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터뷰]“미쉐린이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만들지 않는 이유”

김성환 2024. 11. 2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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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릴 로제, 기술 및 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

 -“최신 기술, 모든 운전자가 동일하게 누릴 수 있어야”

 -“특정 엔진이나 차의 형태에 따라서 차이 두지 않을 것”

 미쉐린이 지난 20일 태국 촌부리(Chon Buri)에 위치한 ‘미쉐린 탤런트 캠퍼스’에서 ‘아시아 태평양 미디어 데이’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씨릴 로제, 기술 및 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전동화 전환에 따른 전기차 시대가 와도 전용 타이어를 만들 계획이 없다고 말하며 이유와 앞으로의 전략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타이어 기술 발전의 결과물을 모든 운전자가 동일하게 경험해야 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기 위한 결과”라는 그의 말처럼 미쉐린은 모두의 만족과 함께 탄소 배출 제로를 향한 과정을 체계적으로 준비 중이었다. 다음은 씨릴 로제와 나눈 일문일답.

 -글로벌 경쟁사들이 일제히 전기차 타이어 시장을 공략 중이다. 미쉐린은 어떤 차별화 전략을 갖고 있는지?

 "쉽고 간결하게 설명하겠다. 기본적으로 전기차에 적합한 타이어는 크게 세 가지 포인트가 있다. 먼저 에너지 효율성이다. 회전저항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야 하고 전체적인 주행 거리를 늘리는 데에 도움을 줘야 한다. 두 번째는 타이어 수명이다. 이는 마모도와 상관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마모율을 줄여서 분진이 발생하는 걸 낮춰야 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세 가지 중요성이 전기차뿐만 아니라 일반 타이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같은 중요성을 인식하고 고도의 첨단 기술로 개발한 타이어를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동일하게 적용해 나가려고 한다. 즉 전기차 전용 타이어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모든 포트폴리오에 적용하자는 것이 우리의 핵심 전략이다.

 운전자는 본인의 사용 목적에 맞춰서 타이어를 고르는 것일 뿐이지 특정 엔진이나 차의 형태에 따라서 고르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효율을 끌어올리고 싶으면 프라이머시, 올시즌을 원한다 하면 CCS 시리즈를 선택하면 된다. 또 극강의 퍼포먼스와 핸들링을 원하면 파일럿 스포츠를 고르면 끝난다.

 첨언하자면 기술력을 다각화할 수 있는 그리고 모든 공장에 배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라이벌은 특정 차종이나 특정 제품군에만 적용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매년 최첨단 기술을 다양한 라인업에 고르게 투입할 수 있도록 엄청나게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매년마다 12억유로(한화 약 1조7,000억원)를 연구개발 상용화에 투자하고 있다. 그래서 모든 공장에 기술력을 배포하고 있고 동일하게 적용 중이다"

 -미국 대선 결과 등 지정학적 원인으로 전기차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미쉐린 타이어 공급망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지금의 상황을 먼저 파악해보자. 전기차 시장 같은 경우에는 지정학적인 요인에 따라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장은 맞다. 각 국가별로 보조금에 따라서 시장 규모도 달라지고 특히, 한국의 경우 정부 보조금이 하락하면 시장 규모도 축소되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지금 현재 전기차 시장은 약간 침체되고 있으며 분위기가 활기차지 못한 건 사실이다. 각 국가별로 탈 탄소화를 이루겠다고 설정한 목표가 있는데 여기에는 전기차 도입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기차 시장이 축소되면 탈 탄소화가 어렵기 때문에 좋지는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지정학적인 요인으로 인해서 전략을 바꾸거나 하지 않는다. 특정 타이어를 특정 차종에 맞게 개발하거나 판매하지 않고 사용 목적에 따라서 판매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글로벌 전기차 상황에 따라서 판매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결국은 우리의 결정이 옳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기술발전은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딜러들이 적정 가격을 책정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티어 2, 3와 비교하면 가격이 조금 더 높겠지만 그래도 프리미엄 타이어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적정 가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신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을 출시해도 기존 타이어와 유사한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타이어 규격이 더 커져서 값이 비싸질뿐 새로운 기술이 들어간다고 해서 비싸졌다고는 경험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또 새로운 타이어가 출시됐을 때는 기존과 동일한 퍼포먼스는 유지하면서도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용은 우리가 감수하고 있다"

 -전기차는 무게가 상당한데 타이어가 받게 되는 하중이나 변화는 없는지?

 "전기차가 더 무거운 건 맞지만 생각해보면 언제나 도전의 연속이었다. 일반 내연기관차에서 SUV세그먼트가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로 무게가 이슈였다. 이 외에도 출려과 토크가 강한 고성능 차의 등장, 증가된 차체 강성, 하중, 터보차저의 등장과 같은 자동차 역사에서 언제나 변수가 나왔고 우리는 이에 대응했다.

 그래서 전기차가 등장했다고 해서 추가로 필요로 하는 기술은 없다고 생각한다. 소음 부분도 마찬가지다. 전기차 등장 전부터 타이어 정숙성은 언제나 이슈였고 이를 해결해왔다. 전체적인 차에 대한 경량화가 대두되면서 내부적인 흡읍을 줄이고 타이어도 소음을 줄여달라는 고객사의 요구가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타이어 안쪽에 폼을 붙여서 소음을 줄였고 이 같은 기술 발전으로 지금의 우수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전기차만 가지고 있는 특성은 딱히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모두 커버하는 새 타이어가 반대로 내연기관차에 무리를 주지는 않는지?

 "신차에 대해서 적용되는 타이어 논의를 할 때마다 생각하는 부분이다. 참고로 특정 규격에 맞춰서 타이어 연구가 이뤄지고 차의 사이즈와 요건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어 제공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각 차의 하중과 무게에 따라서 맞춤 규격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전기차와 동일한 무게, 하중의 내연기관차가 있다고 하면 더 생각할 것 없이 동일한 조건에서 사용하면 된다. 이 외에도 우리는 무게를 줄일 수 있는 기술력도 갖고 있다. 2010년에 다양한 비전을 소개하면서 무게를 2020년까지 1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실질적으로는 11.6% 달성을 했다. 이처럼 우리는 꾸준히 기술 개발을 통해 더 나은 타이어를 개발하고 있다"

 -프랑스국립과학연구원(CNRS)과의 협력을 통해 설립된 ‘바이오디랩’에서 진행 중인 생분해성 타이어 연구의 주요 목표와 현재까지 도출된 초기 성과?

 "우리가 알아보고 싶었던 건 타이어 분진이 물속에서 분해가 됐을 때 기본적으로 생분해성 물질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분해 이후가 궁금했다. 분해가 되기는 하지만 분해되는 원소들이 이 외에 천연 자원 및 물질과 동질화 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었다. 예를 들어 폴리머의 경우 분자 구조로 분해됐을 때 효소나 박테리아가 전체적인 체인을 끊어서 분해하는 과정이 있다.

 이를 지켜본 결과 16개월이 지나면 전체적인 입자의 절반 정도가 환경에 흡수되어서 없어진다고 한다.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는 보다 친환경적인 제품 개발, 나아가 지구 환경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만큼 우리가 지금 하는 연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남아있는 물질이 무었인지를 보는 것이고 만약에 있다면 어떻게 새로운 컴파운드로 만들 수 있는 지를 연구한다.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하는 연구는 전부다 공개될 것이며 모든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세계적인 과학 발전의 산물인 AI 기술의 진화가 미래 타이어 개발과 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지?

 "기본적으로 AI로 인해서 많은 것이 바뀔 것이고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속도가 가속화 될 것이며 지금 하고 있는 많은 작업 중에서도 어렵고 귀찮은 일들이 대체될 것이다. 연구에 기반이 되는 작업들이 대표적이다. 리서치 과정이나 참고 기록을 찾아내는 행위는 AI의 도움으로 없어질 것이다. 또 연구 자체에도 많은 개선이 예상된다.

 예를 들어 AI가 자체적으로 설계한 윈터 타이어를 만들어 냈는데 매우 놀라웠다. 이러한 도움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공장 내에서도 많이 개선될 수 있을 것 같다.

 머신러닝을 통해서 작업을 더 수월하게 할 수 있고 개선될 것이다. 예를 들어 경화 이후 검수 단계에서 지금은 시각적으로 관리자가 하는데 아이리스라는 시스템이 있어서 카메라가 찍고 검수한다. 타이어 중간중간에 고무가 접혀있거나 하자가 있지 않는지 검출하는데 이론적으로 카메라가 찾아내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를 머신러닝 학습을 통해서 개선을 이뤄냈다.

 방대한 데이터도 특징이다. 운전자들이 타이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차에 들어있는 각종 센서를 AI 기술로 해석해 우리에게 유용한 정보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는 AI 기반으로 선 대응할 수 있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보고 한달 뒤에 타이어를 교체해야 된다 알려줄 수 있고 딜러사에게는 미리 제품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처럼 새로운 변화의 장이 열릴 것이다"

 태국(파타야) =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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