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편짜리 드라마를 다 본다고요?”…넷플릭스 압살하는 이것, 뭉칫돈 몰린다는데 [더 인플루언서]
최신 트렌드와 내년도 사업기회
틱톡, 유튜브, 인스타그램에서 이른바 숏폼(짧은 영상) 영상물 시청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늘면서 관련 산업도 진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롱폼(긴 영상) 위주였던 유튜브도 알고리즘을 이용해 쇼츠(Shorts)를 유튜브 모바일 앱 메인 화면 제일 상단에 추천하는 등 영상 플랫폼들의 전반적인 마케팅도 숏폼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글로벌 커리어 네트워크 플랫폼인 링크드인은 최근 사용자경험(UX) 개편을 하고, 숏폼 영상을 화면에 추가했어요. 크리에이터 업계에서는 플랫폼들이 숏폼 위주의 영상 플랫폼 서비스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이른바 ‘숏폼 이코노미’가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틱톡, 유튜브 등 거대 플랫폼들이 숏폼 이커머스를 강화하고 있어, 팬덤을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준비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40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숏폼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60%씩 성장할 전망입니다.
국내에서도 숏폼은 이미 대세입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5120만명을 대상으로 ‘숏폼 앱’과 ‘OTT 앱’의 사용시간을 비교 분석한 결과, 숏폼 앱(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8월 기준)은 52시간 2분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OTT 앱(넷플릭스·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디즈니+)의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 7시간 17분과 견줘 7배 이상 높은 수준입니다.
CJ ENM의 통합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지난 8월 15~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를 보는 주된 채널은 유튜브 쇼츠(76%)로 나타났습니다.
이번주 <더인플루언서>에서는 숏폼 시장의 최신 변화 트렌드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플랫폼 시장에서 주류가 된 ‘숏폼 이코노미’가 만들어낼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구독자 220만명의 숏폼 크리에이터 출신으로 숏폼 전문 기업 ‘윗유’를 설립한 차재승 대표와의 대화에서 얻은 인사이트도 공유합니다.
숏폼 매니지먼트 기업인 윗유는 숏폼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 상반기 설립 5년만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메이저 게임사 크래프톤이 스푼라디오로 잘 알려진 스푼랩스에 12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스푼랩스와 크래프톤은 스푼이 런칭한 숏폼 기반 드라마 플랫폼 ‘비글루(Vigloo)’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입니다. 크래프톤은 숏폼 드라마 시장의 성장 가능성, 새로운 지식재산권(IP)의 원천 확보,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투자 배경으로 설명했어요.
크래프톤 자회사인 띵스플로우는 회사가 보유한 오리지널IP를 활용해 숏폼 드라마와 게임 제작에 나섰고요. 폭스미디어는 지난 4월 숏폼 드라마 플랫폼인 ‘탑릴스’를 론칭했습니다.
편당 영상 길이가 1~2분에 불과한 숏폼 드라마는 빠른 스토리 전개와 짧은 영상 포맷을 선호하는 1020세대 시청 습관과 맞물려 중국, 북미, 한국, 일본 등지에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기존 숏폼 플랫폼인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별개로 숏폼 드라마만을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관련 산업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초반 10~20회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이후부터 과금하는 형태로 편당 500~1000원 가량을 받는 식이죠. 시청자가 드라마 시리즈 한편을 모두 시청하면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월 구독료를 내는 셈이 되는 것입니다.
카카오벤처스는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를 13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 규모는 6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단계라 절대적인 강자는 없는 상태이고요.
중국 콘텐츠·플랫폼 업계는 드라마 시장에서 주류가 되지 못했지만 새롭게 떠오르는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는 새로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만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가 373억 9000만 위안(약 7조 125억 원)에 달했어요. 이는 전년 대비 규모가 250% 이상 성장한 것입니다. 2027년에는 중국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가 1000억 위안(약 18조 75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제 막 태동되는 시장인만큼, 앞으로 시장 규모는 훨씬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초창기 유튜브가 그랬듯, 숏폼 드라마 콘텐츠에 도전하기 위해 준비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상당수 있다는 전언입니다.
이미 소규모 기업 수준인 국내 탑 인플루언서들의 경우에는 글로벌 숏폼 드라마 시장에서 성공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더욱이 숏폼 드라마 제작비는 기존 드라마보다 훨씬 저렴한 저비용 고효율의 구조입니다.
카카오벤처스는 “비싼 가격임에도 소비자는 거리낌 없이 지갑을 열기 때문에 기업에게 숏폼 드라마는 매력적인 아이템”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숏폼 드라마’ 플랫폼과 같이 숏폼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는 플레이어들이 늘어날수록 기존 대형 영상 플랫폼 기업들은 더 많은 사용자 유인책을 제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새로운 플랫폼이 인기를 끌수록,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기존 숏폼 강자들의 보유한 사용자를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콘텐츠 시장 경쟁은 ‘시간점유’ 싸움입니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지는 셈입니다.
우선 본격적인 AI 도입이 눈에 띕니다.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는 자사 숏폼 서비스인 ‘쇼츠’에 인공지능(AI)으로 동영상을 자동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한다고 공개했습니다.
내년부터 쇼츠에서 딥마인드의 AI 모델 ‘비오(Veo)’를 이용해 6초 분량의 동영상 클립을 자동 제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동안 별도의 AI 프로그램을 활용해서 콘텐츠를 제작한 후 유튜브, 틱톡과 같은 플랫폼에 올려야 했다면 앞으로는 이들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AI 도구를 활용해 바로 창작물을 생산·유통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죠.
AI라는 도구를 활용하면 누구나 ‘킬러 지식재산권(IP)’을 생산할 수 있고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입니다.
테크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AI가 텍스트 기반 채팅을 넘어 음성, 비디오까지 통달하는 멀티모달 모델로 완전히 대중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챗봇과 이미지 생성기가 소비자, 기업에 진출하고 있는 지금, 비디오는 생성형AI의 다음 개척지가 될 수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유튜브는 회사의 숏폼 동영상 서비스 ‘쇼츠’의 최대 길이를 3분으로 늘렸습니다. 쇼츠의 최대 길이가 기존 1분에서 3분으로 바뀐 것인데요.
숏폼 콘텐츠 이용이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유튜브가 바이트댄스의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는 물론 숏폼 드라마 플랫폼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유튜브로선 쇼츠의 시간을 늘리게 되면 제작할 수 있는 숏폼 콘텐츠가 다양해지면서 더 많은 시청자를 유인할 수 있고, 이와 함께 콘텐츠 크리에이터 확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현재 틱톡의 숏폼 최대 길이는 3분이며 릴스의 경우 90초입니다. 네이버의 숏폼 플랫폼 ‘클립’ 콘텐츠도 최대 90초를 지원합니다.
과거 유튜브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TV 중심 광고 시장에 큰 변화가 일어났듯, 롱폼 중심의 SNS광고가 숏폼으로 또 한번 변혁기를 맞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기업들은 숏폼 마케팅에 매년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고요.
올해 6월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전문 기관인 허브스팟(HubSpot)가 글로벌 마케터 14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SNS 숏폼 마케팅이 다른 형태의 마케팅에 비해 투자대비수익(ROI)가 가장 좋다는 응답 결과가 나왔습니다.
숏폼은 한류 상품의 마케팅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입니다.
틱톡에 따르면 애플리케이션(앱) 내 ‘K푸드’, ‘K드라마’ 등 한류 관련 해시태그가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K뷰티’ 해시태그가 급증한 것이 눈에 띕니다.
K뷰티 해시태그는 2023년 상반기 14만 4000건에서 올해 하반기(10월 31일까지) 50만건으로 대폭 증가했고, K푸드 해시태그량은 같은 기간 17만건에서 15만8000건으로 늘었습니다.
숏폼 시장에서는 단순히 구독자의 숫자보다는 팬덤의 존재, 타깃이 확실한 뾰족한 콘텐츠가 수익화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구독자 숫자가 적지만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들이 상당수입니다.
대표적으로 숏폼 전문 기업인 ‘윗유’는 지난 상반기 설립 5년 만에 누적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크리에이터 출신 창업자들이 만든 이 기업은 설립 초기 틱톡 기반 숏폼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숏폼 기반 광고 마케팅과 숏폼 이커머스에 집중하며 매출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윗유는 해외향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 시장에 포커싱한 전략에 집중하고 있죠.
-숏폼 성장세 어디까지 갈까요.
=숏폼은 한순간 유행이 아니라 하나의 장르가 됐습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에 이어 링크드인까지 대부분의 글로벌 SNS 플랫폼에서 숏폼의 비중이 커지고 있죠.
이에 따른 마케팅업계의 숏폼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숏폼 이코노미’라는 용어까지 생겨났습니다. 앞으로 그 경향은 더 강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숏폼과 결합한 어떤 비즈니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까요.
=젊은 세대로 갈수록 숏폼 소비 성향이 더 강해지고 있어, 숏폼과 이커머스의 결합은 앞으로 더욱 강력한 마케팅 영역을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어떤 분야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나요.
저희 회사의 경우 숏폼에 특화된 커머스 마케팅 영역에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라이브 커머스 전용 스튜디오를 국내 최초로 설립한 이유도 숏폼을 활용한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입니다. 앞으로 몇년간 숏폼 커머스의 시장 확장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크리에이터들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해외의 K컬쳐 유행에 힘입어, K뷰티와 K푸드 등의 상품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글로벌 매출 확대를 위해 국내 기업의 숏폼 커머스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고요. 숏폼 커머스가 비교적 쉽고 빠르게 적용해볼 수 있는 새로운 유통 채널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영어와 동남아어를 비롯한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글로벌 커머스팀을 꾸린 것도 이런 기업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현재 미국과 동남아 시장을 타겟으로 한 K뷰티 라이브 커머스 채널을 여러 개 운영하고 있습니다. K콘텐츠를 통해 K프러덕트(제품)을 팔 수 있는 시대가 활짝 열린 것입니다.
윗유의 차 대표는 새롭게 열리는 숏폼 시장에서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고, 이들이 콘텐츠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합니다.
다가오는 새해, <더인플루언서> 독자들께서도 숏폼에서 가볍고 소소하게 기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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