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자식같은 소 죽음에 가슴 찢어져”…폭설로 무너진 경기 안성 축산농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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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내린 폭설로 축사 한동이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자식 같은 소가 죽은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11월29일 찾은 경기 안성시 죽산면의 한 젖소농장.
농장 곳곳에 무너진 지붕과 기둥 등이 널부러져 있었고, 축사 한편에는 젖소 사체들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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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피해 접수건수 29일 기준 245건…주말 이후 300건 넘을 듯
농협 축산경제, “경기·충남 일대 찾아 상황 점검”
“간밤에 내린 폭설로 축사 한동이 폭삭 주저앉았습니다. 자식 같은 소가 죽은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습니다.”
11월29일 찾은 경기 안성시 죽산면의 한 젖소농장. 기록적인 폭설로 축사가 무너지는 피해를 본 해당 농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농장 곳곳에 무너진 지붕과 기둥 등이 널부러져 있었고, 축사 한편에는 젖소 사체들이 쌓여 있었다. 해당 농장을 운영하는 김도원씨(62)는 “28일 오전 5시에 착유를 하기 위해 농장에 나섰다가 축사가 무너진 모습을 발견했다”며 “지붕에 깔린 젖소들을 발견하고 소방서에 전화를 했지만 서에선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며 긴급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28일 안성지역 최대 적설량은 70㎝를 기록했다. 축사가 견딜 수 있는 무게를 한참이나 넘어선 수준이다.
축사 붕괴로 젖소 72마리를 사육하는 김씨 농장에선 5마리가 현장에서 폐사했다. 회복 불가능한 부상을 입은 10마리는 안성축협의 도움을 받아 29일 긴급 도축에 들어갔다.
피해 현장을 찾은 정광진 안성축협 조합장은 “농장이 피해를 봤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중장비를 섭외해 현장으로 급파했다”며 “젖소는 하루라도 착유를 하지 않으면 폐사할 수 있기 때문에 중장비로 잔해를 걷어내 착유를 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씨 농장은 이번 피해로 3억~4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딸이 농장을 잇기 위해 내려왔는데 큰 피해를 봐 미안할 따름”이라며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받은 대출도 많아 앞이 막막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폭설로 29일까지 안성시에 접수된 축사 피해는 245건이다. 박혜인 시 축산정책과장은 “현재 피해 집계가 끝나지 않아 주말이 지나면 300건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별재난지역 신청 등 피해 복구를 위한 수단을 강구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는 현장 점검과 함께 중장비 지원 등 피해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병우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는 28~29일 경기 수원·안성, 충남 당진·천안 등 지역축협 조합원 축산농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안 대표는 “피해 복구에 가용할 수 있는 정부 예산이 있는지 파악해 농가들이 지원 받을 수 있도록 농협이 앞장서겠다”며 “농협이 보유한 자체 장비를 지원하고, 나눔축산운동본부 자금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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