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달전 숨졌는데…日쇼핑몰서 투신한 17세 소녀 기소, 왜?

김가연 기자 2024. 11. 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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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31일 일본 요코하마역 쇼핑몰 옥상에서 여고생이 추락해 아래를 걷고 있던 여성을 덮치면서 두 여성 모두 사망했다. /FNN 보도화면 캡처

지난 8월 일본의 한 쇼핑몰에서 17세 소녀가 추락하면서 그 아래를 걷고 있던 30대 직장인 여성을 덮쳐 모두 사망한 사건과 관련, 일본 당국이 숨진 소녀를 기소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8월31일 요코하마시 니시구 JR요코하마역 서쪽 출구 인근 쇼핑몰에서 발생했다.

친구 3명과 함께 이곳을 방문한 도쿄 지바현 출신의 고등학생 A(17)양은 12층 옥상정원에서 약 2.5m 높이의 유리 재질의 울타리를 넘어 투신했다. A양이 추락하면서 그 아래를 걷고 있던 회사원 치바 치카코(32)씨를 덮쳤다.

이로인해 두 사람은 중상을 입었으며 즉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A양은 사고 1시간 후에, 치바씨는 4시간 후에 각각 숨을 거뒀다.

요코하마 경찰은 A양이 사고로 추락한 것이 아닌 투신한 것으로 보고, 타인의 사망을 초래한 중대한 과실 혐의로 그를 기소했다. 경찰은 A양이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만큼의 나이였다면서, 검찰에 기소장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두고 현지에서는 논란이 일었다고 SCMP는 전했다. 시민들은 “이미 사망한 A양을 기소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공권력의 낭비”라며 “(처벌하려는) 실질적인 목적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법률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피해자인 B씨를 위한 조치”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도쿄 소재의 형사사법미래연구소 설립자 이시즈카 신이치는 “만약 A양이 살아있었다면, 검찰이 그를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하는 게 간단했을 것”이라며 “형사소송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B씨 가족이 손해배상을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리는 방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시민들을 막는 효과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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