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지도자가 말하는 박정웅-이근준-이찬영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도 대학 재학생 6명이 1년 일찍 프로 진출의 문을 두드렸다. 여기에 고등학교 3학년인 박정웅(홍대부고)과 이근준(경복고), 이찬영(송도고) 등 3명도 이름을 올렸다. 이 때문에 드래프트가 더욱 흥미로웠다.
고졸 출신임에도 선발된 선수는 이항범, 한상웅 등이 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드래프트에 참가한 건 2011년 드래프트의 이우균이 시초다. 이후 고교생들의 드래프트 참가는 꾸준하게 이어졌다.
그렇지만, 올해처럼 3명이 참가한 적은 처음이며, 모두 선발되었다. 더구나 박정웅(정관장)과 이근준(소노)은 1,2순위를 휩쓴 최초의 고교생이며, 로터리픽에 지명된 건 송교창, 서명진(이상 3순위), 차민석(1순위)에 이어 4번째와 5번째다. 이찬영(KCC)은 11순위로 부산 KCC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프로무대 데뷔를 앞둔 이들은 어떤 선수인지 고교 지도자의 의견을 들었다.
장점은 다재다능하다. 패스도, 드리블도, 슛도 있고,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다만, 체력이 약하다. 선천적으로 체력이 약한 것인지를 모르겠다. 다쳐서 동계훈련을 한 번도 안 했다. 그래서 40분 뛸 체력이 안 된다. 지금은 고등학교 때 훈련한 걸로 20분 밖에 못 뛴다. 체력이 붙으면 훨씬 많은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그게 강점이자 약점이다.
어릴 때부터 훈련에 욕심이 있었다. 욕심이 있어서 열심히 한 걸 50% 밖에 못 보여줬다. 어차피 어리니까 성장할 거다. 그래서 대학보다 프로로 갔다. 대학에서는 훈련량이 적어서 운동에 올인하기 위해 프로를 선택한 거다. 워낙 성실하고 열심히 한다. 여기서도 야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성실해서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1학년과 3학년을 비교하면) 엄청 차이 난다. 신장도 고등학교 들어와서 12cm 정도 컸다. 입학해서 훈련을 할 때 혼자 훼이크를 쓰다가 자기 중심이 흔들려서 발목을 삐끗삐끗 했다. 너무 이상해서 2학년 올라가는 겨울에 정밀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는데 뼈에 이상이 있어서 양쪽 발목 수술을 했다. 복귀하는데 6개월이 걸렸는데 그 때 키도 크고,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서 힘이 붙고 발목이 좋아지면서 점프가 살벌하게 올라갔다. 발목 수술 후 환골탈태했다. 그러면서 확 성장했다. 어릴 때도 앞선에서 시작했는데 키까지 크니까 이것저것 다한다.
큰 신장에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다. 슈팅 능력도 준수하고, 슛 폼도 간결하게 쏜다. 기사에서도 나왔듯이 구력이 짧다. 프로 가서 바로 적응을 하면 상관이 없지만, 송교창도 구력이 그 정도였다. 볼 컨트롤을 좀 더 해야 한다. 어차피 선수라면 해야 하는 거다. 워낙 성실해서 걱정을 하지 않는다. 훈련할 때 요령을 피우거나 어영부영하지 않아서 걱정하지 않지만, 어려서 대학 졸업한 선수보다 멘탈이 약해서 걱정이다.
(고등학교 입학할 때와 지금 비교하면) 중학교 때 센터를 봤다. 특별한 기술이 있는 건 아니었다. 남들이 봤을 때 좋은 선수라서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 데려오면서 신장이 2m를 넘는 게 아니라서 센터보다 외곽을 보는 3번(스몰포워드)으로 키우려고 했다. 1학년 때는 징계(전학)와 부상으로 경기를 못 뛰었다. 2학년 때 오히려 3학년 때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워낙 성실하고 되게 열심히 해서 리바운드 참가와 수비 능력도 좋다. 자기가 욕심을 부리기보다 팀을 위해서 헌신하는 플레이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득점이 나왔다.
3학년이 되면서 욕심을 부려 오히려 무리한 플레이도 나왔다. 그래서 3학년 때 기록이 2학년 때보다 떨어진다. 2학년 때는 리바운드를 20개 이상 잡고 했는데 윤현성이 들어와서 리바운드가 분산되었다. 플레이를 간결하게 해야 하는데 이것저것 하려고 하니까 부하가 왔다. 자신이 잘 하는 걸 해야 하는데 남들이 하니까 자기도 하려고 했다. 물론 멀리 보면 해야 하지만, 지금 당장은 슛과 리바운드, 수비를 주문했다. 패스를 해주는 선수가 있는데 자기가 패스를 하려다가 실책이 많았다. 그래도 중학교와 비교하면 어마하게 발전했다.
처음에는 멘탈 부분을 걱정했다. 프로는 고교보다 냉정하다. 고등학교 때는 다시 잡아주고, 상담을 해준다. 물론 프로에서도 그렇게 하겠지만, 좋은 선수들이 계속 들어오니까 누가 잡아줄 사람이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야기를 해보니까 그런 부분을 각오를 하고 있었다. 대학을 가고 싶어했지만, 궁극적으로 프로에 가는 거니까 빨리 가서 부딪히고 깨져보고 이겨내겠다고 했다. 그래서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보다 걱정이 덜 하다.
(성공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성실하다고 보는 이유는) 훈련 태도가 제일 중요하지만, 쉬는 날이나 개인 연습을 하는 날 그냥 쉬지 않는다. 항상 체육관에서 나와서 뭘 하려고 하고, 물어본다. 경기 때도 안 되었을 때 본인들이 듣기 싫을 때가 있는데 안 좋은 표정을 내색하지 않고 그걸 해내려고 한다. 하나라도 더 말해주고 싶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은 선수가 있는데 근준이가 그런 선수다. 주위 평가가 좋으면 겉멋을 부릴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없다. 여기서 예쁨 받은 선수라서 프로 가서 미움 받지 않을 거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요즘 트렌드에 맞다. 큰 신장에 볼 핸들링과 슈팅 능력을 가지고 있고, 슛이 워낙 좋은데 3점슛 거리도 길다.
제 관점에서는 수비를 많이 배워야 한다. 운동 센스나 능력이 없는 건 아니다. 크게 혼 나거나 소위 말하는 박박 구르지 않은 선수들의 단점이라고 생각한다. 귀찮고 힘든 일을 안 한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만 해서 수비에 소홀하다. 만약 본인이 중요성을 느끼면 BQ가 굉장히 좋아서 금방 적응할 거다. 지금은 공격과 3점슛이 재미있어서 거기에 집중한다. 제 탓도 있다. 우리가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귀찮고 힘든 걸 회피하는 게 단점이다.
(프로에서 잘 풀린다면) 꿈은 크게 가지라고 하는데 송교창이나 양홍석 같은 스타일이다. 큰 신장에 이것저것 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큰 신장임에도 좋은 센스와 볼 컨트롤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이들처럼 가는 게 좋을 거라고 여긴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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