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이 팔고, JP모건이 사고' 에이프릴바이오, 기술력 관심 여전

정기종 기자 2024. 11. 28.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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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반감기 늘리는 'SAFA 플랫폼' 기반 신약 후보 2건 룬드벡·에보뮨에 기술수출
기존 2대주주 유한양행 지분 전량 매도 후 JP모건 대주주로…기업가치 관련 우려 해소
기술수출 실적 앞세워 올해 흑자달성 예약…"내년 추가 기술료 유입·ADC 영역 확장 박차"

에이프릴바이오가 잇따라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직·간접적 투자를 이끌어 내며 주목받고 있다. 약물지속 시간을 늘리는 SAFA 플랫폼 기술수출로 연간 흑자달성을 눈앞에 둔 이 회사는 최근 2대주주였던 유한양행의 지분 전량 매도에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바 있다. 하지만 곧바로 JP모건 지분율 확대로 관련 우려를 대거 해소하는데 성공했다. 회사는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개발과 기술수출 전략에 변동이 없는 만큼, 내년 추가 성과 도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에이프릴바이오에 따르면 JP모건 시큐리티즈 피엘씨(J.P. Morgan Securities PLC)와 그 특수관계인인 JP모건 프라임 아이엔씨(J.P. Morgan Prime Inc.)는 27일(현지시간) 합계 6.03%의 에이프릴바이오 지분율을 보유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이 5% 이상이 되면 대주주로서 보고 의무가 발생하는 만큼 공시를 통해 알린 것으로 보인다.

공시에 따르면 JP모건 시큐리티즈 피엘씨는 지난 21일 에이프릴바이오 주식 26만1863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보고했고, 이후 3차례 장내매수를 통해 보유주식을 34만6139주(지분율 1.54%)까지 늘렸다. 여기에 지분율 4.49%(100만6475주)를 보유한 JP모건 프라임 아엔씨의 지분이 합쳐지며 양사 에이프릴바이오 지분율은 6%대로 늘어났다.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꼽히는 JP모건은 글로벌 10대 은행 중 가장 큰 시가총액을 보유한 곳이다. 전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한 만큼 단순투자 목적이라도 그 비중을 늘리는 기업에 대한 주목도는 높아지는 편이다. 지분율 5% 이상의 대주주라면 그 무게감이 한층 더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기존 2대주주 지분 매도로 주춤했던 에이프릴바이오 입장에선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유한양행은 지난 2020년 11월 30억원과 2021년 3월 100억원을 잇따라 에이프릴바이오에 투자하며 이 회사 2대주주(지분율 9.84%)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 19일 개장 전 보유 지분 전량(351억원 규모)을 블록딜로 처분하며 200억원 이상의 차익을 실현했다.

유한양행이 유망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성공적으로 구사해온 만큼, 지분 매각이 곧 회사 기술력이나 가치에 이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곧 바로 JP모건이 지분율을 확대하며 해당 우려가 진정된 모습이다. 실제로 유한양행 블록딜 이후 6거래일 간 15% 이상 낮아졌던 회사 주가는 전일 4.86% 상승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 연속 올랐다. 특히 유한양행이 블록딜로 처분한 216만여주 중 100만주 이상을 JP모건 프라임 아이엔씨라 가져가며 힘을 실었다.

유한양행의 지분 매각 자체를 놓고 봐도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다수 바이오벤처에 투자해 온 유한양행은 이번 처분을 통해 이례적인 차익실현 사례를 남겼고, 에이프릴바이오 역시 유한양행과의 공동 연구개발은 여전히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프릴바이오 역시 향후 행보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SAFA 플랫폼을 적용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APB-A1'과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APB-R3'를 각각 덴마크 룬드벡(2021년)과 미국 에보뮨(올해 6월)에 기술수출 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에보뮨 수출 건으로 수령한 계약금 효과에 올 3분기 누적 흑자로 돌아선 회사 실적은 최근 룬드벡의 갑상선안병증(TED) 임상 1b상 환자 투여에 따른 기술료(70억원)까지 더해지며 연간 흑자를 사실상 확정한 상태다.

아직 고정 매출원이 없는 바이오벤처가 상장 2년 여만에 기술수출 만으로 흑자전환 한 이례적 성과다. 특히 비상장사인 에보뮨이 최근 APB-R3를 전면에 내세워 기관투자자들로 부터 1400억원 규모 시리트C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파트너사 자금 조달에도 기여했다. 내년 1분기 예정된 에보뮨 주도 아토피 피부염 임상 2상에 한층 탄력이 기대되는 요소다.

에이프릴바이오 관계자는 "유한양행의 경우 지분 관계만 정리됐을 뿐, 양사 협업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내년 수출 물질의 임상 진입을 통한 추가 기술료 수익도 예정돼 있어 올해 거둔 실적 성과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추진 중인 SAFA 플랫폼의 항체-약물접합체(ADC) 관련 협업 역시 최근 해외 학회 등을 통해 관련 빅파마들의 관심을 확인한 만큼, 내년 초 기술적용을 위한 개념증명(PoC) 데이터가 도출되면 성과 가시화를 위한 작업이 본격화 될 것으로 기대 중이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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