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때만 올리고 떨어질 땐… 金딸기에 숨은 '딸기뷔페'의 상술
20% 비싸진 金딸기 가격
덩달아 딸기 뷔페 가격↑
늦더위로 출하 시기 지연
다만 호텔 가격 인상 과해
해마다 가격 올리기 때문
“원재료 인상폭과 맞춰야”
# 평소 딸기를 좋아하는 임산부 최연희(28)씨는 철마다 딸기를 챙겨먹었다. 하지만 올해엔 유독 비싸진 딸기 값에 지갑을 여는 게 망설여졌다. 연희씨는 "마트에서 딸기 1팩(500g) 가격이 2만3900원이나 하더라"면서 "임신을 하지 않았다면 차마 사먹지 못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 金딸기 시대=마트에서 판매하는 딸깃값만 오른 게 아니다. 특급호텔들의 '딸기 뷔페' 가격도 껑충 뛰었다. 딸기 뷔페는 말 그대로 생딸기부터 딸기를 이용한 디저트․스낵 등을 골라 먹을 수 있는 뷔페다.
문제는 가뜩이나 비싼 가격이 더 비싸졌다는 점이다. 롯데호텔서울 '페닌슐라 라운지앤바'는 1인당 딸기 뷔페 가격은 지난해 13만5000원에서 올해 14만5000원으로 7.4% 올랐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딸기 뷔페 가격은 같은 기간 10.5%(2023년 9만5000원→2024년 10만5000원) 인상됐다. 서울드래곤 노보텔 스위트 '더26'의 '딸기 디저트 스튜디오'는 1인 가격을 9만원에서 9만5000원으로 5.5% 끌어올렸다.
호텔들이 가격을 인상한 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올해 가을까지 이어진 더위 탓에 모종을 심는 시기가 늦어지면서 딸기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측은 "고온 현상과 길어진 장마로 딸기의 출하 시기가 늦어졌고, 출하 면적이 감소하며 출하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 '카미스(KAMIS)'에 따르면 11월 28일 기준 서울 가락시장 딸기 도매가격(특ㆍ2㎏)은 7만1005원으로 전년(5만6239원) 대비 26.2% 더 올랐다. 딸기 설향(특ㆍ2㎏) 가격도 같은 기간 17.0%(4만2941원→5만229원) 비싸졌다.
■ 딸기 뷔페의 상술=이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호텔들의 가격 인상은 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무엇보다 가격 인상 주기가 지나치 잦다. 일례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의 딸기 뷔페는 2022년 8만2000원, 2023년 9만5000원, 2024년 10만5000원으로 해마다 가격을 올렸다.
그렇다고 딸기 수급이 안정화했을 때 뷔페 가격을 내린 것도 아니다. '한번 올린 가격은 절대 내리지 않는다'는 건 불문율이나 다름없다.
최철 숙명여대(소비자경제학) 교수는 "호텔들은 딸기를 고급화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었다는 명분으로 프리미엄을 붙여 딸기 뷔페를 운영한다"면서 "그럼에도 오르내리는 딸기 원재료 가격을 반영해 적정 가격 선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딸기 가격은 점차 안정화할 거란 전망이 많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11월 말부터 본격적인 수확이 시작되면 가격은 하락세를 띌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그럼 딸기 뷔페는 줄줄이 끌어올렸던 가격을 제자리로 돌려놓을까.
홍승주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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