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성능 문제없고, 폴란드 측 승인 기다리는 중”

박세준 기자 2024. 11. 2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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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폴란드에 수출한 FA-50 '파이팅 이글'을 둘러싸고 성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폴란드에 간 FA-50 갭필러(Gap Filler·GF) 12대 중 대다수가 가동 불능 상태라는 소문부터 미국산 레이더 및 무장 장착이 불투명해 폴란드 공군 요구 사항을 반영한 FA-50PL(폴란드 버전) 36대 납품이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FA-50GF는 최초 계약 모델로 무장이 없는 버전, FA-50PL은 폴란드 측의 요구로 무장 장착을 추진 중인 버전이다.

KAI 관계자는 "현재 FA-50GF에 무장을 장착해 폴란드 맞춤형 개발 모델인 FA-50PL로 개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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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폴란드 수출 효자 ‘FA-50’ 둘러싼 3가지 ‘누명’

● 한국 공군 물량까지 폴란드에 내줬지만
● 불량품 납품 ‘누명’ 쓰게 된 KAI
● FA-50GF 12대 중 11대 비행 중
● 레이더, 지상 장비 점검 일정대로 진행
● 무장 등 장비 도입은 폴란드가 美 허가 받아야

폴란드 수출용 FA-50PL. [홍중식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폴란드에 수출한 FA-50 '파이팅 이글'을 둘러싸고 성능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폴란드에 간 FA-50 갭필러(Gap Filler·GF) 12대 중 대다수가 가동 불능 상태라는 소문부터 미국산 레이더 및 무장 장착이 불투명해 폴란드 공군 요구 사항을 반영한 FA-50PL(폴란드 버전) 36대 납품이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FA-50GF는 최초 계약 모델로 무장이 없는 버전, FA-50PL은 폴란드 측의 요구로 무장 장착을 추진 중인 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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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을 둘러싼 논란은 국정감사 도마에도 올랐다. 10월 15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FA-50GF) 11대가 서 있다는 현지 언론보도가 있고, 6대밖에 서 있지 않다는 것이 방사청과 KAI 주장인데 내가 알기로는 7대가 서 있다"며 "전투기를 사면 무장도 꾸러미로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무장을 통합 제공하지 못해 작금의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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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측은 이러한 지적이 "누명에 가깝다"고 반박한다. 계약 내용에 따라 FA-50을 폴란드 정부에 수출했다는 것. KAI 관계자는 "세부 계약 내용을 두고 오해가 있던 부분도 해소됐다"며 "납기 일정에 맞게 FA-50 납품을 마칠 것"이라 말했다.

현지 규정상 수리 부품 발송 어려워

논란의 핵심은 초도 수출 물량인 FA-50GF의 불량 여부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FA-50GF는 불량이 아니다. FA-50GF는 당초 폴란드의 사정 때문에 급하게 수출한 기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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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는 2022년 9월 폴란드 정부와 FA-50 수출 계약을 맺었다. 계약한 물량은 총 48대. 폴란드는 FA-50이 당장 필요한 상황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에 노후 전투기인 MiG-29를 대거 공여했다. 노후 전투기지만 공군 전력이 일시에 사라진 셈이다.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체가 FA-50GF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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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는 한국 공군에 납품 예정이던 FA-50 12대를 폴란드에 우선 수출하기로 결정했다. 계약 1년 3개월 만인 올해 1월 인도를 완료했다. 현재 FA-50GF 12대 중 11대가 가동되고 있다. 대부분이 비행 불가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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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일부 항공기가 정비 대기로 비행이 불가능한 기간도 있었다. 이는 수리부속·부품 통관 절차 때문에 생긴 일이었다.2022년 7월 신설된 폴란드 기술개발부 규정상 일부 수리 품목을 한국에 발송할 수 없게 됐다. 문제는 해당 품목이 비행 성능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부품이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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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KAI는 지난해 7월 폴란드 민스크 공군기지에 기지 사무소를 열었다. 한국에서 부품을 받아 수리할 수 없다면 이를 정비할 수 있는 인력을 보내겠다는 심산이었다. 이후 이곳에 정비하기 위한 인력과 부품을 보냈다. 지금도 관련 인력이 이곳에 상주하며 FA-50GF를 정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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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GF는 무장이 실리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았다. 폴란드의 유명 군사 매체인 'Defense24'는 9월 12일 "폴란드가 도입한 FA-50GF가 무장이 없는 전투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KAI 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FA-50GF는 계약상 무장 장착 의무가 없다. KAI 관계자는 "현재 FA-50GF에 무장을 장착해 폴란드 맞춤형 개발 모델인 FA-50PL로 개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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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의 장점 중 하나는 미국 전투기와의 유사성이다. FA-50의 원형은 대한민국 최초의 국내 개발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다. KAI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F-16을 기반으로 공동 설계한 기체다. T-50에 무장을 달 수 있게 개조한 기체가 FA-50이다. F-16 구조와 유사해 훈련기로 적합한 데다가 경전투기인 만큼 전투 능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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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50은 한미연합훈련을 치르며 미군기들과 합동 훈련한 경험도 있다. 그 때문에 미국산 항공 무기 도입을 생각하는 나라들은 FA-50에 관심을 갖고 있다. 폴란드 공군도 2009년부터 F-16을 도입해 주력기로 운용하고 있다. 폴란드의 FA-50 도입 배경에는 훈련기로 사용할 의도가 깔려 있었을 공산이 크다. 수출 계약 체결 당시 안현호 전 KAI 사장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폴란드 공군이 FA-50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F-16과의 유사성"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의 신형 전투기 KF-21. [KAI]
2023년 8월 폴란드 라돔에어쇼 참가를 위해 FA-50GF(좌)와 MIG-29(우)가 임무 교대 비행을 하고 있다. [KAI]

레이더 도입, 일정대로 진행 중

KAI는 나머지 36대는 FA-50PL로 납품할 예정이다. 계약상 2028년까지 납품을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FA-50GF에 대한 불량 루머와 함께 FA-50PL 도입 지연설도 불거지고 있다. KAI가 FA-50PL에 탑재할 미국산 레이더와 무장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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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 지연설도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폴란드 정부는 FA-50 도입 결정 당시 능동위상배열(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와 미국산 무장을 요구했다. 주력기인 F-16과의 연동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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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와 무장 탑재에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일단 AESA 레이더를 사용하려면 상용 내장형 위성관성항법장치(EGI·Embedded GPS Inertial Navigation System)가 필요하다. 계약 당시 EGI는 폴란드가 미국 정부로부터 확보해 KAI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 EGI 확보가 지연되면서 레이더 장착에 차질이 빚어졌다. KAI 관계자는 EGI 확보 지연 문제에 대해 "확보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폴란드 정부와 함께 노력 중"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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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한국산 AESA를 설치하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미국의 대외 군사무기 판매 정책상 미국산 무장을 달려면 미국산 레이더를 설치해야 한다. 미국은 한국의 신형 전투기 KF-21에 미국산 레이더 미설치를 이유로 미국산 미사일 장착을 거부한 이력이 있다. FA-50PL도 이 같은 이유로 한국산 AESA를 장착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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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KAI 측은 "레이더 문제가 납품 일정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당장 레이더가 필요한 시점이 아니기 때문이다. 계약에 따르면 FA-50PL 레이더 성능과 기능 시험 일정은 내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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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측 설명에 따르면 현재 FA-50PL 개발 일정에 맞춰 지상장비 점검과 관련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 현지 언론 'Portal Obronny'도 10월 25일 "FA-50PL 개발이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급유 시스템, 레이더 설치 관련 실험도 진행 중"이라 보도했다.

폴란드 FA-50에 KF-21 수준 무장 원해

한국 공군 F-35A 전투기가 가상의 공중 표적을 향해 AIM-120 암람(AMRAAM)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왼쪽). 공군 KF-16 전투기가 공중 표적을 향해 AIM-9X 공대공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뉴스1]
무장도 레이더와 비슷한 상황이다. 폴란드 정부가 미국 정부와 협상해 무기 도입을 승인받아야 한다. 이후 KAI가 무장을 탑재해 주는 것이 계약서상의 내용이다. 한국군이 운용하는 FA-50은 단거리 공대공미사일 AIM-9(사이드와인더) L/M을 탑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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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FA-50PL에 AIM-9 L/M의 최신 개량형인 AIM-9X와 AIM-120(AMRAAM·암람·능동 유도형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장착할 계획이었다. 이 두 무장은 한국의 신형 전투기 KF-21에 실릴 뻔했다. 하지만 미국의 수출 승인 지연으로 무산됐다. 대신 KF-21에는 유럽산 공대공미사일인 AIM-2000과 미티어를 탑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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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정부는 일단 미국에 AIM-9X 도입 승인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군 관계자는 "AIM-9X는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 생산된 전투기에 탑재된 이력이 없다"며 "수출 이력이 없는 무기인 만큼 폴란드 정부가 미국 정부의 승인을 얻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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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M-120 탑재는 조금 더 복잡한 사정이 있다. AIM-9X에 비해 AIM-120이 훨씬 설치가 어려운 무기이기 때문이다. AIM-9X는 적외선을 사용해 표적을 추적한다. 반면 AIM-120은 레이더를 이용해 표적을 추적한다. AIM-9X에 비해 훨씬 더 먼 거리에서 많은 표적을 격추할 수 있다. 레이더와 무기를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설치가 어렵다. 일부 기체에는 아예 설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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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도 폴란드와 FA-50PL 수출 계약을 맺을 때 AIM-120은 장착 가능성만 검토해 주기로 못 박았다. 장착이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공은 다시 폴란드 정부로 넘어간다. 폴란드 정부가 직접 미국 정부에 도입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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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KAI는 폴란드의 무기 도입을 돕겠다고 나섰다. 윤종호 전 KAI 부사장은 폴란드 현지 언론 'Polsat News'와의 인터뷰에서 "KAI가 미국 정부와 협상할 권한은 없다"면서도 "KAI는 물심양면으로 폴란드 정부를 돕겠다"고 밝혔다. KAI는 미국 정부, 방위산업체와 다년간 협력해 온 경력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정부를 설득하는 일을 돕겠다는 취지다. 윤 전 부사장은 '언제쯤 문제가 해결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최악의 경우에도 내년 3~4월까지는 레이더 및 무기 승인 문제가 일단락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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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가 일정대로 FA-50 시리즈를 폴란드에 납품한다면 합계 수출액은 약 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수출 FA-50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대형 계약이라 잡음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극복하고 FA-50 납품에 성공하면 한국은 방위산업 강국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AI가 납품한 FA-50GF 12대가 폴란드 민스크 공군기지에 늘어서 있다. [KAI]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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