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에 낯선 쌀 가격 상승세…정부 "쌀값 지키려면 양곡법 거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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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수확기에는 내리는 쌀값이 올해 이례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양곡법은 쌀값 조정 역할을 시장에만 맡겨놓으니 수십년이 지나도 값은 '제자리'인 만큼 정부가 개입하자는 것인데, 시장에서의 가격 조정 원리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손쉬운 대안만 좆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값이 공정가격(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할 경우 정부가 차액을 보전하고, 급격한 가격 변동 시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거나 정부 관리 양곡을 판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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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배면적 감축 등 쌀산업 근본대책 발표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통상 수확기에는 내리는 쌀값이 올해 이례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시장격리에 이어 쌀 생산량이 당초 예상량을 하회하면서 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쌀 공급이 남아돌 때 인위적으로 물량을 매입, 적정 값을 보장하자는 '양곡법'이 야당 주도로 다시 국회를 통과한 상황에서 이 같은 현상은 또 다른 시비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양곡법은 쌀값 조정 역할을 시장에만 맡겨놓으니 수십년이 지나도 값은 '제자리'인 만큼 정부가 개입하자는 것인데, 시장에서의 가격 조정 원리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손쉬운 대안만 좆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산지쌀값은 20kg당 4만 6021원으로 전순(4만 5718원)보다 0.7% 상승했다. 80kg당 18만 4084원으로 지난 10월 5일(4만 7039원)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기록했던 쌀값은 지난 15일 반등을 기록했다.
쌀값은 수확기 첫 조사인 10월 5일 조사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단경기(7~9월) 이전까지 하락세를 기록한다. 단경기에는 쌀이 부족해지면서 소폭 오름세를 이어나가는 특징을 지녔다.
하지만 올해는 정부가 쌀 소비 감소 추세 등을 고려해 예상 초과 생산량 12만 8000톤보다 56.2% 많은 20만 톤을 시장에서 격리를 결정했다. 여기에 벼 생육이 악화되고, 도정수율도 1~2%가량 감소하면서 공급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자 수확기인 11월에도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난 10일 기준 산지유통업체의 재고량은 1322톤으로 전년(1371톤)보다 3.6% 줄면서 올해 쌀 가격 하락을 이끌었던 재고부담도 다소 완화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산지유통업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업체의 19%는 12월 쌀 가격을 인상, 71%는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할 방침이다.
정부는 쌀값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양곡법 개정안이 시행돼서는 안 된다는는 입장이다. 정부는 대통령 거부권을 건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양곡법 개정안은 쌀값이 공정가격(기준가격) 이하로 하락할 경우 정부가 차액을 보전하고, 급격한 가격 변동 시 초과 생산량을 매입하거나 정부 관리 양곡을 판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가격은 최근 5년 동안의 최저 및 최고 가격을 제외한 평균 가격으로 산정하도록 했다.
정부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쌀값 하락 시 차액을 지급하도록 규정해 쌀의 공급과잉을 고착화하고, 막대한 재정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더불어 벼 대신 다른 작물로의 재배 전환을 방해해 쌀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금 쌀은 공급이 많아 문제인데 왜 공급을 늘리는 법을 만들면서 (민주당이) 농가를 위한 거라고 말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양곡법 개정안은 쌀의 공급과잉과 가격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도운영 시 막대한 재정 소요가 예상되며, 쌀로 생산집중을 가속화시켜 타작물로의 전환을 위협할 것"이라며 "벼 재배면적 감축제 등 그간 구조적 쌀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조치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식품부는 쌀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배 면적 감축과 쌀 가공식품 산업 육성을 포함한 쌀산업 근본대책을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생산량이 예상을 하회하면서 시장에 쌀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며 "올해는 상승 요인만 남은 만큼 앞으로 쌀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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