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농촌 초토화…“재해보험 있으나마나”

백상현 2024. 11. 3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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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유난히 길고 강했던 올해 폭염은 농촌에도 재난에 가까운 피해를 남겼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안전망이 되어야 할 재해보험은 제 역할을 못 해 문제입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과수원 한가운데 표면이 길게 갈라진 배가 뚝뚝 떨어져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길었던 올해 폭염 탓에 과실이 갈라지는 열과가 발생한 겁니다.

사과 농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사과 주산지인 예산에서만 자치단체 집계로 10곳 중 8곳에서 열과가 속출해 관련 축제까지 취소했습니다.

하지만 피해 농가들은 농작물 재해보험 적용을 받지 못했습니다.

열과는 보험 약관상 재해가 아니라 생리 장해로 분류되기 때문입니다.

[박상균/배 재배 농민 : "(열과 피해로) 영농비가 많이 부족하니까 대출을 해야하는 상황이고 내년에도 자연재해가 빈번히 일어날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폭염 특보 상황에서 작물을 옮겨 심은 농가도 재해보험 적용을 받지 못했습니다.

농작물 재해보험은 원예작물 등에 대해 기상 특보가 발효된 기간에 작물을 옮겨 심을 경우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난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대전과 세종, 충남의 경우 7월 말에서 9월 초까지 지역에 따라 한 달 넘게 폭염특보가 이어졌습니다.

농민들은 특보일을 피해 농사를 짓는 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입장입니다.

[김대환/토마토 재배 농민 : "7월 말이나 8월 초에 심어야지 12월 초 정도에 (수확이) 끝나거든요. 근데 그것보다 기간이 넘어가면 연료비가 너무 많이 들거든요."]

재해에 대비하려고 보험을 들었는데 재난에 가까운 피해를 보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

갈수록 심해지는 폭염피해에 대응할 수 있는 제도 손질이 절실해 보입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이동훈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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