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한 입거리, 재명이…” ‘거친 입’ 박선영, 새 진실화해위원장 유력

고경태 기자 2024. 11. 29.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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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이 2022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을 때의 모습.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차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장관급) 후보에 박선영(68) 사단법인 물망초 이사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선진당 국회의원 출신인 박 이사장은 최근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거친 글로 강경 보수 성향을 드러내, 임명을 강행할 경우 진실화해위 설립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 인선이라는 비판이 예상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한겨레에 “박선영 이사장은 차기 진실화해위 위원장으로서 검증 후보 중 한 명이 맞다”고 말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갈무리

새 진실화해위원장으로 유력한 박 이사장은 그동안 페이스북에 야권 인사를 폄훼하고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비방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썼다. 그는 지난 9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근식. 내가 속속들이 너무 잘 아는데. 나한테 검찰에 고발도 당했었고. 딱 한 입거린데… 아쉽네”라고 썼다. 정 교육감이 2021년 6월 진실화해위원장 재임 시절 국군포로를 만난 자리에서 ‘중공군에 관심 많다’고 발언했다며 박 이사장이 그를 검찰에 고발했던 일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누가 국군포로는 관심 없고 중공군만 관심 있다고 말하겠는가. 과장과 왜곡투성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에는 “백주대낮에 경찰관을 폭행하다니! 그것도 집회하면서. 현행범이자 명백한 불법행위이니 엄벌에 처하라”, “재명이 1차 판결이 나면 다음주쯤 광화문과 시청앞에서 화풀이하며 몽니를 부릴 줄 알았더니 1주일 먼저 난리를 쳤구만”이라고 적었다. 재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조롱하면서 동시에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경찰과 충돌한 시민을 일방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이다. 박 이사장은 또 이 글에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철퇴를 가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도 살고, 윤 대통령도 살 수 있다. 어쩌면 윤 대통령의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며 “칼 좀 제대로 휘둘러봐라. 본때를 보여줘라. 17%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게 나라냐?”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국정기조를 유지하고 더욱 강화하라는 주문이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9월에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관련해 “임종석이 臨終席(임종을 맞이하는 자리)”이라고 비꼰 뒤 “임종하는 자리에서도 김(일성)왕조 만세를 부를 주체사상의 신봉자”라고 썼다. 그가 진실화해위원장으로 임명될 경우 김광동 위원장처럼 내부 이념 공세를 벌이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 이사장은 김 위원장과도 교분이 깊다. 김 위원장은 2018년 박 이사장이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했을 때 선거 캠프 사무책임자였다. 박 이사장은 김 위원장이 2022년 12월 내정됐을 때 페이스북에 “김광동 내정자는 확고한 국가관과 양식을 가진 행동하는 양심이다. 그동안 반국가적, 반민주적, 친북반미적 활동을 해온 진실화해위가 과오를 깨끗이 씻어내고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의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갈무리

진실화해위의 한 관계자는 박 이사장이 새 위원장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에 “윤석열 정부가 국정지지율이 10%대로 떨어져도 기존의 인력풀 흐름을 그대로 쓰면서 국정 기조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음을 보여줬다”며 “여전히 국민과 싸우며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평했다.

박 이사장은 1977년부터 1989년까지 문화방송(MBC) 아나운서와 기자로 일했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동국대 교수로 일했다. 2008년 자유선진당 대변인으로 정치에 입문해 18대 국회의원(비례대표)으로 활동했다. 2018년과 2022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낙선했으며 올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 때는 조전혁 후보를 도왔다. 2012년부터는 국군포로와 북한이탈주민을 지원하는 민간기구인 ‘물망초’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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