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 30만 보 걸어 329일째 고공농성 한국옵티칼 도착…"곧 땅에서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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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숙·박정혜 동지, 걷잡을 수 없이 막막하고 외로운 날은 당신들을 만나기 위해 30만 보를 걸어온 그 발걸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박정혜·소현숙 동지, 끝도 없이 눈물이 흐르는 날은, 그 마음을 너무 잘 아는 두 선배 노동자가 얼마나 당신들을 걱정하는지, 함께 걸었던 많은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걸었는지 잊지 말아 주세요. 곧 땅에서 만나길 바랍니다. 그 말을 하고 싶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선배 투쟁 노동자'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329일째 농성 중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을 1일 오후 만나 포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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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숙·박정혜 동지, 걷잡을 수 없이 막막하고 외로운 날은 당신들을 만나기 위해 30만 보를 걸어온 그 발걸음을 기억해 주십시오. 박정혜·소현숙 동지, 끝도 없이 눈물이 흐르는 날은, 그 마음을 너무 잘 아는 두 선배 노동자가 얼마나 당신들을 걱정하는지, 함께 걸었던 많은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걸었는지 잊지 말아 주세요. 곧 땅에서 만나길 바랍니다. 그 말을 하고 싶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선배 투쟁 노동자'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본부 지도위원과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329일째 농성 중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을 1일 오후 만나 포옹했다.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목도리를 둘러주며 "외로워하지 말고, 일희일비하지 말고, 운동은 꾸준히 하고, 밥은 꼭꼭 씹어 먹어라.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건강하게 버텨달라"고 당부했다.
김진숙 지도위원과 박문진 지도위원은 지난달 22일 부산 호포역을 출발해 한국옵티칼이 있는 경북 구미까지 160킬로미터(km)를 뚜벅뚜벅 걸어왔다. 김 지도위원은 지난 2012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당시 타워크레인에서 309일간 고공 농성을 했으며, 박 지도위원은 2019년 노조활동 보장을 촉구하며 영남대의료원 옥상에서 227일간 농성을 했다.
이날 '고용승계 희망뚜벅이 박정혜·소현숙 만남의 날' 행사에는 서울, 경기, 부산 등에서 모인 시민과 동료 100여 명이 함께했다.
조창수 민주노총 경북본부 구미지부장은 "겨울에 시작한 고공농성, 300일을 넘겨 다시 겨울이 됐다"며 "여러분이 있어 두 동지가 외롭지 않게 투쟁할 수 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상섭 민주노총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두 동지가 투쟁에서 승리하고 무사히 땅을 딛을 수 있도록 간절한 마음으로 걸었다"며 "걷는 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 한국옵티칼 투쟁을 알렸다. 박정혜, 소현숙은 이미 깃발이자 횃불이다.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꼭 승리해서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많은 동지 여러분들이 함께하고 힘을 주시기에 꼭 승리해서 이른 시일에 여러분을 만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고공에서도 잘 버티고 있다. 여러분들 힘 받아서 승리하는 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소현숙 조직부장은 "해고를 거부하고 시작한 투쟁,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지만, 동지들이 응원해 준 덕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회사는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노동자라는 걸 알고 시간 끌면 지쳐 나가떨어지겠지 하는 마음으로 아직도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투쟁해서, 단 하루를 다니더라도 회사의 문턱을 다시 넘어보고 싶다. 끝까지 함께 가는 길 지켜봐 달라"라고 했다.
한국옵티칼은 LG에 LCD 편광필름을 납품하는 일본 닛토덴코그룹 자회사 닌토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인투자기업이다. 한국옵티칼은 지난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법인 청산 절차에 들어갔으며 노동자 210명 중 193명이 희망퇴직을 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노동자 17명에 대해서는 정리해고를 감행했다.
현재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 등 해고자 7명은 자회사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오오츠바키 일본 참의원은 지난달 27일 금속노조가 일본 국가연락사무소에 진정을 제기하며 연 기자회견에서 "한국옵티칼 노동자 7명 고용승계 요구는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가 노조를 싫어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일본 정치인으로서 이런 기업이 있는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이명선 기자(overvie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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