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 이제는 휴대전화 같은 외출 필수품”[Life with Tumbler]

인지현 기자 2024. 11. 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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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33주년 특집
Life with Tumbler - (6)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청사내 일회용컵 사용 전면금지
외부인 회의도 텀블러 지참 공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본청 집무실에서 자신의 텀블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처음에는 챙기기 번거로웠던 가방 속 텀블러와 손수건이 이제는 휴대전화 같은 ‘외출 필수품’이 됐습니다. 텀블러 사용처럼 작은 실천부터 차곡차곡 쌓아간다면 우리 학생들에게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겁니다.”

지난 1월 ‘넷 제로’(탄소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선언한 서울시교육청이 청사 내 일회용 컵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텀블러 사용 문화를 정착시키고 있다. 이를 주도하고 있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일상에서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실천이 동반된 노력 없이는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데 텀블러 사용은 개개인이 시작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기후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26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시교육청 본청 현관 출입구에는 ‘교육청 내 일회용품 반입·사용 금지’를 알리는 배너와 함께 음료 보관대가 마련돼 있었다. 외출 후 돌아온 직원들이 일회용 컵에 커피 등을 담아 왔을 경우 컵을 청사 외부에 두고 오도록 하기 위한 용도다. 매일 오후가 되면 10여 개 이상 컵들이 보관대에 꽂힌다. 직원들은 본청 안에서 개인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은 물론 본청 내 카페를 이용할 때도 다회용 컵만 이용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외부인이 참석하는 회의가 청사에서 개최되는 경우에도 협조공문에 텀블러 지참을 꼭 명시하고 있다. 정 교육감은 “텀블러를 사용하면 음료를 한 번에 다 마시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경우 손쉽게 마실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직원들의 텀블러 활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텀블러 전용 세척기와 공용 컵 살균기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월 본청부터 일회용 컵 전면 금지와 텀블러 사용 권장 정책을 시행한 데 이어 11개 교육지원청과 29개 직속기관으로 대상을 점차 확대했다. 동부교육지원청의 경우 3월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4월부터 청사 내 일회용 컵 반입 제한을 전면 실시했다. 정 교육감은 “최근 카페에서 텀블러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을 보며 이제 우리 사회 전체가 협력해 기후위기를 이겨내려는 노력을 한다는 사실이 체감된다”며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기업·사회가 그 노력을 지원한다면 지속 가능한 미래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일회용품 퇴출(OUT)’ 정책은 플라스틱 컵으로만 대상을 국한하지 않는다. 페트병을 비롯해 종이컵, 나무젓가락 등의 반입도 전면 금지됐다. 본청 내에서 식사할 때에도 일회용 식기류는 사용할 수 없어 다회용품을 보유한 곳을 이용하는 문화가 점차 확산하고 있다. 종이 사용량 감축과 자원순환 실천도 서울시교육청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이를 위해 회의에서 사용되는 인쇄물을 전자기기 사용으로 대체하고 책자 형태의 간행물 발행도 줄였다. 화장실에서도 종이타월 대신 손수건 사용이 권장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올해 종이사용량을 지난해 대비 80%로 끌어내리고, 내년에는 사용량을 60%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자원순환 실천을 위해 행사기념품 제공하지 않기, 현수막·플래카드 제작 최소화하기, 틀 없는 상장(위촉장) 전달하기 등도 적극 시행 중이다.

‘생태전환 실천학교 운영’이 공약… 환경교육 중요성 강조
鄭교육감, 탄소제로 등 활성화

“12월에는 서울시교육감 공약실천추진위원회가 마련한 새로운 생태전환교육 정책 및 방안을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지난 10월 임기를 시작한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후보자 시절부터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는 생태·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정 교육감은 10월 서울시교육청에서 출입기자단 대상 간담회를 가졌을 때도 “기후위기는 이미 현실이며 서울 학생들이 과학적 인식과 생태적 감수성을 함께 기르는 생태전환교육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공약을 통해 ‘모든 학교를 생태전환 실천학교로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7월부터 노원구 관내 초·중학교 10개교를 ‘탄소 제로 실천학교’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는데 이를 전체 학교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탄소 제로 실천학교는 학교 내 탄소 발생 요인, 발생량 등을 분석해 탄소발생량을 감축하는 학교다. 다만 학교 자율성을 존중해 전체 학교 대상과 희망학교 대상 프로그램을 구분한다. 전체 학교 대상으로는 학교 탄소 배출량 감축 가이드 및 탄소 제로 프로젝트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학교관리자 대상 교육을 시행하게 된다. 이 중 희망학교에 한해 학교 전기사용량 분석을 통한 우리 학교 탄소보고서 개발 등을 지원하겠다고 서울시교육청은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2021년부터 운영 중인 ‘농촌유학’ 프로그램도 더 활성화할 계획이다. 농촌유학은 서울지역 학생들이 자연환경 속에서 생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정 교육감은 “도농교류법 개정을 추진해 ‘농어촌 유학’이라는 용어의 정의를 신설하고, 이를 활성화하는 행정·재정적 지원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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