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푸른 담수호가 유난히 짙푸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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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아닌데도 짙게 푸른 담수호가 일본 홋카이도에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청의 호수'로 알려진 아오이이케로 이는 일본어 '青い池'를 직역한 것이다.
이 물이 청의 호수로 흘러들어간다.
그 푸른빛은 호수를 떠난 뒤 점점 옅어져 더는 '청'이란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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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이 아닌데도 짙게 푸른 담수호가 일본 홋카이도에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청의 호수’로 알려진 아오이이케로 이는 일본어 ‘青い池’를 직역한 것이다.
이 호수가 유난히 푸른 것은 물속에 자연에서 생겨난 수산화알루미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수산화알루미늄은 흰색 콜로이드 물질의 하나로 물에 녹지 않고 흡착력이 강해 부유 물질이 달라붙는다. 보통의 분자나 이온보다 지름이 큰 1~1000nm 정도의 미립자가 기체 또는 액체 중에 분산된 상태를 콜로이드 상태라 하고, 이 전체를 콜로이드라고 부른다. 물속에 햇빛이 비치면 콜로이드와 충돌·산란해 색이 푸르게 보인다.
또 다른 이유는 하얀 토양이 연못 바닥에 깔려 그 위에 담긴 물이 푸른 하늘을 거울처럼 반사해 푸르게 보인다고 한다. 두 이유가 합쳐져 계절과 날씨에 따라 선명한 터키색부터 에메랄드빛, 암청색까지 다양한 푸른빛으로 갈아입는다.
청의 호수는 다이세쓰산(大雪山) 국립공원의 도카치산에서 흘러내리는 진흙으로 인한 피해를 막으려고 1988년 사방관리체계의 하나로 조성한 인공호수다. 해발 2077m의 도카치산은 지금도 연기를 내뿜고 있는 활화산이다.
이곳에 쌓인 눈이 녹아 절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길 이름이 흰수염폭포다. 수직으로 떨어지며 물보라를 일으킬 때는 하얗게 보이지만 바닥에 떨어져 물줄기를 이뤄 흐를 때는 푸른빛이 돈다. 이 물이 청의 호수로 흘러들어간다.
호수 안에 서 있는 나무들은 자작나무와 낙엽송이다. 숲이 수몰되면서 생명을 잃었다. 빛바랜 고사목처럼 하얗게 서 있는 모습이 신비감을 보탠다. 이들 덕분에 많은 지역 주민과 방문객은 이곳을 영적인 장소로 여긴다.
2012년 7월 미국 애플은 매킨토시 컴퓨터 운영체계 ‘X 마운틴 라이언’을 출시하며 청의 호수 사진을 기본 배경 15 장면 중 하나로 채택해 이 호수를 세계에 알렸다. 이 사진을 찍은 이는 호수 근처 비에이 지역에 거주하는 사진작가 켄트 시라이시다. 그는 ‘청의 호수와 첫눈’(Blue Pond & First Snow)이란 제목의 사진을 2011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전에 출품해 상을 받았다.
이 매혹적인 푸른 물줄기는 비에이강을 따라 흐른다. 그 푸른빛은 호수를 떠난 뒤 점점 옅어져 더는 ‘청’이란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저 수증기로 피어올라 구름의 일원이 된다. 그리고 호수 속 콜로이드 입자에 마구 튕기던 햇빛이 잔뜩 움츠러든 어느 날 자신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다시 땅으로 흩날려 내린다. ‘큰 눈’이란 이름의 다이세쓰산 정상에, 또 우산을 준비하지 못해 종종걸음을 치는 삿포로 도심 나그네의 머리 위에 첫눈으로 내려앉아 ‘청’의 윤회를 거듭한다.
사진·글 이정우 사진가
*낯섦과 익숙함, 경험과 미지, 예측과 기억, 이 사이를 넘나들며 감각과 인식을 일깨우는 시각적 자극이 카메라를 들어 올립니다. 뉴스를 다루는 사진기자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변신한 이정우 사진가가 펼쳐놓는 프레임 안과 밖 이야기. 격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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