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떠나 KT서 새출발 허경민 "데려오길 잘 했다는 말 듣게 해야죠"
"친구 김상수와 함께 뛰는 것, 상상만해도 즐거워"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한 팀에서만 15년을 뛰었던 선수가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허경민(34)은 자신도, 팀도 후회 없는 선택이 되게 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허경민은 이달 초 KT 위즈와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총액 18억 원, 옵션 6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지난 2020년 첫 FA 자격을 얻은 그는 원소속팀 산 베어스와 4+3년 최대 85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2024시즌까지 4년의 기간이 흐른 뒤 다시 선택지 앞에 선 허경민은 3년 20억 원을 포기하고 또 한번 FA를 선언했다.
허경민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4년 전 FA 계약을 협상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권리였다"면서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결과가 어떻게 될 진 알 수 없지만, (FA 선언을)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두고두고 생각이 날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FA 시장에 나온 그에게 가장 먼저 손을 내민 구단은 KT였다. KT는 자신들의 팀 FA였던 유격수 심우준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면서 내야진에 공백이 생겼고, 허경민으로 빠르게 자리를 메우려 했다.
허경민은 "가장 먼저 연락이 왔고, 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면서 "물론 두산에서만 계속 뛰었기에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아내와도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T의 사령탑 이강철 감독은 광주일고 출신으로 허경민의 까마득한 선배다. 새 시즌엔 또 다른 광주일고 출신 '레전드' 이종범 코치도 KT에 합류했고, 심우준의 보상선수로 광주일고 후배인 장진혁도 KT에 둥지를 틀었다.
허경민은 "감독·코치님께서 학교와 관련해선 특별한 말씀은 안 하셨다. 그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길 바란다고 덕담해 주셨다"면서 "오히려 같은 선수인 장진혁 선수가 와서 시너지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KT는 허경민의 영입으로 심우준의 공백을 최소화했지만 여전히 고민거리는 남는다. 포지션 교통 정리다. 허경민은 고교 시절 김상수, 오지환 등과 함께 '전국구 유격수'로 이름을 알렸지만 프로 데뷔 이후엔 3루수로 오랫동안 뛰었다.
허경민은 "포지션은 감독님이 정해주셔야 하는 부분"이라면서도 "그래도 3루수로 오래 뛰었기 때문에 3루수가 가장 자신이 있긴 하다"고 했다.
KT는 기존 주전 3루수인 황재균을 1루수로 전향시키고 2루수로 뛰던 천성호가 유격수 포지션을 훈련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절친한 친구 김상수와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뛴 것 역시 허경민에겐 반가운 부분이다.
그는 "KT와 계약한 뒤에 가장 먼저 생각난 이름이 (김)상수였다"면서 "청소년 대표팀 이후로 한 팀에서 뛰는 건 거의 17년 만이다. 같이 잘해보자고 연락했다"며 웃었다.
또 "두산에서도 (박)건우와 (정)수빈이 같은 동갑 친구들이 든든했는데, 내야에서 친구와 함께하는 건 처음인 것 같다"면서 "같이 뛰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고 덧붙였다.
내년이면 어느덧 만 35세의 '베테랑'이 되는 허경민이지만, 여전히 경쟁력을 보일 자신은 있다고 했다. 새 팀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될 터다.
허경민은 "홈구장이 넓은 잠실에서 수원으로 바뀌었다"면서 "홈런타자는 아니기 때문에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2루타를 많이 노리는 게 내가 설정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수비만큼은 여전히 자신이 있다. 특히 3루 수비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서 "화려함은 많이 줄었지만 안정감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KT가 나를 영입한 게 잘했다는 말을 듣고 싶게 하고 싶다. 새로운 팀에서 우승하고 싶고, 나 역시 다치지만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허경민은 KT 이적 과정에서 적잖은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2024 시즌 도중 팬들을 향해 "두산에 남겠다"는 말을 했는데, 시즌 후 이적을 하게 되면서 섭섭함을 느낀 팬들의 비판이 이어진 것이다.
조심스럽게 입을 연 허경민은 "두산을 정말 사랑했고, 두산을 유니폼을 입고 뛴 순간만큼은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면서 "내가 한 말이 있기 때문에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 팬들이 화가 난 것도 이해는 된다"고 했다.
이어 "그 말을 한 순간만은 정말 진심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팬들을 서운하게 해버렸다"면서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두산 팬들에게 인사드릴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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