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먹는 쌀 들어봤나요”…남아도는 ‘산더米’ 관리하느라 3조 쓴다는데
공공비축·수입쌀 관리·격리 등
쌀 매입·관리 예산 3년간 8조
쌀 소비 20년새 30% 줄었는데
공공비축량 아직 2008년 수준
정부 믿고 쌀 생산 늘리는 농가
초과생산 구조 전면 개혁해야
![19일 충남 예산군 공공비축창고에 정부가 수매한 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이지안 기자]](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11/27/mk/20241127225707013xlqa.jpg)
창고를 가득 채울 경우 한 달 관리비만 500만원이 든다. 정부는 이들이 속한 지자체와 보관 계약을 맺고 임차료를 창고주에 지급한다. 창고 관계자는 “충남 관내에 농심, CJ 등 쌀 가공업체가 많아 그나마 이 지역은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는 편이지만 공공비축창고마다 쌀이 넘쳐난다”고 설명했다.
전국에 이같은 공공비축창고는 3436개소에 달한다. 올해 말 비축 예정 물량을 포함하면 총 보관 능력(321만 3000t)의 67.5%가 채워질 전망이다.
쌀 소비량은 뚝뚝 떨어지는데 매년 쌀은 초과 생산되다보니 전국 창고에 쌓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정부는 쌀을 사들이고 관리하는데 천문학적인 재정을 쏟아붓고 있다. 올 한해만 최소 3조 1858억원이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당초 올해 양곡 매입·관리비로 2조 7460억원을 책정했다. 공공비축쌀 뿐 아니라 수입쌀을 구매하고 관리하는 데 사용되는 비용이다.
쌀값 하락을 막기 위해 시장에서 격리하는 쌀 비용은 별도다. 올해 정부는 구곡(지난해 생산된 쌀) 20만t을 시장격리하는 데 4398억원을 투입했다. 올해 생산된 신곡 20만t도 격리 예정이어서 추가 비용이 투입된다. 통상 신곡은 구곡보다 1.2~1.5배 비싸기 때문에 최소 5277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쌀의 과잉 생산은 구조적 문제”라며 “재배가 제일 편하기도 하고 ‘정부가 어떻게든 사주겠지’라는 생각에 덮어놓고 생산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쌀 소비량에 맞춰 비축량을 조정하기 위해 2005년부터 도입된 공공비축제도 역시 유명무실이다. 2016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공공비축제도 운영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는 “제도 도입 당시 비축물량은 국제기구인 FAO(유엔식량농업기구)의 권고를 참고해 소비량과 연계되도록 설정했으나 (매년 비축 물량은) 쌀 소비량 감소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2008년 이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공공비축량 45만t은 2008년 비축물량인 40만t보다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제도 도입 당시인 2005년 80.7kg에 비해 30.1% 감소했다. 소비량은 급감하고 있으나 공공비축량은 조정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 격리되는 쌀 규모도 공공비축 규모와 맞먹는다. 정부는 지난해 32만 4000t의 쌀을 격리했는데 같은해 공공비축 쌀 규모는 40만t이다.
쌀 소비량 감소 추세에 맞춰 공공비축 제도와 격리 정책의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쌀 산업은 기형적 구조”라고 “시장논리에 따라 적정량이 생산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와 동떨어져 과도하게 생산되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1인당 쌀 소비량이 20년 전보다 32% 감소하는 반면, 같은 기간 쌀 생산량 감소는 16%에 그쳤다. 쌀 감산량이 소비가 줄어드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남는 쌀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수매하는 부담으로 이어진다.
김 교수는 “국가 재정으로 계속해 남는 쌀을 구매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라며 “쌀 생산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쌀 수급 안정화라는 명분 아래 단순히 쌀값을 지지하기 위해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구조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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