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때문에 검찰에 끌려가"…조영남 '대작' 사건 뭐길래

사진=뉴스1

가수 겸 화가 조영남(사진)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작' 논란에 대해 다시 언급했다.

조영남은 방송된 MBC라디오 표준FM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에 출연했다. 이날 진행자인 이문세는 "MBC에서는 라디오를 10년 동안 진행하면 브론즈마우스를 받는다"며 "그런데 조영남이 브론즈마우스를 3개월 남겨놓고 검찰에 끌려갔다"고 소개했다.

이문세는 "아깝고 안타깝다"며 "결국 무죄였고 아무것도 아니라는 판정을 받는 데만 6년의 세월을 보냈다"면서 사기 논란을 언급했다.

조영남도 이날 "몇 년 만에 이렇게 반기는 분위기를 느꼈다"며 "이곳은 제가 '지금은 라디오 시대'로 10년간 출근했던 곳"이라며 추억에 잠겼다.

하지만 대작 논란에 대해 "안타깝다"면서도 "난 화가 안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어이가 없어서 '그런가 보다' 했다"며 "미술을 좋아하던 가수에 불과했는데, 6년 동안 전화위복이 됐다"고 덧붙였다.

조영남은 2011년 9월부터 2015년 1월까지 화가 송모씨 등이 그린 그림에 덧칠만 한 뒤 작품 21점을 17명에게 팔아 1억53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대작 화가가 그림의 상당 부분을 그렸다는 사실을 구매자에게 미리 알리지 않은 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조영남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며 검찰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화가 송씨를 단순한 '조수'가 아닌 '독자적 작가'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조영남의 작품으로 그림을 판매한 것은 구매자들을 속인 행위라고 판단했다. 조수 도움으로 그림을 그리는 게 미술계 관행이라는 조영남의 지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조영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미술 작품은 화투를 소재로 하는데, 이는 조영남의 고유 아이디어"라며 "송씨는 조영남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구현하기 위한 '기술 보조'일뿐"이라고 판단했다.

이후 진행된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조영남은 눈물을 흘리며 무죄를 주장했다. 자신의 작품을 팝아트라고 소개하며 "화투 그림은 미국 화가 앤디 워홀이 평범한 코카콜라 병을 그대로 그려 성공한 것에 착안했고, 한국의 대중적인 놀이기구 화투를 찾아 팝아트로 옮겨왔다"고 말했다. 이어 "내 그림은 개념 미술에 가깝기 때문에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은 사진 기술 이전의 기준에 부합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2020년 6월 대법원에서 조영남에 대한 혐의에 무죄라고 판단하면서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당시 재판부는 "검사는 이 사건이 사기죄에서 기만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공소 제기를 했는데 미술 작품의 저작자가 누구인지가 문제 된 것은 아니다"라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