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김 여사 특검법' 중대 결심"‥한동훈 "제가 그런 말을 했어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중대 결심'을 검토할 수 있다?"
한국일보의 기사 하나가 오늘 오전부터 국회를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한 대표가 최근 측근들과의 대화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두고 "나를 끌어내리려는 용산(대통령실)의 조직적인 움직임인 것 같다"고 말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 "부당한 당대표 흔들기를 막기 위한 카드로 김 여사 특검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는 대목이 묘한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가장 먼저 불을 붙였던 건 '친한동훈계' 정성국 의원이었습니다.
정 의원은 어제저녁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이른바 '당게 논란'이 한 대표 입장에서 "임계점에 왔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사흘 전 당 지도부 회의에서 벌어진 '친윤석열계' 김민전 최고위원과 한 대표의 공개적인 설전을 언급하며,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심한 공격을 받았다, 이제는 용산(대통령실)까지 포함돼서 한 대표를 쫓아내려 한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 겁니다.
김 의원을 비롯한 친윤계의 공세에 대해 "한 대표를 저격하고 몰아세우는 걸 보면서 저게 진정 당을 위하고 우리 보수를 위하는 말씀을 하시는 건지, 진의를 이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가야 된다는 의미만 가지고는 정치를 할 수 없다는 걸 한 대표가 그날 표현하신 것 아닐까"라고도 했는데요.
진행자가 "임계를 넘어서면 어떤 저항이 가능하냐, 구체적으로 (김 여사) 특검이 있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정 의원은 "예전 같았으면 (한 대표가) 독소조항 제거도 안 됐고, 반헌법적 요소도 있고 절대 받을 이유가 없다고 강하게 말씀하실 것 같은데 이제 뉘앙스가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특검법 대응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처럼 들리는 대목입니다.
또, 친한계 의원들은 한 대표의 표현과 판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표님의 심중에 어떤 생각이 있는지를 며칠 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108명 의원 중에 소위 말하는 '샤이 한동훈'이라는 의원들도 있지 않냐"면서 널리 알려진 20여 명의 친한계 의원들에 더해 '샤이 친한계'까지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친윤석열계'에서는 오늘도 한 대표를 겨냥한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은 오늘 오전 여권 외곽조직인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세미나 강연에서 또 한 번 한 대표를 직격했습니다.
권 의원은 "대통령실이든 정부든 게시판을 만든 이유는 민심을 파악해서 국정에 반영하기 위한 건데, 거기 직원들이 일반 국민처럼 글을 올리면 그건 민심이 제대로 형성된 게 아니"라고 비유했는데요. "당원의 생각을 파악해서 당정에 반영하라고 있는 게시판에 당직자를 동원하거나, 당 지도부 측근들이 글을 수백 수천 건 올리면 당심을 왜곡하는 거"라고 비판했습니다.
기자들은 권 의원에게 '어제 정성국 의원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권 의원은 "만에 하나 당원 게시판 문제를 김 여사 특검과 연계시키는 건 엄청난 후폭풍이 일어날 것이고 명백한 해당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다소 싱거웠습니다. 한 대표가 "제가 그런 말을 했나요? 제가 한 말은 아니고요."라고 선을 그은 겁니다.
기자들이 "그럼 특검법 단일대오 입장에 변함없냐"고 재차 묻자, 한 대표는 "반복된 질문인데 제가 며칠 전에 말씀드렸다, 그걸로 대신하죠"라고 답변했습니다. 권성동 의원의 '해당행위' 발언에 대해서는 "그분 생각 같은데, 제가 그분 생각을 특별히 언급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고 넘겼습니다.
거듭 김 여사 특검법에 적극적인 표 단속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냐고 묻자, "제가 그 문제를 지금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반복된 질문 같다"고 즉답을 피했습니다.
당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늘 오후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원 게시판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표출되고,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면서 "당분간 여기에 관한 공개 발언이나 논쟁을 자제하자"고 냉각기를 갖자는 당부까지 했는데요.
2주 뒤로 다가온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여당에서 8표의 이탈표만 생겨도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거부권 행사를 무력화시킬 수 있습니다. '당게 논란'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이 실제 '김 여사 특검' 재표결의 균열까지 이어질지, 당분간 정치권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조재영 기자(joja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4/politics/article/6660909_364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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