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재판 이제 끝…인천고등법원 2028년 개원 "염원 현실로"

주요 대도시 중 고등법원 없는 곳 인천 유일
시민사회·정치권 인천고법 설치 가시화 견인

인천고등법원 설치 촉구 토론회 모습.(인천시 제공)2024.12.1/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 시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인천고등법원 설치가 11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원설치법 개정안 통과로 최종 확정됐다.

그동안 항소심 재판을 받기 위해 서울을 오가야 했던 시민들의 불편을 덜었을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1일 인천시에 따르면 2028년 개원하는 인천고등법원은 인천시, 경기도 부천시, 김포시 일원 약 430만명을 관할하게 된다.

인천은 인구 300만 명, 광역시임에도 불구하고 고등법원이 없다. 고등법원은 전국 특·광역시 중 인천과 울산을 제외한 서울·수원·부산·대구·대전·광주 총 6곳에 설치됐다.

인천 인구가 울산보다 약 3배 많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주요 대도시 중 고등법원이 없는 곳은 인천이 유일하다. 게다가 인천지방법원이 인천뿐 아니라 부천·김포를 관할로 하기 때문에 과포화 문제가 제기됐다. 인천에서 서울고법까지 평균 통행시간은 대중교통으로 96.1분, 승용차로 71.5분이 소요된다.

섬 주민의 경우 최소 1시간 10분에서 최대 4시간 배를 타고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까지 온 다음, 다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대중교통으로는 2시간, 승용차로는 45분 걸려서 서울고법에 도착할 수 있다.

2019년 3월 서울고법 인천 원외재판부가 문을 열기는 했지만, 형사·행정 합의부 사건 항소심은 여전히 서울고법에서 진행한다. 이 때문에 인천지법 항소심은 서울고법 접수부터 재판 시작까지 평균 10개월이 걸려 타 지역에 비해 3개월 이상 지연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고법 설치로 인하 경제적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인천연구원의 '인천고등법원 설립 타당성 및 파급효과 연구용역’에 따르면 인천고법이 설립될 경우 5년간 발생할 생산유발효과는 3201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378억 원이며 이로 인해 2047명의 신규 일자리가 생성된다고 봤다.

인천고법 설치에는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협업이 큰 힘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0년 6월 더불어민주당 신동근·김교흥 의원이 인천고법 설치 관련 법안을 발의 했지만, 본회의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그러자 22대 국회에서 김교흥(민주당·서구갑), 배준영(국민의힘·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이 법안을 각각 새로 발의했다. 이후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국회 1인 피켓 시위, 토론회와 기자회견을 수차례 열며 인천고등법원 설치의 필요성을 알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힘을 모아준 인천 시민과 관계자들, 그리고 발로 뛰어준 인천시 공직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고등법원 유치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다 함께 노력함으로써 시민들의 염원이 현실로 구현됐다"고 강조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