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엔 선수로, 2024년에 감독으로…"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뻐"

▲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 연장 후반 포항 김인성(7번)이 역전 헤더골을 성공시킨 뒤 박태하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상암 월드컵경기장, 김건일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가 코리아컵 우승으로 울산HD 더블을 저지했다,

포항은 30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6분에 터진 김인성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울산을 3-1로 꺾었다.

포항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대회 2연패로 챔피언 지휘를 지켰다.

포항은 1996년을 시작으로 2008, 2012, 2013, 2023년, 그리고 이번 시즌까지 6회 우승을 기록 중이다. 전북현대, 수원삼성를 제치고 대회 최다 우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태하 포항 감독은 "많은 팬분이 포항에서 먼 길 오셨다. 추운 날씨에 성원해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린다"며 "아시다시피 저희가 올 시즌을 급하게 시작했다. 초반에 선수들의 땀과 노력 그리고 운이 따라줘 좋은 과정을 거쳤다. 분위기가 굉장히 좋지 않았을 때도 있었다. 많이 힘들었지만 팬분들의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에 결실을 맺은 것 같다"고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계속해서 "울산이 K리그 우승을 했고, 좋은 팀이라는 걸 누구나 안다. 무엇보다 울산을 맞아 근래 결과가 좋지 않았고, 부담이 된 게 사실이다. 주중 ACLE 경기에 로테이션을 돌린 게 주효했던 것 같다. 결국 체력적 측면에서 앞섰다. 전반에는 중원 싸움에서 어려움을 느꼈다. 후반 들어 위치 변화를 줬고, 옆에 있는 김인성이 결정적인 시간에 중요한 골을 넣어 멋진 마무리를 하게 됐다. 인성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총평했다.

라이벌 울산을 꺾고 더블을 저지한 데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역사적인 기록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끝나고 나니 그런 결과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승리하는 데만 집중했고 경기에 임했다"고 답했다.

포항이 1996년 대회에서 우승했을 당시 선수였다는 말이 나오자 "당시 아시안컵 도중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하고 돌아오는 상황이었다. 비행기 안에 있을 때 FA컵 결승을 했다. 경기에 뛰지 못했다. 그래서 말씀드리리가 그렇다"면서도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했다.

이번 우승에 대한 의미를 묻는 말엔 "큰 의미가 있다"며 "결승에 올라오는 동안 전반기 좋았던 기억은 다 사라진 상황이었다. 울산과 리그에서 전적이 좋지 않아서 결승에서 만회해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시작은 비록 어려웠지만 마지막에 웃을 수 있고, 팬들에게 박수받을 수 있는 상황이 돼서 기분이 좋다. 모든 선수가 열심히 뛰었다. 처음 11명과 그 이후에 들어간 선수 하나 빠짐없이 간절함,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결과로 나타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전대미문 코리아컵 3연패 도전에 대한 질문에 "내년 준비 잘해서 그런 기록을 계속 이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선 다해서 리그도 그렇고 내년엔 올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 30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HD의 결승전. 울산 김판곤 감독이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판곤 울산 HD 감독은 "팬들께서 멀리 서울까지 오셔서 응원해 주셨는데 결과를 가져오지 못해 죄송하다. 경기를 잘 시작했는데 후반전에 여러 가지 사고가 있었는데 잘 대처했다고 생각한다"고 총평했다.

이어 "선수들은 끝까지 애썼다. 아쉬운 부분은 내년 코리아컵에서 만회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