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규칙한 수면 패턴, '이 질환' 위험 높인다
매일 다른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심뇌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6일 국제학술지 '전염병과 지역사회 보건(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에 발표된 캐나다 오타와 대학교 공동 연구팀 자료에 따르면, 불규칙한 수면 그룹은 규칙적인 수면 그룹에 비해 뇌졸중이나 심부전, 심장마비가 발생할 위험이 2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7~8시간의 충분한 수면을 취했더라도 큰 차이가 없었다.
사람의 몸은 24시간 일정한 리듬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수면 주기가 일정치 않거나 흐트러지면 생체 시계와 수면 리듬이 깨지면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불규칙한 수면 시간이 구체적으로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그리고 규칙적인 수면을 위해 어떤 습관이 도움이 되는 지 알아본다.
수면시간 편차 91분 넘으면, '당뇨병' 발병 위험 ↑
수면패턴이 일정하지 않으면 당뇨병 발병률이 증가할 수 있다. 지난 7월 미국 당뇨병 협회가 발행하는 '당뇨병 관리(Diabetes Care)'에 실린 미국 하버드대 의대 등 공동 연구 결과를 보면 매일 밤 수면 시간이 불규칙한 사람은 규칙적인 사람에 비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59% 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수면 시간의 편차가 평균 31~45분인 사람은, 편차가 30분 이하인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15% 더 높았다. 수면시간 편차가 91분을 넘으면 당뇨병 위험은 59%까지 올라갔다. 연구팀은 수면과 제2형 당뇨병 발병은 쌍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규칙적인 수면을 취하면 당뇨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더 낮아졌다"라고 전했다.
자는 시간 들쑥날쑥하면 '치주염' 더 많이 걸려
수면 시간이 일정치 않은 교대 근무자들은 치주염 발병 위험이 2배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21년 고려대학교 안암 병원 박정수 교수팀은 근무형태와 수면장애가 치주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팀이 2007년부터 2012년까지 22,508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밤낮이 바뀌는 교대 근무자는 주간 근무자에 비해 치주염 발병률이 2.17배 더 높았다. 또한 교대 근무를 하면서 수면 시간이 짧은 경우에는 2.13배, 수면 시간이 지나치게 긴 경우 2.33배까지 위험도가 높아졌다.
박 교수는 "교대 근무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수면장애가 치주염을 일으키고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연구"라면서 "불규칙한 수면 습관은 치주염뿐 아니라 대사질환, 뇌 심혈관질환 등의 만성 및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교대 근무자라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수면 시간 30분 늦췄더니...'고혈압' 위험 29% 상승
수면시간이 불규칙하면 고혈압 발병률도 상승할 위험이 있다. 2022년 미국수면의학회지(SLEEP)에 게재된 플린더스대학 연구 결과를 보면, 수면 패턴의 변화는 고혈압 발생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20년 7월부터 8개월간 1만 2,30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면과 심장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관찰했다. 그 결과 평균 수면 시간이 38분 이상 차이가 나면 고혈압 위험이 1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수면을 시작하는 시간이 31분 이상 늦어지거나 빨라지는 경우에도 고혈압 위험이 29% 증가했다. 이는 총 수면 시간 등과 무관하게 나타난 수치였다.
연구를 주도한 한나 스콧 박사는 "이번 연구는 평균 6개월 이상,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한 첫 번째 수면 패턴과 심장 질환 연관성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면서 "수면 시작 시간이 고혈압 발병에 얼마나 중요한 지표가 되는지를 보여준다"라고 전했다.
일정하게 자고 일어나야...'수면 위생' 습관 도움 돼
불규칙적인 수면 패턴에서 벗어나 규칙적인 리듬으로 수면을 취하면 수면의 질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신체 전반의 건강과 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정해진 시간에 자고 싶어도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면 '수면 위생' 습관을 지켜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신홍범 원장(코슬립수면의원)은 "무너진 수면 리듬을 바로잡으려면 낮잠을 피하고 해가 뜨는 낮 시간에 30분~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산책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커피나 홍차, 녹차, 콜라 등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는 피하고, 취침 직전 운동은 자극이 되어 잠들기 어려워지므로 너무 격렬한 운동을 피할 것을 권한다"라고 전했다.
도움말 = 신홍범 원장(코슬립수면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Copyright © 하이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력적인 비만치료제 ‘위고비’...“효과와 부작용 고려한 치료 계획 필요” [인터뷰] - 하이닥
- 관절 쑥 빠지는 ‘탈구’, 직접 끼워 맞춰도 될까? - 하이닥
- “독감보다 치명적인데…” 코로나19, 인식은 상대적 저조 - 하이닥
- “나도 중독일까?”…알코올·도박 등 ‘4대 중독’ 예방하려면 - 하이닥
- 비만 남성, 50대부터 치매 위험 급증…여성은? - 하이닥
- 강아지의 귓병, 꾸준한 ‘이것’으로 예방해야 - 하이닥
- “스케일링, 덜 시리게 받는 방법은…” 연말 구강관리법 [인터뷰] - 하이닥
- 코막힘과 재채기의 고통...'알레르기 비염' 해결법은? - 하이닥
- 모발이식, 모든 사람에게 적합할까? 반드시 알아야 할 주의사항 및 금기사항 - 하이닥
- 초겨울 한파에 ‘한랭 질환’ 주의보...저체온증 등 예방법은? - 하이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