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런 환대 받아도 되나”···35년 만의 카퍼레이드, 양현종의 감동과 김도영의 푸른 산호초

한 달이 지났지만 KIA 팬들의 감동은 식지 않았다. KIA 선수들이 광주 시내에서 생애 처음으로 카퍼레이드를 하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 우려와 달리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고 선수들은 감동에 젖었다.
KIA 선수단은 지난 11월30일 우승 행사를 가졌다. 광주 시내에서 카퍼레이드를 펼친 뒤 저녁에는 팬페스트 행사를 가졌다. 10월28일 한국시리즈 5차전을 끝으로 통합우승을 확정한 뒤 한 달이 지나 열린 행사에 선수들은 썰렁할까 내심 걱정도 했다.
무엇보다 카퍼레이드는 모두가 처음 경험해보는 행사였다. 광주에서 야구 우승으로 카퍼레이드가 펼쳐진 것은 해태가 우승했던 1989년 이후 35년 만이다. 광주시가 마련한 행사다. 1989년 이후 올해 우승하기까지 사이에 6차례나 더 우승을 했는데도 카퍼레이드는 없었다. 올해 광주 지역에서 KIA의 우승이 얼마나 화제이고 큰 의미를 갖는지 보여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우승 팀이 매년 갖는 행사지만 한국에서 카퍼레이드란 과거 올림픽 영웅들이나 갖는 영광이었다. KBO리그에서는 흔치 않은 행사이다보니 팬들이 반겨줄지 선수단은 꽤 부담도 느꼈다. 그러나 이날 광주 금남로 5가역에서 시작돼 5.18 민주광장까지 약 1㎞ 이상 이어진 카퍼레이드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광주광역시 추산 약 1만 명이 집결했다.
해태에서 KIA로 변신한 이후 타이거즈 구단의 우승은 2009년과 2017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투수 양현종은 현재 KIA 선수단 중 유일하게 3차례 우승을 모두 경험한 선수다. 그러나 카퍼레이드는 처음이었다.
양현종은 감동에 젖었다. 양현종은 “카퍼레이드는 신문에서나 보던 것이었는데 우리가 할 수 있을 줄 몰랐다. 과연 팬들이 많이 나와주실까 솔직히 좀 걱정했었다. 그런데 정말 많이 나와주셨고 엄청 좋아해주셨다. 나를 비롯한 선수들이 오히려 더 감동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우리가 이런 환대를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진짜 좋아해주셨고 모든 장면들이 너무 멋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현재 KIA 선수단 중 유일하게 카퍼레이드를 경험해본 인물이다. 한화에서 뛰던 2009년 한국 대표팀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쾌거를 이루고 돌아오자 대전시가 카퍼레이드를 마련했다. 당시 WBC에서는 한화 선수인 이범호, 김태균, 류현진이 맹활약을 했다. 15년이 지나 KBO리그 우승 사령탑으로서 카퍼레이드를 다시 경험한 이범호 감독은 “날씨가 쌀쌀해져서 걱정했는데 많은 시민과 팬들이 직접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하겠다”고 광주 시민들 앞에서 약속했다.
낮 2시에 시작된 카퍼레이드 행사가 끝난 뒤 KIA 선수들은 서구 김대중 컨벤션센터로 이동해 ‘KIA 타이거즈 V12 팬 페스트’ 행사를 가졌다. 사전에 신청한 5000명의 팬들이 모였고 선수단과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각종 게임과 공연,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선수들의 정성스러운 ‘공연’이 있었다.

KIA는 2017년 우승 당시에도 파격적인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해 개막 전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양현종이 “우승하면 걸그룹 댄스를 추겠다”고 공약을 걸었는데 진짜 우승을 했고, 결국 한국시리즈를 마친 뒤 양현종이 임기영·홍건희·김윤동·심동섭까지 후배 투수들을 소집해 함께 공연을 했다. 댄스아카데미 연습실까지 임대해 사실상 양현종의 ‘강요’로 이뤄진 강훈련 끝에 그해 히트곡이었던 선미의 ‘가시나’를 공연했다. 육덕진 선수들이 여장을 한 채 요염한 댄스를 펼쳤고 큰 호응을 얻었지만 당사자들은 “다시 보고 싶진 않다”며 추억 속에 묻어두고 있다.
세대가 지나면서 이같은 공연도 이제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 팬서비스에 대한 어린 선수들의 의식이 투철하다. 올해 선발로 뛴 김도현-황동하-윤영철, 윤영철-유지성-김민주가 각각 팀을 꾸려 댄스 공연을 했고 외야수 박정우와 내야수 변우혁은 ‘미녀와 외야수’라는 이름으로 ‘내 귀에 캔디’를 열창했다. 여장을 한 ‘미녀’는 변우혁이었다.

여기에 ‘도니’가 등장했다. 올해 KIA와 프로야구를 휩쓴 ‘도영아, 니땀시 살어야’의 주인공 김도영이 단발머리 가발을 쓰고 마린셔츠에 흰 치마와 구두를 신고 등장했다. 일본의 1980년대 대히트곡 ‘푸른 산호초’를 최근 콘서트에서 불러 큰 화제가 된 뉴진스 하니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가발인데도 머리카락을 귀 뒤로 곱게 넘기는 숙녀 같은 김도영의 모습에 팬들 사이에서 돌고래 같은 함성이 쏟아졌다.
KIA 우승 공연의 ‘시조새’ 격인 양현종은 “애들이 진짜 엄청 잘 했다. 요즘엔 시대가 달라져서 그런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들 한다. 김도영은 그냥 자기가 하겠다면서 아예 혼자 하더라. 시대가 달라졌다”며 감탄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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