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금성호’ 침몰하는데…구조 않고 떠난 운반선 있었다

송은범 기자 2024. 11. 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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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된 제주 '135금성호 침몰 사고' 당시 바로 옆에 있던 어획물 운반선이 신고는커녕 구조 작업도 벌이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나 부산으로 향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경에 따르면 A 씨가 선장으로 있는 운반선은 이달 8일 오전 4시 12분경 제주 비양도 북서쪽 22㎞ 해상에서 침몰한 대형 선망 어선 135금성호(부산 선적, 129 t, 승선원 27명) 사고 당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음에도 신고나 구조작업을 하지 않은 채 어획물 위판을 위해 부산으로 간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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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도 않고 어획물 팔러 부산행
경찰, 선장 입건…침몰 영향-선사 개입여부 조사
이달 8일 새벽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침몰한 부산 선적 선망 어선 135금성호(129t)에서 구조된 선원들이 한림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

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된 제주 ‘135금성호 침몰 사고’ 당시 바로 옆에 있던 어획물 운반선이 신고는커녕 구조 작업도 벌이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나 부산으로 향한 사실이 확인됐다. 해경은 해당 운반선 선장을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서는 선원법(구조 의무) 위반 혐의로 어획물 운반선 선장 A 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 씨가 선장으로 있는 운반선은 이달 8일 오전 4시 12분경 제주 비양도 북서쪽 22㎞ 해상에서 침몰한 대형 선망 어선 135금성호(부산 선적, 129 t, 승선원 27명) 사고 당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음에도 신고나 구조작업을 하지 않은 채 어획물 위판을 위해 부산으로 간 혐의를 받고 있다.

135금성호는 여러 배가 함께 조업하는 ‘선망어업’에서 고기를 잡는 역할을 담당한 ‘본선’이었다.

본선이 그물로 고기를 포획하면 주변에 대기하던 운반선(3척)이 하나씩 접근해 포클레인 같은 기구로 그물 속 고기를 퍼 날라 가져간다. 주변에는 작업 지점을 환하게 밝혀주는 등선(2척)도 있었다.

135금성호.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A 씨의 운반선은 135금성호로부터 고등어 등 어획물 약 240t을 받은 첫 번째 운반선이었다.

사고 직후 구조돼 동아일보와 만난 135금성호 선원은 “첫 번째 운반선을 보낸 후 갑자기 배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더니 20~30초 만에 전복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침몰 해역 기상 상태는 특보 발효 없이 양호했다.

A 씨의 방관으로 135금성호 침몰 신고는 사고가 난 지 19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사고 해역에 뒤늦게 도착한 등선이 8일 오전 4시 31분경 해경에 신고한 뒤 구조 작업을 펼쳐 승선원 27명 중 15명(2명 사망, 13명 부상)을 구조했다. 등선이 아닌 A 씨의 운반선이 곧장 신고와 구조 작업을 벌였다면 더 많은 선원을 구조할 수 있었다는 예상이 가능한 대목이다.

A 씨는 해경 조사에서 “경황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제주해양경찰서 관계자는 “A 씨의 운반선이 135금성호 침몰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또 아무런 구호 조치 없이 부산으로 향한 배경에 135금성호 선사가 관여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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