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장관 지명자 중 유색인종 3명뿐···동양계는 ‘0’

히스패닉·흑인 지지 받았는데…‘백인 장악’ 워싱턴
3분의 1은 여성, 첫 성소수자 재무장관 탄생하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내각 후보자 및 핵심 참모 지명자들. 괄호 안은 장관에 지명된 부처나 직위. AFP연합뉴스첫줄 왼쪽부터 피트 헤그세스(국방), 더그 버검(에너지), 재닛 네셰이와트(의무총감), 일론 머스크(정부효율/DOGE), 크리스티 놈(국토안보). 둘째줄 왼쪽부터 존 랫클리프(CIA), 캐럴라인 레빗(대변인), 러셀 보우트(예산실장), 린다 맥마흔(교육), 비벡 라마스와미(정부효율). 셋째줄 왼쪽부터 톰 호먼(국경 차르), 스콧 터너,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보건), 로리 차베스디레머(노동), 스티븐 밀러(부비서실장). 넷째줄 왼쪽부터 더그 콜린스 ,수지 와일스(백악관 비서실장), 리 젤딘(환경보호청/EPA), 마코 루비오(국무), 메멧 오즈(CMS). 다섯째줄 왼쪽부터 엘리스 스터파닉(유엔대사), 숀 더피(교통), 팸 본디(법무), 마이클 왈츠(국가안보보좌관) . 여섯째줄 왼쪽부터 매슈 휘터커(나토대사), 털시 개버드(DNI), 하워드 러트닉(상무), 브룩 롤린스(농무), 브렌던 카(FCC).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2기 행정부 인선이 마무리되어 가는 가운데 현재까지 발표된 15명 장관 지명자 중 유색인종은 3명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현지시간) 기준 트럼프 당선인이 발표한 새 내각 장관 지명자를 살펴보면 흑인인 스콧 터너 주택·도시개발부 장관 지명자와 히스패닉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로리 차베스디레머 노동장관 지명자 등 3명이 비백인이다.

이는 15명 중 20% 수준으로 트럼프 1기 내각의 유색인종 비율(16%)과 비슷하다. 이번에 유색인종 인사를 발탁한 주택·도시개발부와 노동부 장관직은 트럼프 집권 1기 때도 히스패닉 인사가 기용됐던 자리다. 그러나 전체의 약 40%에 이르는 미국 내 유색인종 인구 비율과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각료의 거의 절반이 유색인종인 조 바이든 행정부와도 대비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 중 동양계는 한 명도 없다. 각료급은 아니지만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수석 부보좌관으로 지명된 중국계 알렉스 웡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양계 고위직 인사로 이름을 올렸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과거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층에서 선전했지만, 트럼프 2기 각료 지명자 면면은 워싱턴 권력을 백인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AP통신은 백악관 주요 직까지 포함하면 이번 트럼프 2기 고위직 지명자 20명 중 약 3분의 1인 7명이 여성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 사상 첫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과 같이 다양성 측면에서 역사적 선례를 남길 인물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미국 최초의 여성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수지 와일스는 연방 의원이나 내각 고위직 경험 없이 트럼프 2기를 이끌게 됐다.

쿠바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루비오 지명자는 인준될 경우 첫 히스패닉 국무장관이 된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는 공화당 출신 중 처음으로 성소수자란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각료가 될지 주목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은 기업과 정부에서 다양성 및 포용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에 적극적으로 반대해왔지만, 그의 내각 구성과 고위직 지명에는 장벽을 허무는 인선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