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부담 덜겠다" 무료화공약…잘 지켜지고 있나 점검해 보니
[앵커]
집권 여당에서는 한국 경제가 '슈퍼 스타'라고 자화자찬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오늘(27일) 날씨만큼이나 춥고 또 스산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정부 지원이라도 절실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는데, 뉴스룸이 지난 대선 때 여당이 쏟아냈던 각종 지원 공약을 살펴 보니 전혀 또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거나 대놓고 번복돼 버린 것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먼저 김휘란 기자입니다.
[김휘란 기자]
윤석열표 복지 공약의 핵심은 맞춤형 약자 복지였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을 위해 임차인, 건물주, 정부가 1/3씩 임대료를 나눠 내자는 '임대료 나눔제'도 있었습니다.
건물주가 임대료를 1/3만 받으면 코로나19 종식 뒤 정부가 100% 세액공제로 전액 손실보전을 해주겠단 공약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공약 파기를 선언했습니다.
[이영/당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022년 5월) : 임대료 나눔제 같은 경우는 개인의 재산권에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가 강제화할 수는 없고요.]
[이동주/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2022년 5월) : 아니, 잠깐만요. 그러면 후보님 발언하고 장관님 발언하고 다른 거…]
참전유공자의 위탁병원 진료비를 받지 않겠다는 공약도 했습니다.
실제 지난해 국가보훈부는 무료진료가 가능해졌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발표였습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 : 잘못된 거라고 수정 조치하겠다고… (제목이) 무료라고 나간 건 잘 몰랐네요.]
보훈부는 JTBC와 통화 직후 '무료'라는 글자를 삭제했습니다.
[원희룡/당시 윤석열 캠프 정책본부장 (2022년 2월) : 저소득층 독거노인들을 위해 장수 사진 촬영을 도와드리는 건 어떨까요? {오케이. 빠르게 가!}]
장수사진 무료촬영 공약은 몇몇 지자체에서 시행 중이지만 국비가 투입된 경우는 없습니다.
[대전 동구청 관계자 : 국비나 시비 예산 들어가는 건 하나도 없고요. 보통 지역단체나 봉사단체 후원으로…]
남성 HPV, 어르신 대상포진 백신 무료화 공약도 주목받았지만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선 빠졌습니다.
오히려 국회 복지위에서 공약을 지키라며 넣었습니다.
[서영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지난 20대 대선 때 여야 모두 공약했던 사안입니다. 이게 말로만 하겠다는 건지…]
다만 에너지빈곤층에 매년 2,500킬로와트 전력을 무상지원하는 공약은 에너지바우처 형태로 진행중입니다.
지난해 1900여억원, 올해 6800여억의 예산이 편성된 상태입니다.
청년에게 노동법률 무료상담 약속은 임기 중 관련 예산이 4배 증액됐습니다.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에서 국민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여러 맞춤형 공약도 내놨었습니다. 경제적 약자를 위한 제도 개선부터 생활밀착형 무료화까지 다양했는데요. JTBC가 점검을 해보니 이것 역시 대부분 잘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어서 김안수 기자입니다.
[김안수 기자]
윤석열 캠프는 대선 직전 '석열씨의 심쿵약속'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와 경기불황으로 힘든 서민들을 위한 생활밀착형 공약들이었습니다.
'전면 무료화'를 내세운 공약도 3개나 내놨습니다.
특히 "퇴직자의 새로운 인생설계를 응원하겠다" 며 5000만원 이하의 퇴직금에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겠단 공약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득세 폐지는 부담 완화로 바뀌었습니다.
기재부는 소득세를 완전히 면제하는 대신 퇴직소득 공제액을 높여 소득세를 낮춰주는 개편안을 내놨고 지난해부터 시행 중입니다.
온라인 등기부등본 무료화도 인기를 얻은 공약이었습니다.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부동산이 폭등"했다며 "등기부등본 무료화로 국민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공인중개사 : 하루에 10건 이상, 20건 이상 볼 때도 있죠. (하루에) 1만원 이상 낼 때가 거의 있죠.]
하지만 여전히 열람과 발급 모두 수수료가 부과됩니다.
지난해 법원이 챙긴 액수는 732억여원에 달합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 : {열람, 발급을 무료화하겠다고 했는데.} 예, 아직 구체화된 건 없고요.]
취업 할 때마다 내야 하는 건강진단결과서, 이 보건증도 발급비용을 무료화 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여전히 보건소에선 3천원, 일반병원에선 3만원의 비용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 이달 들어 돌연 지자체가 알아서 시행하라며 자율로 바꿨습니다.
오락가락하는 공약에 서민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김준택 / 영상편집 최다희 배송희 / 영상디자인 조승우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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