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정치적 올바름보다 아름다운 ‘문화적 올바름’
최근 우리나라 대통령의 골프 연습이 논란이 되었다. 우리 대통령실은 미국 대통령과의 골프 외교를 위한 준비였다는 황당한 설명에 헛웃음이 나왔다. 골프를 좋아한다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4년 만에 다시 재집권에 성공했다. 그의 당선에 관해 여러 분석이 있지만 PC(Political Correctness·정치적 올바름)주의를 비판하는 계층의 전폭적인 지지가 트럼프의 당선에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이 눈에 띄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정치적 올바름과 문화계의 변화에 대해 논의가 뜨거워질 거로 전망한다. 디즈니 영화에서 흑인 인어공주가 퇴출당할 수도 있다는 과장과 함께.
‘정치적 올바름’이란 인종 민족 언어 종교 성 약자 차별 등의 편견을 버리자는 주장이며 특히 다민족국가인 미국 등에서 정치적인 관점에서 차별과 편견을 없애는 것이 올바르다고 하는 의미에서 사용됐다고 한다. 이 용어는 역사적으로 진보와 보수 간의 정치적인 이익에 따라 과도하게 사용되기도 하고 때론 경멸과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며 누군가에게는 순수한 신념의 용어이기도 하다. 지금 다시 정치적 올바름이 화두가 되어 전 세계 문화계에서 논쟁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표현의 자유와 대립하는 현실의 문제들을 우리가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를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은 침묵해야만 했던 표현의 자유를 갈망하는 개인들의 표심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정치적 올바름이란 차별에 대항하는 선한 의지의 표현으로서 누군가 그 어느 개인에게도 상처를 주지 말자는 주장이라고 생각한다. 정치 행위가 집단과 국가의 전체적인 행위이지만 그 행위의 올바름은 개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치적 올바름이 전 세계 문화계에서 격하게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을 들으며 우리 주변의 문화계에서 일어난 올바르지 않은 일들이 먼저 떠오른다. 우리는 문화적으로 올바른가.
올해 필자는 두 건의 전시를 만나면서 차별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정치적 올바름으로부터 문화적 올바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두 건의 전시 모두 전시할 장소를 구하지 못해 낙담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다행히도 지역의 한 사립미술관과 연락이 닿아 두 전시는 성황리에 개최될 수 있었다.
하나는 부산여성지원센터 ‘꿈아리’에서 진행한 기획전시였다. ‘나를 만나는 글쓰기’ 장노년 여성의 심리적 피해회복 및 자아통합감 향상을 위한 글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 단체는 프로젝트의 결과물인 글과 그림을 전시했다. 참여 작가들은 생애 처음 전시회를 열면서 완벽하진 않지만, 열심히 준비한 작품을 설치하고 관람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서로 축하하는 전시회를 멋지게 만들었다. 전시를 잘 마쳤지만, 단체의 실무자는 이전에 대관을 거절당한 어려움이 상처가 되었다.
다른 하나는 발달장애가 있는 청소년 화가의 첫 개인전이었다. 아이의 재능은 작품의 포트폴리오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고 전시회를 열어 주고 싶은 아이의 엄마는 전시장을 여기저기 문의하면서 낙담했다고 한다. 전시장 대관이 확정되었을 때 청소년 화가도, 그리고 엄마도 무척이나 감격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사랑 세포 가득’이라는 발달장애 청소년 화가의 첫 개인 전시회는 전시 제목처럼 사랑으로 가득했다. 비슷한 불편함을 갖고 있는 가정의 아름다운 협력이 돋보였고 서로 격려하고 축하하는 진심이 가득한 사랑이 전시 기간 내내 전시장에 감돌았다.
유아 및 어린이 미술작품 전시회, 미술동호회 작품 발표회 등 전시회를 개최함에 있어서 인종 민족 언어 종교 성 약자 차별 등의 편견은 없어야 한다. 천상에 있을 것 같던 예술이 지상으로 내려와 일상이 예술인 동시대를 살면서 우리는 그 어떤 편견과 차별도 없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개인에게 상처가 되는 문화행정의 부끄러운 행태를 직접 확인하면서 나는 과연 편견과 차별의 모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반성한다.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 차별금지법 등의 강력한 정치적 행위로 노력하기보단 문화적으로 올바름을 먼저 실천하면 좋겠다. 문화적 올바름, 정치적 올바름보다 아름다운 용어 아닌가.
김미희 올아트22C 문화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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