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차이 아니다”던 이랜드, 결국 전북 ‘교체 카드’에 무릎[스경X현장]

박효재 기자 2024. 12. 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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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티아고가 1일 서울 이랜드와의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제 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창단 첫 승강플레이오프에서 ‘공룡’ 전북 현대를 상대한 서울 이랜드가 홈에서 아쉬운 1-2 패배를 기록했다. 시즌 내내 K리그2를 대표하는 공격축구를 선보인 이랜드였지만, 결국 전북의 풍부한 벤치멤버와 경험이 승부를 갈랐다.

1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플레이오프 1차전은 시작부터 치열했다. 전반 1분 이랜드 몬타뇨의 개인기와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고, 전북은 6분 김진규의 중거리 슈팅으로 응수했다. 특히 이랜드는 전반 22분 박민서가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가로챈 뒤 바로 시도한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전북 수비진을 당황케 했다.

경기 전 “기량차가 하늘과 땅 차이는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던 김도균 감독의 말처럼, 이랜드는 K리그1 최다우승팀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시즌 내내 K리그2 최다득점(62골)을 기록하며 쌓아온 공격 루틴이 빛났다. 하지만 전북의 개인기가 빛나는 순간이 먼저 찾아왔다.

전반 38분, 김두현 감독이 신임을 보낸 권창훈이 페널티박스로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다. 이랜드가 경계했던 문선민이 오른발 논스톱 패스로 절묘하게 연결했고, 티아고가 침착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김 감독이 “최근 몸 상태가 좋다”며 선발 카드로 꺼내든 권창훈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순간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브루노 실바, 변경준, 채광훈을 동시 투입한 이랜드의 승부수가 빛났다. 시즌 내내 후반에만 48골(77.41%)을 몰아넣으며 ‘뒷심’을 자랑하던 이랜드의 진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후반 4분 박민서의 예리한 코너킥을 오스마르가 강력한 헤더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후반 10분에는 김신진의 날카로운 역습 슈팅, 15분 오스마르의 강력한 중거리포까지 터졌지만, 전북 골키퍼 김준홍의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K리그1 최다우승팀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32분 이승우 투입으로 공격의 수위를 높인 전북은 38분,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어냈다. 교체 투입된 김태환이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뒤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역시 교체 선수인 전진우가 몸을 날려 헤더로 연결했다. 공은 어깨에 맞고 굴절되며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패색이 짙어지자 이랜드는 마지막 총공세에 나섰지만, 전북의 견고한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오히려 전북이 후반 43분 티아고의 절묘한 슈팅이 골대를 맞히는 등 쐐기 골에 더 가까웠다. 이는 AFC 챔피언스리그2 일정 속에서도 최근 5경기 무패(3승 2무)를 기록 중인 전북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날 경기는 일반 예매 오픈 10분 만에 전 좌석이 매진되며 이랜드 구단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창단 10년 만에, K리그2에서 최다득점(62골)과 득실차 1위(+17), 유효슈팅 1위를 기록하며 이뤄낸 첫 승강플레이오프였기에 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양 팀의 공방은 통계로도 드러났다. 전반전 볼 점유율(57%-43%)과 유효슈팅(5-0)에서 전북이 우세했지만, 후반전은 이랜드의 반격으로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시즌 중 47실점으로 K리그2 최소 실점 8위에 그쳤던 이랜드, 59실점으로 K리그1 최하위를 기록한 전북의 수비 불안이 이날도 드러났다.

양 팀은 오는 8일 오후 2시 2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운명의 2차전을 치른다. 전북은 비기기만 해도 1부 잔류가 확정되고, 이랜드는 반드시 승리해야 창단 10년 만의 승격 꿈을 이룰 수 있다. 1, 2차전 승리 수와 합산 득실 차로 승부를 가리되 동률 시 연장전, 승부차기로 이어지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 K리그2 최다득점팀 이랜드와 K리그1 파이널B 최다득점팀 전북의 2차전 대결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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