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경원 우세’에서 오세훈과 ‘접전’으로…조작 정황
[앵커]
명태균 씨는 여러 선거에서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뿐 아니라, 특정 정치인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KBS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명 씨 측이 진행한 여론조사 원본 자료를 확인했더니 뚜렷한 조작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이형관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한창이던 2021년 2월 23일.
미래한국연구소의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응답 완료자는 1,366명, 그런데 실제 원본 자료에는 10개 질문에 모두 응답한 인원은 688명입니다.
최종 보고서가 실제 응답자 수를 두 배 가까이 부풀린 건데, 특히 20대에서 40대 조사 결과가 의심스럽습니다.
'서울 용산구' 등에 사는 '30대 여성'으로 표시된 응답자에게 직접 전화했더니, '부산'에 사는 '40대 남성'이었습니다.
[당시 여론조사 응답자/음성변조 : "서울 거주? 안 했는데요. 제가 부산에 있었는데? (여론 조사 전화) 잘 안 받죠."]
'가상 양자 대결' 결과도 달라졌습니다.
원본 자료엔 나경원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6.7%p 차로 앞섰는데, 최종 보고서에선 오차 범위 안으로 좁혀졌습니다.
'나 후보 우세'에서 '접전'으로 바뀐 겁니다.
이 여론조사가 이뤄진 날, 오세훈 서울시장 지인 김 모 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측에 7백만 원을 보냈습니다.
[김정기/창원대 행정학과 명예교수 : "(비공표 여론조사가 당내에서) 암암리에 돌아다닐 수 있겠죠. '우리 후보하고 막상막하다', 이런 식으로 거짓 여론전을 펼 수도 있겠죠."]
당내 경선에서 이긴 오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여론조사도 의심스럽습니다.
원본 자료 응답자 수 963명은 보고서에서 1,771명으로 부풀려졌습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와 관련해 미래한국연구소가 진행한 비공표 여론조사는 13건, 적어도 6건에서 조작 정황이 확인됩니다.
오세훈 시장은 명 씨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합니다.
[오세훈/서울시장/어제 : "(오히려) 의문을 가질 정도로 저로서는 정말,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2019년 이후 대표성 없는 표본으로 비공표 여론조사를 했다가, 세 차례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KBS 뉴스 이형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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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관 기자 (par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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