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저도 칠삭둥이…생명 살리는 신생아 치료실, 가장 진한 감동"
"정책수가 더 지원해야" "책임보험, 관계부처 논의중"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지난 9월 이른둥이로 태어난 다섯쌍둥이가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아 "의료개혁을 추진하면서 병원도 많이 다니고, 산업현장도 다녔지만 오늘 신생아집중치료실을 본 것이 대통령이 된 이후 가장 진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모병원을 방문해 "저도 칠삭둥이로, 2.3㎏ 이른둥이로 태어났다"며 "그래서 아이를 보는 마음이 더 각별했다"고 감회를 전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현직 대통령이 신생아집중치료실을 방문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다섯쌍둥이 주치의인 윤영아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안내에 따라 마스크와 방호 가운을 착용하고 손소독 후 다섯쌍둥이가 입원해 있는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찾았다.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이른둥이들의 건강상태와 치료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신생아집중치료실 운영에 어려움은 없는지 등을 살폈다.
윤 대통령은 다섯쌍둥이 중 첫째인 새힘이를 바라보며 아이의 몸무게는 어떤지, 눈은 떴는지 물었다. 그는 새힘이의 눈을 바라보며 "아이고, 아이고. 날 보며 웃는 것 같네요"라며 함께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셋째인 새강이와 막내인 새봄이, 300g으로 출생한 초극소 미숙아 등 집중치료실에 있는 아기들을 살펴보고 주치의로부터 치료 상황을 들었다. 25주 차에 출생한 아기에 대해 주치의가 "폐가 안좋았지만 CPR과 집중 치료를 통해 아기를 살려낼 수 있었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이곳은 생명을 살려내는 곳"이라며 의료진의 헌신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진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방금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초극소 미숙아, 고위험 신생아처럼 소중한 생명을 살려내는 모습을 보고 진한 감동을 받았다"며 "다섯쌍둥이 아기들도 봤는데 정말 너무 예쁘다"고 감동을 전했다. 그러면서 "의료진분들과 부모님들은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마음 편하게 많이 이야기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섯쌍둥이 아빠인 김준영 씨는 "저희와 같은 일반 직장인 부부는 아이들의 의료비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있나 걱정이 된다. 경제적 걱정이 탄생의 기쁨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정책적 지원을 호소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세쌍둥이를 이른둥이로 낳아 키우고 있는 정혜은 씨는 "다둥이를 임신한 경우 조산 위험 등으로 태아보험에 드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어려움을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출산 후부터가 아닌 임신할 때부터 국가가 챙겨줄 수 있도록 지원을 검토해보라"고 보건복지부에 주문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치료비 걱정 없이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다둥이와 이른둥이에 대한 태아보험 등도 금융기관과 협의해보겠다"고 답했다.
윤영아 교수는 "생명을 다루는 고위험 업무를 기피하는 것은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의료진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행위 수가 뿐만 아니라 정책 수가를 더 지원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고 했다.
그러자 조 장관은 "올해까지는 중증수술 등 900여개 수가를 정상화하고 27년까지는 저수가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수가 인상으로도 부족하면 재정 보전을 통해서라도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의료인들의 의료소송 부담을 줄이는 책임보험 제도 등에 대해 법무부, 보건복지부, 금융위원회가 논의 중"이라며 "의료개혁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고 그 중 핵심 중의 핵심이 여러분이 맡으신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최선을 다해서 지원하겠다. 많이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간담회를 마친 후 윤 대통령은 내년에 돌을 맞이할 다섯쌍둥이, 최근 두 돌을 맞이한 세쌍둥이 등 8명의 아이들에게 한복을 선물했다. "이른둥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힘차게 자라다오!" 구호를 외치며 이른둥이 부모들, 의료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윤 대통령은 다섯쌍둥이 부모와 세쌍둥이 엄마의 셀카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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