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윤석열·김건희 검찰 고발… "대통령 당선 무효형 가능"
"대통령이 조작 데이터→국민 판단 왜곡으로 만들어졌다면 민주주의에 심각한 모독"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尹 공직선거법 위반·정치자금법 위반·업무방해 가능성 언급
국민의힘 "과거 당 경선에서의 여론조사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 당내 TF 구성 예고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여론조작 논란에 휩싸인 명태균 씨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검찰에 고발한다.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은 28일 “명태균 씨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연관성을 규명하고, 불법 여론조사 혐의 및 관련 의혹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창원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대통령이 불법 수주 방식의 여론조사와 조작된 데이터를 이용해 국민의 판단을 왜곡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면 이는 단순한 부정을 넘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 혐의와 관련해 법적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한 뒤 △공직선거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업무방해죄 가능성을 언급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명태균 씨는 2021년 5월~9월까지 9차례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9건 중 8건을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9월3일 보고서에는 ARS 방식으로 전국 14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처럼 꾸몄으나, 실제 응답자는 1038명이었다. 진상조사단은 “여론조사 전화 자체를 걸지 않고, 가짜 응답완료 샘플을 무더기로 만들어 내는 수법을 사용해 결과를 조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9월29일경에는 당시 실무자였던 강혜경씨에게 “윤석열이를 좀 올려서 홍준표보다 2~3% 포인트 앞서게 해달라”며 응답 완료 샘플 516개를 2000개로 조작하라고 명령했고, 실제 1522개의 가짜 응답 완료 샘플을 생성해 응답 완료 표본 수를 2038개로 부풀렸다는 설명이다. 진상조사단은 “조작된 보고서에는 윤석열 후보가 30.1%, 홍준표 후보가 27.3%였으나 원자료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두 후보 간 격차는 0.6%포인트에 불과했으며, 데이터를 실제 인구 비율로 보정할 경우 오히려 홍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조작이 이루어진 시기는 윤석열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던 시기”라며 “명태균 씨의 의도적 개입은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반등을 연출했고, 이는 경선 과정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단은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 약 3억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가 진행되었으나, 국민의힘 선거비용 회계보고서에는 해당 비용이 전혀 기재되지 않았다. 만약 이 여론조사가 무상으로 제공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정치활동에 소요되는 자금을 적법하게 신고하지 않고 기부받은 중대한 범죄로, 대통령직 당선 무효형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명씨의 여론조사 행위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정한 후보 선출 업무를 방해했을 뿐만 아니라, 경선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중대한 불법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명씨가 여론조사를 조작한 구체적인 방법과 과정, 그리고 이러한 왜곡된 결과가 경선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미친 인과관계는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진상조사단은 “이 모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이러한 행위를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면, 이에 마땅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한지아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최근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 수법이 도마에 오르면서 여론조사에 대한 국민적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특정인을 위해 허위 여론조사를 만들고, 특정 연령대의 응답자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등의 수법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한 정황마저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론조사 신뢰도가 그 어느 때보다 떨어진 상태”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민심을 왜곡하는 선거 여론조사 전반에 걸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당내에 '여론조사 경선 개선 TF'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과거 당 경선에서의 여론조사 실태를 철저하게 점검하고, 문제점을 보완해 악의적 여론조사가 민심을 왜곡하고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는 일이 없도록 당력을 집중하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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