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설차량 운행도 위험해 포기…'역대급 눈폭탄'에 마비된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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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이어진 역대급 눈폭탄에 차도, 버스와 지하철도, 시민도 발이 묶이며 경기도 곳곳이 마비됐다.
전날 최대 20㎝를 넘긴 눈발에 이어 이날 아침까지 추가로 내린 폭설이 제설 범위를 넘어버린 탓이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현재 양평, 광주 등 21개 시·군에 24시간 적설량이 20cm 이상 예상되는 곳에 내리는 대설 경보를, 김포, 가평 등 5개 시·군에 24시간 적설량이 5cm 이상 예상되는 곳에 내리는 대설 주의보가 발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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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이어진 역대급 눈폭탄에 차도, 버스와 지하철도, 시민도 발이 묶이며 경기도 곳곳이 마비됐다.
전날 최대 20㎝를 넘긴 눈발에 이어 이날 아침까지 추가로 내린 폭설이 제설 범위를 넘어버린 탓이다.
28일 오전 6시30분께 수원특례시 권선구 오목천동 일대. 골목마다 주차 된 차량 십수대가 땅에 얼어붙어 움직이지 않고 그르렁 거리는 엔진 소리만 내고 있었다.
버스 역시 도로 위에 멈췄다. 쌓인 눈으로 인해 바퀴가 헛돌아 중단한 것. 운전기사는 버스에서 내려 하염없이 도로와 버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승객들은 운전기사의 운행 중단 선언에 인근 지하철역으로 이동했지만 이미 역사는 출근길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지하철역에서 만난 유지수씨(33·여)는 “눈이 너무 쌓여 택시, 버스도 운행을 하지 않아 지하철을 택했다”며 “평소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10분 걸렸는데 오늘은 땅이 얼어 30분을 걸어왔다 출근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7시께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 일대 도로에서도 차량 3~4대가 움직이지 못해 극심한 정체를 초래했다. 유류 트럭은 눈길에 미끄러져 가드레일에 부딪혀 있었으며 트럭 운전사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전화를 걸며 바퀴를 살펴보고 있었다. 도로 곳곳엔 눈에 파묻힌 차량을 빼기 안간힘을 쓰며 밀고 있었다.
비슷한 시각 광주시 신현동도 마찬가지. 도로 한 쪽에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과 도보로 출근하려는 사람들이 뒤섞였다. 멈춘 차량으로 인해 도로가 막히자 사람들이 차량을 밀어도 봤지만 밤새 얼어붙은 눈으로 꿈쩍도 하지 않자 차량을 둔 채 도보를 택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도로 제설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통상 지자체는 폭설이 예고되면 민간 운수업체에 사전 제설 작업을 요청하는데, 제설 차량조차 운행이 위험하다고 판단, 작업 불가 입장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제설작업에 투입되는 차량도 눈으로 움직이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제설을 하지 못하는 곳이 있다”며 “차량을 몰 수도 없는데, 눈도 계속 내려 제설작업이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밤새 내린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공장, 지하주차장 출입로, 시장 등의 지붕이 붕괴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1시30분께 의왕시 부곡동 도깨비시장의 천장이 눈 무게로 주저앉아 시장 앞뒤로 통행이 막혔다.
용인특례시 백암면의 한 단독주택 앞에선 제설작업을 하던 60대 남성이 눈이 쌓인 나무에 넘어지며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오전 7시께 기흥구, 처인구의 일대가 정전돼 주민들이 고립되기도 했다.
시흥시 장곡동에선 지하주차장 출입구 지붕이 붕괴됐으며 오산시 원동에선 모텔 간판이 무너져 사람이 깔리기도 했다. 또한 안산시 단원구의 공장에선 천막 건축물이 무너져 50대 남성의 양쪽 다리가 깔렸고, 광명시 노온사동에선 창고 지붕이 내려앉아 60대 남성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폭설 관련 소방활동 상황은 총 261건이며 투입된 소방인력은 1천119명이다. 112 신고 전날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1천485건을 기록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27일 오후 10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경기도가 폭설 때문에 비상 대응 3단계를 가동한 것은 12년만이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기준 현재 양평, 광주 등 21개 시·군에 24시간 적설량이 20cm 이상 예상되는 곳에 내리는 대설 경보를, 김포, 가평 등 5개 시·군에 24시간 적설량이 5cm 이상 예상되는 곳에 내리는 대설 주의보가 발효됐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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