥북 지방엔 겨울 폭풍 경보가 발령되었고 중북부 노스다코타주는 영하 40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팝 음악사를 통틀어 눈에 대한 아름다운 노래는 셀 수 없이 많지만 재앙의 눈인 폭설에 관한 노래는 많지 않다.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짐 리브스는 죽기 3년 전에 이 노래를 발표하여 빌보드 컨트리 차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우리에겐 ‘Both Sides Now’의 히트로 유명한 주디 콜린스도 같은 제목의 다른 노래를 1990년에 발표했다.

부드럽고 감미로운 바리톤의 목소리로 ‘젠틀맨 짐’이란 애칭으로 불린 짐 리브스의 이 노래는 눈보라 속에 갇혀 고군분투하는 사내 둘의 이야기를 다룬다. “눈보라가 오고 있어, 집에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북쪽 사람의 한숨을 들어보세요, 집에 가지 못하면 우린 죽을 거예요/하지만 메리 앤의 집까진 7마일밖에 안 남았어요/맙소사, 손이 얼어붙은 거 같아요/게다가 발가락 감각도 없어요/메리 앤의 집까진 5마일만 더 가면 됩니다(There’s a blizzard coming on, how I’m wishing I was home/Listen to that norther sigh, if we don’t get home we’ll die/But it’s only seven miles to Mary Ann’s/Lord, my hands feel like they’re froze/And there’s a numbness in my toes/It’s only five more miles to Mary Ann’s).” 7마일, 5마일, 3마일, 마침내 100야드. 그러나 그 두 남자는 바로 거기서 얼어 죽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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