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폼 대신 블로그" 네이버 홈피드 승부수 통할까
네이버 ‘피드메이커’ 개시
앱 내 홈피드 기능 강화 전략
블로그·영상 콘텐츠 피드로
콘텐츠 제작 활성화 효과 있어
그런데 효과 지속가능할까
블로그 피드 형태와 맞지 않아
잦은 광고 이용자 피로도 높아
유튜브나 인스타를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피드(feed). 피드는 스크롤을 내릴 때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는 데이터 제공 방식이다. 정의에서 보듯 피드는 쇼트폼이나 이미지처럼 휘발성이 강한 콘텐츠에 적합하다. 그런데 네이버가 의외의 선택을 했다. 피드 전면에 블로그를 세웠다. 네이버의 독특한 '피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네이버의 서비스 중 하나인 '홈피드'. 네이버 앱 메인 화면 하단에 있는 기능이다. 각 이용자에 맞는 블로그·동영상·쇼트폼 콘텐츠를 SNS 피드처럼 추천하는 게 특징이다.[※참고: 피드(feed)는 사용자가 페이지를 위아래로 스크롤하며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데이터 포맷이다.]
네이버는 이런 홈피드를 활성화하기 위해 '피드메이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피드메이커는 네이버의 '홈피드'에 최적화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총 700명을 모집했는데, 내년 3월까지 총 4개월 동안 운영한다.
피드메이커 프로그램은 콘텐츠 제작 역량 교육, 리워드(활동지원비)로 구성돼 있다. 네이버 비즈니스 스쿨에선 홈피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법과 반응 좋은 콘텐츠를 작성하는 노하우를 제공한다. 리워드는 매월 10만원의 네이버 포인트를 지원한다. 최대 50만원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그렇다면 피드메이커는 네이버의 콘텐츠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가능성은 없지 않다. 네이버 홈피드는 쇼트폼이나 이미지 중심의 여타 SNS 피드와 달리 자신들의 '블로그'를 전면에 내세웠다.
피드에는 블로그를 대표하는 이미지와 제목이 뜬다. 이미지를 누르면 그 블로그 페이지로 넘어가는 식이다. 사용자가 이전에 봤던 블로그, 검색어 기록, 쇼핑 내역 등을 종합해 맞춤형 콘텐츠로 피드를 구성해준다. 직접 검색하지 않아도 본인의 관심 분야 콘텐츠를 쉽게 만나 볼 수 있는 거다.
블로그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네이버가 홈피드를 처음 도입한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블로그 콘텐츠 노출이 확대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 3분기 홈피드 사용자 수와 콘텐츠 클릭 수는 1분기 대비 각각 22.0%, 86.0% 늘어났다.
네이버는 피드메이커를 통해 홈피드를 기반으로 네이버 콘텐츠로의 유입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홈피드는 블로그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의 창작자와 앱 이용자 간 연결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홈피드를 통해 이용자는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쉽게 탐색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자는 조회수를 높여 수익성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효과가 지속할 수 있느냐다. 현재로선 변수가 많다. 무엇보다 네이버 블로그가 피드형 콘텐츠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란 의견이 적지 않다. 피드형 콘텐츠의 중심축은 인플루언서와 그들이 올리는 이미지인데, 네이버 블로그는 주로 개별 제품을 다루거나 정보 전달에 목적을 두고 있어서다. 빠르게 스크롤을 내리며 이미지를 확인하는 피드 형식이 정보를 구체적으로 다루는 블로그의 방식과 맞지 않다는 거다.
블로그 자체의 문제도 있다. 너무 많은 광고 게시글 탓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많다는 점이다. 직장인 이영은(29세·가명)씨는 "알고리즘으로 뜬 맛집이나 카페 포스트는 대부분 협찬이나 광고글이 많아서 그냥 넘기기 일쑤"라면서 "피드에 뜨거나 상단에 노출된 블로그보단 꼼꼼하게 검색한 후 살펴보는 편이다"고 말했다. 과연 휘발성 강한 콘텐츠가 아닌 블로그를 내세운 네이버식 피드는 성공할 수 있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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