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브 하트’ 처형장소... 800년 전통 英 육류시장 문 닫는다

영국 런던의 금융지구 시티오브런던에 있는 800년 전통의 스미스필드 시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곳은 공개처형 장소로 유명하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 실존 주인공으로 유명한 윌리엄 월러스가 반역죄로 이 시장 인근에서 처형됐고 종교개혁 당시 많은 종교인이 화형 당한 곳도 이곳이다.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땅은 거의 발목까지 차오른 오물과 진창으로 뒤덮였다”고 묘사된 곳도 이곳으로 알려졌다.
28일(현지 시각)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스미스필드 시장을 총괄하는 시티오브런던운영위원회는 지난 26일 육류 시장 스미스필드 시장과 어시장 빌링스 게이트의 폐쇄 방침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최근까지 10억파운드(1조 8000억원)를 들여 런던 동부 외곽으로 두 시장을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건설자재값 급등 등의 이유로 철회됐다. 운영위는 두 시장에서 상인들이 2028년까지 영업할 수 있도록 한 뒤 경제적 보상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스미스필드 시장은 역사는 800년을 훌쩍 넘는다. 국왕이 시티 오브 런던에 공식적으로 시장운영권을 준 때가 약 700년 전인 1327년이었다. 런던 도심 한복판에 있는 유일한 전통 도매 시장이자 역사적 장소라 폐쇄 결정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육류 상인 사이먼 퍼드는 “런던은 이제 거대한 도시가 됐다. 육류 도매 시장을 유지하기엔 물동량과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시대가 변했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15년간 이곳을 지켜 온 스티브 카터는 “시는 여기를 작은 카페와 선물 가게로 채워 여느 곳과 똑같이 만들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버리기 원한다”며 “이곳은 영국 역사의 일부”라고 했다.
운영위 계획안에 따르면 스미스필드는 런던박물관을 비롯한 문화 복합 공간으로, 빌링스 게이트는 주거 지역으로 재개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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