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러너들은 빨리 안뛴다…살 빠지는 '존2 러닝' 인기인 이유

박정렬 기자 2024. 11. 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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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예능 '나 혼자 산다' 캡처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미국 뉴욕 마라톤에 도전해 4시간 48분 16초의 기록으로 완주에 성공했다. 지난 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는 오르막길 구간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주저앉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 시청자에게 감동을 안겼다. 기안84는 물론 주변에서도 '러닝 크루'를 흔히 만날 정도로 달리기가 유행이다. 너도나도 달리기에 나서면서 일부가 소음을 유발하고 길을 막는 등의 민폐 행위를 하자 지자체가 이를 제한하는 촌극도 빚어진다.
천천히 달리는 '존2 러닝' 유행
최근 러너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달리기 방법은 '존2 러닝'이다. 최대 심박수를 기준으로 존1(50~60%)~존5(90~100%)를 나누는데, 이 중 60~70%에 해당하는 '존2'를 지키며 달리는 방법을 말한다. 최대 심박수는 대략 220에서 자기 나이를 뺀 수치다. 40세면 220-40인 180이 최대 심박수로, 존2는 108~126정도다.

존2 러닝은 의학적으로 여러 이점이 있다. 첫째, 안전하다. 존2는 운동강도로 볼 때 저~중강도에 해당하는데 부상의 위험은 낮으면서도 건강상 이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수준이다. 박경민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존2는 운동처방 시 '이 정도 이상 운동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최소강도 지점, 즉 유효한계에 충분하게 포함되는 강도"라며 "노약자와 심혈관질환을 앓은 뒤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된 환자, 운동 초보자에게도 추천할만하다"고 말했다.

[용인=뉴시스] 김종택기자 = 지난 23일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이색 마라톤 대회 '에버랜드 10K 서킷런'에서 참가자들이 가을 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는 국제규격 서킷으로 인증받은 스피드웨이의 4.3km 전체 코스 1바퀴와 2.85km 단축 2바퀴, 총 10km를 달리는 마라톤으로 진행했다. (사진=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2024.11.24. photo@newsis.com /사진=김종택

둘째,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운동 생리학적으로 30분 이상 꾸준히 운동해야 지방 연소가 활발히 이뤄진다. 양윤준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스포츠의학회장)는 "존3 이상 고강도보다 중강도의 존2가 장시간 지속할 수 있어 체지방 감소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도 "비만 환자가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으면서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데는 존2가 가장 좋은 강도"라고 덧붙였다.
심장 약하거나 만성질환자는 주의
존2 러닝은 부상 위험이 낮고 심혈관계 질환 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작지만 그렇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걷기보다는 강도가 높으므로 운동 중 가슴 통증, 어지러움, 숨참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거나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 등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똑같은 강도라도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높을 수 있다. 양 교수는 "너무 덥거나 추운 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식후에 갑자기 달리면 심장, 뇌혈관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추운 날씨에는 아무리 낮은 운동강도라도 협심증 환자에게는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며 "호흡기 질환자, 대동맥류나 조절되지 않은 혈압과 부정맥을 가진 환자는 운동부하검사를 통해 심장내과 의사와 상담 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권했다.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광장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2024 서울달리기(SEOUL RACE)에서 러너들이 힘차게 달리고 있다. 서울달리기는 2003년 시작한 서울 대표 마라톤 대회로 올해 총 1만2000명이 참가했다. 2024.10.1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사전에 병원 등에서 5㎞, 10㎞, 15㎞, 20㎞, 풀코스 등 거리별로 운동부하검사를 받고 자신의 체력상태를 점검해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박 교수는 "운동부하검사를 통해 운동 중 심박수와 혈압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심폐 체력과 협심증·부정맥과 같은 심장 문제 등을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다"며 "중년 이후에는 평소 혈압이 정상이더라도 운동할 때 과도하게 오르는 '운동유발성 고혈압'이 나타날 수 있어 초심자나 베테랑 마라토너 모두 한 번쯤 운동부하검사와 심장 CT를 통해 혈관 건강 등을 확인해보는 게 좋다다"고 조언했다.
강도 조절하는 '인터벌 운동'도 추천
존2 러닝에 익숙해졌다면 강도를 높여야 건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심폐 체력 향상, 사망률 감소 등 중~고강도 운동 시 건강 이점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양 교수는 "심폐기능 향상 등을 위해 운동 강도를 높였다 낮추기를 반복하는 '인터벌 운동'이 효과적"이라고 추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인터벌 운동(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HIIT)은 2~4분 "힘들다" 느낌으로 달리다가 2~3분은 저강도로 "보통이다" 느낌을 유지하며 뛰는 것이다. 이를 주 2~3회, 한 번에 4~5회 반복한다. 박경민 교수는 "HIIT는 존2 러닝만 유지하는 것보다 건강에 더 유익하다"며 "다만, 심혈관 질환자는 의사와 상담 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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