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도 경제 뜨는 中, 지방정부도 ‘하늘 사용료’ 수익화 조짐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11. 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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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소도시, 저고도 경제 30년 독점 경영권 양도
낙찰 기업 정체·사업 범위 불분명해 논란 확산
업계, 영공 사용 시 사용료 낼 수 있다며 우려
지방정부, 향후 영공 활용해 수익 창출할 듯

중국 저고도 경제(유·무인 항공기를 활용한 경제활동)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한 지방정부가 해당 지역의 저고도 경제 경영권을 양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양도 과정이 불투명하고 구체적 사업 범위도 명확치 않다보니 각종 우려가 쏟아지고 있는데, 핵심은 향후 업계가 ‘하늘 사용료’를 내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저고도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그간 국가 소유였던 영공이 지방정부로 넘어가 토지처럼 수익 창출 대상으로 활용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등에 따르면, 중국 동부 산둥성 지난공공자원교역센터는 지난시 핑인현의 ‘저고도 경제 독점 경영권 프로젝트 낙찰 공고’를 26일 게시했다. 공고는 ‘산둥 진위 통용항공 유한공사(이하 진위통항)’가 핑인현 저고도 경제에 대한 30년간의 권리를 9억2400만위안(약 1800억원)에 낙찰받았다고 알렸다. 차이신은 “저고도 경제 독점 경영권 낙찰의 첫 번째 사례”라며 “일부 업계 인사들은 지방정부가 ‘하늘을 팔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중국 저고도 경제 선두주자 이항이 제작한 자율주행 전기 수직 이착륙 비행기(eVOTL) ‘EH216-S’./이윤정 기자

이번 낙찰에 따라 진위통항은 30년간 현내 저고도 경제의 운영 및 유지 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일반 항공 서비스와 조종사 교육 서비스, 도시 유통 및 운송 서비스 등의 사업도 가능하다. 진위항공은 핑안현 재정국이 전액 출자한 국영 기업이다. 특히 설립일이 이달 5일로, 저고도 경제 관련 입찰 계획이 발표된 당일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수의 계약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핑안현 측은 중국 매체들에 “진위통항 외에도 여러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다”라고 했지만, 현재 홈페이지에서 낙찰 공고를 삭제한 상태다.

진위통항이라는 기업의 실체와 입찰 과정이 불투명한 것은 물론 진위통항이 양도받은 권한도 명확치 않다는 점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핑인현이 규모가 큰 도시는 아니지만, 지방정부가 저고도 경제 권리를 기업에 넘긴 첫 사례인 만큼 다른 지방정부들도 비슷한 사업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학자이자 칭후이 싱크탱크 창립자인 쑹칭후이는 증권일보에 “저고도 경제의 성공적 양도는 핑인현의 관련 산업 발전에 강력한 추진력을 불어넣었고, 다른 지역도 배울 수 있는 경험과 모델을 제공했다”며 “저고도 경제의 발전에 따라 더 많은 지역이 이 분야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즉 이번 사례에 따라 향후 지방정부의 저고도 경제 접근 방식이 굳혀질 수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진위통항이 이번 낙찰을 통해 핑인현의 공역 사용권을 구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경우 기업들은 핑인현에서 저고도 경제 활동을 할 때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 있다. 핑인현에는 공항 두 개에 지난시 저고도 산업 시범 기지, 저고도 물류 운영 시범 센터 등이 있어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대형 물류기업 관계자는 “현재는 공역 사용료를 별도로 지불하지 않는다”라면서도 “저고도 경제를 위한 공역 사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기업이 실험할 수 있는 여지가 상대적으로 많다”라고 제일재경에 말했다.

핑인현 정부가 진위통항에 양도한 것은 기반시설 운영권 정도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핑인현 사례가 아니더라도 저고도 경제 발전에 따라 향후 ‘하늘 사용료’를 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8일, 중국 민간항공국은 ‘중화인민공화국 공역 관리 조례(초안)’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공역 사용자는 규정에 따라 관련 공역 사용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톈진 신톈즈싱 항공과학기술유한공사의 창업자 딩위안위안은 “예전에는 국가가 공역을 소유했지만, 이제는 사용권을 지방 정부에 분할해야 하며 많은 지방정부가 그 경계를 시험하고 있다”라고 차이신에 말했다.

실제 중국의 다른 지방정부도 공역 유료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저고도 공영 관리 개혁 추진 및 저고도 경제의 고품질 발전 행동 방안(2024~2027년)’을 내놓은 충칭시가 대표적이다. 베이징, 상하이, 톈진과 함께 중국 4대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시는 이 방안을 통해 공역 가격 책정 및 정산 규칙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중국 저고도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만큼 공역 상용화에 대한 진통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민용항공총국에 따르면, 중국 저고도 경제 시장은 지난해 5000억위안(약 96조2000억원)을 돌파했고, 2025년 1조5000억위안(약 288조7000억원), 2035년 3조5000억위안(약 673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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