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롯데케미칼 회사채 담보로 그룹 상징 ‘롯데월드타워’ 내놓는다

남지원 기자 2024. 11. 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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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물산 제공

롯데그룹이 그룹 핵심 자산이자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롯데케미칼 회사채에 대한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 롯데케미칼 회사채 문제로 그룹 전체의 재무상태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자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보강을 목적으로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이자 그룹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한다고 27일 밝혔다. 롯데물산이 소유하고 있는 롯데월드타워는 건축비만 4조5000억원이 투입됐고 현재 가치만 6조원 이상에 달하는 건물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지난 21일 일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 재무특약을 미준수해 기한이익상실(EOD) 원인 사유가 발생했다.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회사채 2조2920억원어치 중 2조450원어치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회사채에는 원리금 지급이 완료되기 전까지 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롯데케미칼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5배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는데, 지난 3분기 기준으로 4.3배에 그쳐 조건을 이행하지 못했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면 채권자는 만기일 전에 빌려준 돈을 회수할 권리가 생긴다. 롯데케미칼은 이 특약사항이 발행회사의 상환능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사채권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특약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롯데그룹이 그룹의 상징에 가까운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내놓은 것은 최근 유동성 위기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만큼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이슈를 조기에 정리하지 않으면 시장 신뢰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담보 제공을 통해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고 롯데케미칼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시중은행 보증으로 롯데케미칼 회사채의 신용도가 높아져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10월 기준으로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유동성이 보유예금 2조원 등 총 4조원에 달한다고도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총 자산은 139조원이고 보유 주식은 37조5000억원, 그룹 전체 부동산 가치는 56조원, 즉시 활용 가능한 가용 예금은 15조4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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