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살 여친이 혼외자를 임신했다…“아빠가 너일 수 있어, 아닐 수도 있고” [씨네프레소]
[씨네프레소-140] 영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43세 브리짓(르네 젤웨거)의 엄마는 더 이상 딸에게 결혼을 권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를 낳는 게 큰 축복이라고 강조한다. “요즘은 인터넷에서 정자도 판다고 하더라.”
브리짓은 엄마의 말이 선 넘는다며 펄쩍 뛰거나 반발하지 않는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시리즈를 쭉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모친은 늘 딸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을 했고, 브리짓의 최대 강점은 모진 말도 ‘그러려니’ 넘길 수 있는 ‘둔감력’이기 때문이다.
그런 브리짓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온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문제는 같은 시기에 두 명의 남자와 잠자리를 가져 누가 아빠인지 모른다는 것. 과연 브리짓은 어떤 선택을 할까.
![브리짓은 43살 생일을 혼자 맞는다. 혼자 있기 싫다는 생각은 이 시리즈를 이끌어온 원동력이었다. 1, 2편에 이성을 통해 외로움을 극복했다면 3편에서는 아이를 통해 고독을 넘어선다. [UPI 코리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01/mk/20241201172707678epgb.png)
마침 두 남자 모두 여자친구의 임신을 순수하게 기뻐할 만큼 브리짓을 좋아했다는 건 다행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둘 중 누가 아빠인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밖에 없게 되고, 두 남자는 고민에 빠진다.
![누가 아빠인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세 사람의 태교가 시작된다. [UPI코리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01/mk/20241201172714612eyib.png)
사실 양수 검사를 하면 누구의 애인지 확실히 알 수 있지만, 브리짓이 거부한다. 검사 과정에서 유산할 확률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낳은 다음에 유전자 검사를 해서 누가 아빠인지 가려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브리짓은 두 남자에게 확실하게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건 ‘네 아이가 아닐 가능성까지 품고 아빠가 되든지, 아니면 빠지라’는 것이다.
![브리짓과 마크 다시는 오랜 시간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다. 이제 마크에겐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의 아이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UPI코리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01/mk/20241201172721722vqpr.png)
브리짓이 그 정도로 자신 있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일단 브리짓은 홀로 오랜 시간을 보내는 동안 혼자라는 것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혼자 마흔 셋까지 즐겁게 지냈듯, 아이를 혼자 키우는 것도 능히 해낼 수 있으리라 여기게 된 것이다.
게다가 브리짓에겐 경제적 여유가 있다. 브리짓은 주요 방송국 뉴스의 메인 PD로 경력을 쌓아왔다. 자신이 바라지 않는 형태의 결혼을 아이의 양육을 위해 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브리짓의 또 다른 남자인 잭을 패트릭 뎀시가 연기했다.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의 데릭 셰퍼드로 많은 여성 팬의 사랑을 받아왔다. [UPI코리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01/mk/20241201172728835kkbi.png)
실제 영국 통계청(ONS)에 따르면 영국의 혼외출산율은 2021년 51.3%로 1988년과 비교해 두 배 높아졌다. 브리짓은 영국에선 흔한 혼외출산을 결심했을 뿐이고, 그 결단은 친구와 가족 모두에게 축복받는다.
반면, 한국의 혼외출산율은 2019년 기준 2.3%다. 영국 여성의 경제적 자립도가 한국보다 20배 높아서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제도적으로 우리는 혼외출산 자녀를 보호·지원하는 정도가 훨씬 약하고, 사회적 편견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강하다.
문제는 이 같은 편견 속에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데만 있는 게 아니다. 세상에 태어나 모든 축복을 받아 마땅한 아이가 어른들의 ‘윤리와 도덕’ 논의 속에 소외된다는 것이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존재를 향한 축복에서 어떤 아이들은 단지 가정의 형태 때문에 배제된다. 어떤 집에서 태어날지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네가 아빠가 아닐 가능성이 있는데도 아이를 품을 수 있느냐’는 브리짓의 질문은 상징적 차원에서 읽힌다. 그건 ‘세상에 새로 태어나는 존재를 무조건 축복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당신이 태어났을 때 축복받았듯, 이 생명도 부모가 누구이든지 간에 축복해줄 수 있겠느냐고 브리짓은 묻는다.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 [UPI코리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2/01/mk/20241201172734689bypz.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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