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보다 2% 앞서게 해주이소" 명태균…여론조사업계 "참담"

정철운 기자 2024. 11. 28.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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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럽 등 한국조사협회 "전체 매도 경계...회원사와 관련 없어"
언론 향해 "ARS 여론조사는 보도·논평도 하지 말아야" 맞나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JTBC 보도화면 갈무리.

“윤석열이를 좀 올려 갖고 홍준표보다 한 2% 앞서게 해주이소.” (명태균) “알겠습니다.” (강혜경) 명태균씨로 인해 여론조사업체의 여론조작 논란이 확산되자 한국갤럽 한국리서치 칸타코리아 마크로밀엠브레인 등 35개 회원사를 보유한 한국조사협회가 지난 26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여론조사 조작 논란에 대해 참담함을 느끼며, 문제 있는 여론조사 업체로 인해 전체가 매도되는 상황을 경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RS 여론조사는 기획도, 보도도, 논평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조사협회는 입장문에서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된 조사회사는 한국조사협회 회원사와 관련이 없는 업체”라면서 “한국조사협회 회원사 중 선거 여론조사를 시행하는 조사회사는 모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되어 있고, 여론조사 전후로 검증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논란이 되는 대상은 모두 ARS를 이용한 조사로 △공직선거법 선관위 신고 예외 규정을 이용해 △특정 정치성향 전화 DB 활용 △표본 조작 및 가중값 부여 왜곡 등을 통해 여론조사 결과를 의도한 대로 만들어서 활용했다”고 밝힌 뒤 “협회는 ARS 조사 수행을 금지했고, ARS를 시행한 몇몇 회사를 제명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조사협회는 여론조작 논란 방지를 위해 “과학으로서 요건을 갖춘 여론조사와 그렇지 않은 여론조사를 선별해 보도·논평해달라”고 언론에 요구하며 “ARS 여론조사는 기획도, 보도도, 논평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심위를 향해서도 “최소한 공표용 선거여론조사에서는 ARS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여론과 정치과정을 왜곡할 수 있는 여론조사는 기획도, 시행도 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는데, 맥락상 ARS 조사를 겨냥한 대목이다. 사실상 ARS만 사라지면 '명태균식 여론조작'도 사라진다는 논리다.

앞서 한국조사협회는 지난해 10월 ARS 여론조사를 폐지하고 사람이 진행하는 전화 면접조사만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리얼미터나 리서치뷰 등 ARS 중심 조사업체를 겨냥한 선언이기도 했다. 이에 ARS 기반 여론조사기관 18곳이 속한 한국정치조사협회는 언론을 통해 “미국 갤럽이나 유럽의 여론조사 기관도 ARS방식 여론조사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전화 면접 방식은 ARS보다 4배 가량 비용이 더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최근 몇 년 사이 정당의 자체 선거 여론조사에서 ARS가 주류가 되었다. 안심번호가 등장했기 때문”이라며 “ARS가 상대적으로 조사의 정교함이 떨어질 순 있지만 전화 면접조사도 완벽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사협회 주장이 실제로는 이해관계에 기반한 주장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Gettyimagesbank.

무엇보다 ARS는 '명태균발' 여론조작 사건의 본질이라고 보기 어렵다. 여론조사에서는 질문 순서, 질문 내용, 조사 시기, 조사 표본의 대표성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전화 면접조사를 하면 여론조작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은 여론조사가 완벽하지 않다는 당연한 전제를 받아들이고, 사회적으로 여론조사 공화국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후보 여론조사가 사실상 대선 구도 프레임까지 만들고 있을 만큼 그 결과를 맹신하는 분위기가 있고, 언론이 이를 경쟁적으로 보도하다가 선거 이후 실제 민심과 달랐을 경우 '무용론'을 꺼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한편 지난 25일 더불어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 발표에 따르면 명태균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가 2021년 5월부터 2022년 1월까지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14차례의 자체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그중 최소 8차례가 조작된 여론조사로 밝혀졌다. 모두 실제 응답자를 부풀렸고, 1위인 홍준표 후보와 2위인 윤석열 후보의 결과가 뒤바뀌는 조사까지 발견됐다는 설명이다. 미래한국연구소는 오염된 표본을 활용한 여론조사 등으로 8차례의 법적제재를 받은 업체로 알려졌다.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은 “2021년 10월 미래한국연구소 여론조사는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밖의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그 시기 리얼미터와 KSOI 등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에서 두 후보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거나 이재명 후보가 이기는 결과”였다고 했으며 “일반적으로 무선 RDD(무작위 전화 추출) 여론조사는 3~3.5% 이내의 응답률을 보이는데 유독 미래한국연구소에가 진행한 무선 RDD 여론조사는 4.5% 정도의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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