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예산안 법정시한…양보 없는 여야

이보라·이유진·민서영·신주영 기자 2024. 12. 1.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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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나라살림 정상화 조치” 여 “사과·철회 없인 협상 없다” 대치
여야 원내대표 나란히 기자회견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사진 오른쪽)가 1일 국회에서 열린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사진 왼쪽)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이 대표 “수정안 내면 협의”
추가 협상 여지 남겼지만
국민의힘, 전제조건 등 강공
국회의장 회동 제안도 거부
2일 본회의 처리 불투명

여야가 국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2일)을 하루 앞둔 1일 예산안을 둘러싼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감액 예산안 법정시한 내 처리 방침을 재차 밝히면서 정부·여당에 ‘전향적’ 안으로 추가 협상에 나서라고 압박했다. 여당은 야당의 사과와 감액 예산안 처리 철회 없이는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이날 검찰·대통령실 특수활동비(특활비)를 포함해 4조1000억원 규모의 감액을 반영한 내년도 예산안을 2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잘못된 나라 살림을 정상화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정부안은) 민생과 한참 거리가 먼 ‘초부자 감세 예산’이자 ‘미래 포기 예산’”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 예산안 중 지출 4조1000억원을 삭감한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 특활비 82억5100만원 등 권력기관의 특활비와 특정업무경비(특경비)는 전액 삭감됐다. 예비비도 정부 원안의 절반인 2조4000억원을 깎았다. 국고채 이자 상환 예산은 5000억원 감액됐다.

박 원내대표는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린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 예산을 포함해 ‘6대 미래·민생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여당과의 합의가 불발되고 기획재정부가 증액에 동의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법정시한인 내일 본회의에 감액 예산안을 상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2일 본회의에서 실제 예산안 처리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은 추가 협상 여지를 열어뒀지만 국민의힘이 ‘감액 예산안 철회와 사과’를 전제 조건으로 걸면서 협상 역시 즉시 재개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법정시한을 넘길 경우 추가 협상 여부를 두고 여야 대치가 장기화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전향적인 태도가 있다면 추가적인 협상 여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도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쓸데없이 특활비만 잔뜩 넣어놓으니 삭감안이 통과된 것”이라며 “정부가 수정안을 내면 이후 저희와 협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단독 예산안 처리 철회와 사과가 없으면 협상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을 향해 “날치기 처리에 대해 국민과 정부·여당에 사과하고 즉각 감액 예산안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자기네들이 감액 예산안을 단독 처리해놓고 갑자기 증액을 협상하겠다는 건 무슨 얘기인가”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정부·여당 압박 목적으로 단독 예산안 처리를 감행했다고 의심한다. 민주당이 향후 이재명표 예산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만일 민주당이 (단독 처리한 감액 예산안을) 지렛대 삼아 무리한 예산 증액 요구 수용을 겁박할 의도라면 그런 꼼수는 아예 접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이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 원내대표에게 제안한 만찬 회동은 국민의힘의 거절로 무산됐다.

민주당이 2일 본회의에서 감액 예산안 처리를 강행할 경우 국민의힘으로선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예산안 처리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대상도 아니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민주당이 통과시킨 예산에 대해 민주당이 책임지는 형태로 될 수밖에 없다”며 “정부도 내년도 예산을 편성할 때 교부금을 0원으로 정하는 등 위법하지 않은 모든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보라·이유진·민서영·신주영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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