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백미당, 남양유업 새 동력 될까
브랜드 경쟁력 강화해 사업 본격 확장
선제적으로 매장 리뉴얼·신메뉴 출시
남양유업이 아이스크림·커피 브랜드 '백미당'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백미당을 올해 안에 별도법인으로 분리하고 독립적으로 키우기로 하면서다. 백미당이 독립법인이 되면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 남양유업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일한 성공작
남양유업은 지난 10월 백미당 사업을 백미당아이앤씨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남양유업은 백미당을 현물출자하고 백미당아이앤씨의 신주를 받게 된다. 백미당아이앤씨는 백미당 독립을 위해 남양유업이 지난 9월 설립한 신설법인이다. 남양유업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이 절차는 오는 12월 31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지배회사인 남양유업은 주력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종속회사인 백미당아이앤씨는 음식사업을 독자적으로 운영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백미당은 남양유업이 올해 들어 외식사업을 정리하는 가운데에서도 유일하게 살아남은 브랜드다. 이번에 독립법인으로 분사시키기로 한 것은 그만큼 백미당의 성장세에 대한 남양유업의 기대가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남양유업의 외식업 역사는 30년에 이른다. 남양유업의 첫 외식업은 1995년 론칭한 피자 전문점 브랜드 '피자피아띠'였다. 유가공업체의 이점을 살려 피자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시작했으나 매장 수를 크게 늘리지 못하면서 사업을 접었다. 2001년에는 자사 유제품을 사용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 사업을 시작하고 주요 백화점 등에 매장을 냈다. 하지만 이 역시 10여 개의 매장을 내는 데 그치면서 사업을 크게 확장하지는 못했다.
최근에도 2017년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 2018년 철판 요리 전문점 '철그릴'과 코스 요리 전문점 '철화', 2022년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스테쏘' 등으로 외식업의 문을 두드렸지만 모두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오너였던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과 그의 가족들이 외식업에 대한 애착이 깊어 실적이 나지 않는데도 꾸준히 도전장을 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2014년 론칭한 백미당은 다른 브랜드들과 달리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이 직접 관리하는 유기농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면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 했다. 한때 매장 수가 70여 개에 달할 정도였다.
사업 다각화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를 새 주인으로 맞은 후 백미당을 제외한 외식사업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연내 모든 매장이 철수하거나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다만 백미당은 본격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론칭 10년 만에 대대적인 리뉴얼에 착수했다. 최근 백미당 타임스퀘어점을 시작으로 백미당 본점, 강남358점, 삼청점 등 전국 백미당 매장 전체를 연내에 리뉴얼 할 계획이다. BI를 새롭게 교체하고 이를 매장 인테리어와 부자재에 적용해 통일된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수익성이 높은 점포를 중심으로 매장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외식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효율이 낮은 매장들을 임대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철수했다. 이에 따라 현재 매장 수는 56개로 줄어든 상황이다. 앞으로 상권 분석을 통해 수익성에 중점에 두고 신규 출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백미당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이을 새로운 시그니처 메뉴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음료 신제품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유기농 우유를 활용한 '얼그레이 밀크티'를 새롭게 출시했고 향후에도 유기농 우유와 제철 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루이보스, 캐모마일, 페퍼민트 등을 활용한 차 메뉴도 강화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베이커리 제품군도 대거 늘리고 있다. 백미당은 기존에 아이스크림으로 만든 모나카를 판매해왔는데, 최근 커피 전문점이 베이커리에 집중하는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빵 제품을 출시했다.
백미당의 성공은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도 필요한 부분이다. 추후 엑시트를 위해서는 남양유업의 실적 개선이 필요하지만 본업인 유가공업이 저출생과 수입산 멸균유, 대체유의 성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229억원으로 전년 동기(280억원)보다 줄면서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다. 3분기에는 5억원의 영업이익까지 기록하며 20분기만에 흑자 전환도 했다. 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72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줄었다. 남양유업은 2020년 매출액 1조원 선이 무너진 이후 계속 매출액이 9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백미당의 자체적인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다"며 "매장 리뉴얼과 고객 선호도, 트렌드에 맞춘 메뉴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혜인 (hi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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