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시장도 전통 강자만 살아남는다?…‘유럽 희망’ 노스볼트 파산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K-배터리 3사를 비롯한 ‘빅5’의 과점 체제가 한층 견고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최근 5년간 사실상 독점 시장인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한국 배터리 3사와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상위 5개 사의 ‘독주’ 구도가 굳어지는 양상이다.
올해 1∼9월만 놓고 봐도 CATL(26.3%)과 LG에너지솔루션(25.8%)이 20% 중반대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SK온이 점유율 11.0%로 그 뒤를 이었다. 파나소닉(9.9%)과 삼성SDI(9.2%)는 9%대 점유율로 4위와 5위에 각각 자리했다.
상위 10위 중 ‘빅5’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점유율이 모두 5% 미만이다. 인천 청라 전기차 화재로 논란이 된 파라시스(10위)의 경우 점유율이 1.8%에 불과하다.
이는 그만큼 글로벌 배터리 시장이 기술·자금 면에서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대규모 양산 시 수율(정상 제품의 비율) 90% 이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노스볼트는 스웨덴 셀레프테오 공장의 배터리 연간 생산 능력이 최대 16GWh(기가와트시)였지만 실제 연간 생산량은 1GWh에 불과할 정도로 배터리 수율 향상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BMW가 품질 문제로 20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주문을 취소하고 삼성SDI로 돌렸고, 7월에는 폭스바겐도 내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노스볼트의 배터리 품질을 검증하는 등 계약 재검토에 돌입했다.
스웨덴 연기금을 비롯해 폭스바겐, BMW, 골드만삭스를 대주주로 두고 있고, 수주 물량만 77조원에 달해 한때 ‘유럽의 희망’으로까지 불렸던 유럽 최고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조차 배터리 양산에 실패한 셈이다.
전기차 가격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앞으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은 납품 업체를 선정할 때 더 꼼꼼한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미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고 평가받는 ‘빅5’를 제외하고 글로벌 톱티어(일류) 완성차 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하지 못한 중소 배터리 기업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
‘빅5’의 경우 CATL은 테슬라, 제너럴모터스(GM), 지리그룹, 스텔란티스 등을 고객사로 갖고 있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테슬라와 GM, 포드 등을 고객사로 확보해둔 상태다. SK온은 현대차·기아를 중심으로 폭스바겐, 다임러,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에 납품 중이다. 삼성SDI는 BMW를 비롯해 포드, 폭스바겐에 공급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테슬라의 주력 납품 업체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반(反)전기차 정책 등이 더해진 상황이어서 ‘빅5’끼리도 유럽 배터리 시장을 중심으로 치열한 수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ATL 공동 창립자 판 지안은 지난달 30일 보도된 독일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손탁자이퉁과의 인터뷰에서 “CATL이 유럽에서 일본, 한국 경쟁자들과 비교해 시장 점유율을 얻고 있다”며 “독일 튀링겐주에 있는 새 공장, 헝가리에서 건설 중인 공장과 함께 유럽에서 생산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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