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동훈, 게시판 논란 빨리 정리해야…당내 분열·갈등 안돼”
“변곡점에 선 대한민국…인구 위기·기후 위기, 미래 먹거리 해결에 총력 기울일 때”
(시사저널=이원석 기자)
한동훈 대표와 가족을 둘러싼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촉발된 국민의힘 내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야권의 '김건희 특검' 등의 거센 압박 속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명태균 의혹'까지 겹쳐 집권여당이 사분오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의 5선 중진이자 원내대표 출신인 나경원 의원을 11월27일 만나 여권이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PACT)을 이끌고 있는 나 의원은 최근 인구·기후 위기, 과학기술 대응과 관련해 31인의 국내외 전문가 시각을 담은 총서 시리즈를 출간하기도 했다.

한동훈 대표를 둘러싼 '당원 게시판' 논란으로 당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한 대표에 대해 '사실이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했다.
"논란이 발생하고 나서 저도 꾹꾹 참고 있었다. 그런데 친한(親한동훈)계 핵심 당직자가 '나경원 가족은 안 썼겠느냐'라고 하는 것 아닌가. 제 가족은 매우 상식적인데 이 사태는 굉장히 상식적이지 않다. 당원 게시판에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당대표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누군가 조직적으로, 또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것은 대단히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다. 한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 사실이라면 깔끔하게 인정하고 이유와 해명을 밝힌 뒤에 정리하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상황에 따라 당무감사까지도 필요하다고 보나.
"방법은 얘기하지 않겠다. 그런데 계속 (친한계 쪽에서) 여러 가지 얘기를 한다. '다른 사람의 가족은 안 했겠느냐' '명태균 리스트와 관련된 사람들이 이슈를 피하려 한다'고 하는데, 본질과 다른 얘기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인정하고 얘기하면 다 이해를 해주는데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가면 논란이 계속된다. 이 불필요한 논란들을 빨리 정리하고 당이 민생과 관련해 중요한 이슈들을 하나씩 챙겨가야 한다."
친한계에선 용산이나 친윤(親윤석열)계에서 당대표를 조기에 몰아내려고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우리 당이 맨날 비대위 체제를 하는 것에 대해 저는 굉장히 부정적이다. 대표 임기가 있으니 임기대로 하고, 한 대표는 대권에 도전한다고 하니 그에 맞춰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매번 그 리더십을 흔들어서 바꿔봤자 무슨 득이 있나. 저 역시 한 대표가 잘했으면 좋겠다. 한동안 대통령실과도 충돌이 있다가 요즘 좀 덜하고 대통령실도 바꾸려 하니 대통령 지지율이 나아지고 있는데, 이처럼 우리 안의 분열과 갈등은 도움이 안 된다."
민주당이 주도하고 있는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에서 당내 갈등 속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우리 당이 이탈표가 발생해 김건희 여사 특검을 통과시키면 우리 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 민주당이 이번엔 탄핵하자고 얘기하진 않을 거라고 보는데 저는 김 여사 특검이 곧 탄핵이라고 본다. 문재인 정부 때부터 탈탈 털어서 수사했던 사안이고 결혼도 하기 전의 옛날 얘기다. 특검은 결국 어떻게든 국정 발목을 잡기 위한 일환으로 보이는데 우리 당이 분열하기 시작해 이를 통과시키면 우리 당이 문 닫는 날이 되지 않을까 싶다."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졌던 윤석열 대통령이 11월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 이후로 쇄신 조치를 잘해 나가고 있다고 보나.
"기자회견의 행간을 읽어보면 국민들께서 걱정했던 부분들이나 말씀하시는 부분들을 거의 다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김 여사는 최근에 외교 현장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이 부분과 관련해선 개인적으로 생각이 달라 안타까운 부분이 있는데 어쨌든 그런 행보를 보여주고 있고, 그 밖에도 대통령실과 내각 쇄신도 하겠다고 하니 좀 더 지켜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원내대표 출신이자 집권여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정부·여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나.
"우리끼리 그만 싸워야 한다. 최근의 논란들을 빨리 종식시키고 나아가야 한다. 지금 정말 대한민국이 변곡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인구·기후 등 위기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구조 개혁, 그리고 미래 먹거리의 기반을 어떻게 만들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판사 출신으로서 최근 무죄가 선고된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는 어떻게 봤나.
"차분히 2심을 좀 봐야 할 것 같다. 선뜻 납득이 되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 지난해 구속영장 기각 때는 이 혐의 관련해선 소명이 됐다는 판단도 있었다. 위증한 사람은 처벌을 받고 교사했다는 사람은 처벌을 받지 않는 결과가 나온 건데, 그런 경우가 있지만 판결 이후 나오는 여러 얘기를 보면 납득 가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민주당이 환호작약할 일도 아니라고 본다. 이 건에서 무죄가 나왔다고 해서 다른 혐의들에 면죄부가 주어진 게 아니다. 민주당이야말로 리더십에 대해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이재명 대표 재판에 온 국민이 집중하고 거기 따라 민주당의 대여 투쟁의 방법이나 수위가 달라지고 장외집회가 늘어났다 줄었다 해서야 되겠는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1심에선 피선거권 박탈형에 해당하는 중형(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는데 내후년 차기 대선 전에 확정 판결이 나올까.
"선거법 1심 결과가 나오고 나서 제가 (재판부에) '용기 있는 결정에 대해 고맙다'고 했는데 법원으로선 아주 압박감이 심한 재판이다. 법원 앞에서 시위까지 벌이고 하지 않았나. 법과 원칙에 따라 한다면 대법원 판결이 대선 전에 나올 것인데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우리가 법원에 대해 너무 이렇고 저렇고 얘기하는 것 자체가 법과 원칙의 재판을 방해하는 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인구·기후 위기 등의 어젠다와 관련해 책을 냈다.
"의정·정치 활동의 핵심은 결국 더 나은 대한민국, 더 나은 지구를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주는 것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어떻게 지금의 인구 위기를 극복하고 그러한 인구구조의 변화에 적응을 할 것인가' '기후 위기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어젠다들을 다 모아서 최근 총서 시리즈를 냈다. 지난해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이라는 사단법인을 만들었고, 지금은 국회 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포럼으로도 여야 많은 의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 문제와 관련해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생애주기에 따른 여러 가지 정책이 굉장히 꼼꼼하게 필요한데, 그중 하나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가사·육아도우미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다. 최근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서울시에서 도입했는데 좀 실패한 쪽으로 가고 있다. '하우스헬퍼(가사도우미)'가 아닌 '케어기버(Care giver·돌봄 도우미)' 형식으로 도입되면서 실질적으로 수요자들의 수요에 맞는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또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그대로 적용되면서 고액 소득자들만 이용할 수 있게 됐는데 이 부분과 관련해 외국인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것에 대해 우리가 열어놓고 논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국민 퍼스트(first)'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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