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만나는 ‘조선 도자기’의 세계…경기도자박물관 ‘도자기와 닿다, 도자기 와닿다’

김보람 기자 2024. 11. 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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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열장 속 조선시대의 도자 유물이 전시장 한가운데로 나왔다.

손끝으로 도자기의 문양을 느껴보고, 향을 맡아 도자기의 쓰임새를 확인하거나, 제작과정을 소리로 들어보며 도자기가 생생하게 '와닿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전시는 도자기의 제작과정, 문양, 형태·기능을 살펴볼 수 있는 3부로 구성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조선백자의 제작과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실제 도자 유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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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7년 광주에 만들어진 국영 백자가마 ‘사옹원 분원’ 가마터서 수습된 유물들
‘분청상준’·‘백자상준’ 3D 프린터로 본딴 체험물 만지며 만나는 옛 문화
경기도자박물관 ‘도자기와 닿다, 도자기 와닿다’ 전시 전경. 김보람기자


진열장 속 조선시대의 도자 유물이 전시장 한가운데로 나왔다. 손끝으로 도자기의 문양을 느껴보고, 향을 맡아 도자기의 쓰임새를 확인하거나, 제작과정을 소리로 들어보며 도자기가 생생하게 ‘와닿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한국도자재단 경기도자박물관은 26일부터 도자유물을 확장된 감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무장애 전시 ‘도자기와 닿다, 도자기 와닿다’를 선보이고 있다.

박물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판과 음성 해설 뿐 아니라 경계선 지능인과 발달장애인 등을 위한 쉬운 해설을 곁들였다. 특히 장애인, 고령자, 어린이가 전시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물의 높이와 동선을 설계했다.

전시는 도자기의 제작과정, 문양, 형태·기능을 살펴볼 수 있는 3부로 구성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조선백자의 제작과정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실제 도자 유물이 있다.

‘사옹원 분원’ 가마터에서 수습된 도자 유물. 김보람기자


유물들은 1467년 광주에 만들어진 국영 백자가마 ‘사옹원 분원’ 가마터에서 수습된 것이다. 유약이 없는 도자, 유약이 녹다 만 도자, 도장을 찍어 아름다운 문양을 남긴 도자들을 차례로 만지고 비교해가며 조선시대 도자 이야기에 절로 녹아든다. 진열장 속에 있는 ‘백자 소문 항아리’를 3D 프린터로 만든 달항아리를 만져보거나, 폴리엔 바바스의 작품 ‘나에게 말해줄래요’를 통해 도자 제작 과정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폴리엔 바바스는 380도의 가마를 열어 유약이 식으면서 도자기에 금이 갈 때 나는 소리를 녹음했는데 부드러움에서 딱딱함으로, 유연성에서 고정성으로 물질이 변하는 순간을 기록했다.

3D 프린터로 구현한 ‘분청상준’과 ‘백자상준’ 체험물. 김보람기자


특히 조선시대 봄·여름 제사에 사용한 코끼리 모양의 그릇인 ‘분청상준’과 ‘백자상준’을 3D 프린터로 본딴 체험물을 만져보며 유물의 특징을 손 끝에서 느껴볼 수 있다. 코끼리가 항아리를 짊어지고 있는 듯한 입구의 형태, 실제 코끼리를 보지 못해 만들어진 코가 짧은 형상의 코끼리, 몸통에 세 줄의 선을 그어 장식한 형태 등을 생생히 마주한다.

도자 석고 모형에 향을 입힌 체험물들. 김보람기자


또 전시에선 석고 모형에 아쿠아, 커피, 풀 등의 향을 입혀 푸른색, 코발트 블루, 적갈색 등 다양한 색의 도자기가 향기로 전해지기도 한다.

이와 함께 도자기의 문양을 손으로 감각하며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터치 세라믹’이 전시됐다. 박물관이 협업해 개발한 터치 세라믹은 도자기의 벌, 꽃, 나비 등 문양을 만지면 각각에 알맞는 음악이 나와 오감으로 도자를 느낄 수 있다. 전시에선 ‘백자청화 산수문 사각연적’을 본딴 체험물이 전시돼 문양에 따른 약 10곡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전시를 기획한 김진영 학예연구사는 “감각의 확장은 감상의 확장을 의미한다. 도자기에 손길이 닿는 행위를 통해 도자기가 비로소 마음에 와닿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다양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 효과를 극대화할 예정이며 ‘모두의 박물관’, ‘다감각 박물관’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3월30일까지.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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