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57곳 ‘수장 공백’… “국정과제 추진할 팔-다리 멈춘 셈”
강원랜드 등 24곳 6개월 이상 공석… 내년 1분기 38곳 추가 임기 만료
국정 지지율 하락속 지원자도 적어… 사업 지연-업무 혼선등 부작용 속출
“공백 길어지면 정책 표류 우려” 지적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강원랜드의 기관장 공백은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말 이삼걸 전 사장이 임기 만료를 4개월 앞두고 사퇴한 뒤 벌써 11개월째 후임 사장 선임이 미뤄지고 있다. 올해 8월 뒤늦게 관련 절차 진행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구성됐는데 아직 후보자 공개모집 공고조차 게시되지 않았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후임 사장 공모와 관련해 구체적인 시기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 기관장 공백 공공기관 57곳, “지원자도 끊겼다”

기관장 공백이 6개월 이상으로 장기화된 공공기관도 24곳으로 집계됐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벌써 1년 3개월째 새로운 관장을 찾지 못하고 있고 국가평생교육진흥원도 기관장 공백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기관장 공백을 겪는 공공기관은 올해 7월 81곳에서 4개월이 지난 현재 57곳으로 24곳 감소했다. 하지만 내년 1분기(1∼3월)까지 기관장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공공기관이 38곳이나 되는 탓에 기관장 공백 사태는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후임 사장 공모에 임추위 추천까지 수개월 전 완료됐음에도 주무 부처로부터 진행 상황을 전달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공기관장의 공백 현상은 대통령실 등 정권 차원의 인사 결정이 늦어지고, 한편으로는 정권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기관장 지원자를 찾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 정부가 임기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들이 공공기관으로의 이동을 꺼리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A공공기관은 3개월 전 진행된 신임 기관장 후보자 공모에 주무 부처 출신 공무원이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해당 부처 관계자는 “공공기관장 중 연봉이 나쁘지 않아 주로 실장급 공무원이 기관장으로 가는 곳인데 실장급뿐 아니라 국장급 중에서도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관장 임기 3년이 끝난 뒤 다음 행선지도 중요한데, (국정 지지율이 낮은) 현 상황에서 중앙부처를 떠나는 결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업무 비효율에 내부 혼란도 커져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기관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통령실과 소관 정부 부처가 기관장 인사에 대한 결단을 빨리 내려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몸통인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복지부동하는 상황에서 팔다리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까지 리더십 부재가 길어지면 국가 정책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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