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요 계열사 ‘기술통’ 전진배치… “그룹 근간 ‘기술력’으로 위기 극복”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2024. 11.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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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엔지니어 출신 ‘최주선 신임 대표’ 내정
“삼성디스플레이 체질 개선으로 위기관리 능력 입증”
“배터리 업계 위기감 반영된 인사” 평가
삼성디스플레이, 전문가 이청 신임 대표 승진·선임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 신설
최주선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 사장
반도체 사업 부진과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 확대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주요 전자 계열사를 중심으로 이과 출신 ‘기술통’ 경영자를 전면에 내세운다.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인공지능(AI) 열풍에 편승하지 못하고 주요 요인으로 기술력이 지적받으면서 자존심에 금이 간 상황. 이에 기술 전문가를 요직에 배치해 그룹 성장 근간인 기술력 회복과 이미지 개선을 꾀하는 모습이다.

삼성SDI는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기존 최윤호 사장은 그룹 싱크탱크인 삼성글로벌리서치 내 신설된 사장급 조직인 ‘경영진단실’ 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최주선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카이스트(KAIST)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메모리사업부 D램(DRAM)개발실장과 DS부문 미주총괄 등을 역임했고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대표이사를 맡은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재무통’ 최윤호 사장을 대신해 ‘기술통’ 최주선 사장이 삼성SDI를 이끈다.

특이한 경력으로는 대학 졸업 직후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산업(하이닉스반도체)에서 D램 설계·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하이닉스를 다니면서 학업을 병행해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특히 최주선 신임 대표는 위기관리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받는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의 저가공세로 위기를 맞이한 시기에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체질 개선을 이끌었고 업계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
삼성SDI 전경
최주선 대표 선임은 전기차 수요 부진과 미국 정권 변화 등 불확실성이 가중된 배터리 업계 분위기가 반영된 인사라는 분석이다. 내부적으로는 최근 삼성SDI는 차입금 규모가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까지 검토했지만 최근 주식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외부적으로 경영여건이 악화하는 위기 속에 최주선 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셈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최주선 신임 대표이사가 그동안 축적한 성공 노하우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SDI의 혁신과 기업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최주선 대표가 맡아온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은 마찬가지로 기술 전문가로 꼽히는 이청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이 맡는다. 이번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서강대 화학공학과 포항공대 화학공학 석·박사과정을 마쳤고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를 거치면서 LCD부터 OLED 개발 및 공정 등 핵심 직무를 두루 경험했다. 전문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의 견고한 실적 창출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최윤호 사장이 이끌 신설조직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은 공식적으로는 그룹 계열사에 대한 전문 컨설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계열사 요청에 따라 경영과 조직, 업무 등을 진단하고 개선방안 도출을 돕는 개념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부기능과 롤, 규모 등 상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해당 조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윤호 사장의 과거 경력을 근거로 해체된 미래전략실(미전실)이 부활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실질적으로 미전실과 비슷한 업무를 맡아온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가 있기 때문에 경영진단실을 미전실과 동급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룹 내부적으로도 경영진단실의 정확한 역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삼성글로벌리서치 측도 해당 조직에 대해 원론적으로만 설명하고 있다. 삼성글로벌리서치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신설된 조직”이라고 전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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