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에 점 찍고 나타나 반등 성공' 킹험처럼...'키움서 새출발' 카디네스도 코리안드림 이룰까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카데나스'가 아니라 '카디네스'다. 푸른색이 아닌 버건디 유니폼을 입게 된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27)가 올해 이루지 못했던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있을까.
키움은 26일 "2025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지난 시즌까지 함께한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외국인 타자 로니 도슨과는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새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와 카디네스,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를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로스터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구성해 내년 시즌을 준비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2022년 이후 3시즌 만에 KBO리그 복귀를 알린 푸이그만큼이나 카디네스의 계약 소식도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불과 3달 전까지 KBO리그에서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인 총액 100만 달러를 채워서 데이비드 맥키넌을 영입했다. 투고타저인 일본 프로야구(NPB)서 한 시즌 15홈런을 기록한 맥키넌이 팀의 중심타선에 무게감을 더해줄 것이라 기대했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72경기서 타율 0.294(272타수 80안타)로 정확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4홈런 36타점 장타율 0.386로 '파워'가 부족했다.
장타에 목말랐던 삼성은 후반기를 앞두고 맥키넌의 대체 선수로 카디네스와 총액 47만 7,000달러(약 6억 7천만 원)의 계약을 맺었다. 삼성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75경기 20홈런을 기록한 카디네스의 거포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KBO리그 입성 초반 카디네스의 활약은 훌륭했다. 롯데 자이언츠와 3연전(7월 19일~21일)에서 타율 0.400(15타수 6안타) 2홈런 5타점으로 폭발했다.
무엇보다 장타력이 탁월했다. 카디네스는 3경기서 2루타 2개, 홈런 2개를 터트렸다. 비거리 140m 초대형 홈런으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고,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을 기록하는 등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7월 2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멀티 히트(4타수 2안타)를 기록하는 등 한국 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카디네스의 '코리안 드림'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7월 26일 KT 위즈전에서 첫 타석에 헛스윙을 한 뒤 허리에 통증을 느껴 교체된 카디네스는 이후 열흘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던 카디네스는 8월 6일 한화전에 대타로 출전해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수비에서 다소 아쉬운 플레이를 펼친 그는 교체로 물러나 경기를 마쳤다.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새로운 외국인 타자를 8월 15일까지 등록해야 했던 삼성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았다. 결국 카디네스를 방출하고 좌타 거포 1루수 자원인 르윈 디아즈를 영입했다. 카디네스는 삼성에서 단 7경기를 뛰며 타율 0.333(24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OPS 1.027의 성적을 남기고 KBO리그를 떠났다.
이후 카디네스는 정규시즌이 끝나기 전인 9월 말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된 키움과 한화의 SNS를 팔로우해 화제가 됐다. 두 팀 모두 외국인 타자 교체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에 카디네스의 KBO리그 복귀 가능성이 잠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2개월의 시간이 지나 카디네스는 결국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키움 구단은 "영입 과정에서 카디네스의 옆구리 부상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확인했고, 두 차례 화상 면담을 진행해 선수의 성향과 야구를 대하는 자세, 성실성, 책임감 등을 꼼꼼히 살폈다"고 밝혔다. 이어 "카디네스는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 주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고, 건강한 몸으로 KBO리그 팬들에게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키움은 팀 홈런 최하위(104개)에 머물며 장타력 갈증을 느껴야 했다. 특히 우타자 홈런 수는 26개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김휘집이 키움에서 친 5개의 홈런을 포함한 것이었다. 우타자 팀 홈런 9위인 LG 트윈스(62개)와도 무려 36개나 차이가 났다. 키움은 "장타력을 갖춘 푸이그와 카디네스의 합류로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국내 타자들과 시너지를 낸다면 내년 시즌 더욱 강력한 공격 야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두 선수의 장타력과 타점 생산 능력이 팀 타선에 큰 보탬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을 우타 거포로 뽑은 배경을 설명했다.
카디네스가 부상 전까지 펼쳤던 활약을 내년에도 보여준다면 키움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다. 7경기뿐이었지만 8개의 안타 중 절반인 4개를 장타(2홈런, 2루타 2개)로 장식할 정도로 화끈한 불방망이를 뽐냈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한 시즌 20홈런 이상을 3차례나 기록하는 등 통산 554경기 99홈런으로 파워만큼은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카디네스의 KBO리그 재도전을 보면 비슷한 경험을 했던 선수가 떠오른다. 바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한화에서 뛰었던 투수 닉 킹험이다.
2020시즌을 앞두고 SK와 총액 9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킹험(당시 등록명 킹엄)은 데뷔 2경기 만에 2패 평균자책점 6.75의 초라한 기록을 남기고 팔꿈치 부상으로 짐을 싸게 됐다. 1년 뒤 킹험은 한화와 1년 55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KBO리그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등록명을 '킹엄'에서 '킹험'으로 바꾼 그를 보고 팬들은 '점 찍고 다시 나타났다'며 기대 반 우려 반의 목소리를 냈다.
2021시즌 킹험은 25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점 3.19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KBO리그 첫해(2020년) 실패를 만회했다. 시즌 막판에는 아내의 첫 아이 임신 소식까지 전해져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재기에 성공한 킹험은 총액 9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고, 2022년 3월 한국에서 득남하는 등 기쁜 일이 이어졌다. '코리안 드림'에 성공하는 듯했던 킹험은 아쉽게도 한화에서 2번째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지 못했다. 3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2.76의 성적을 남기고 그해 6월 부상으로 방출됐다.
부상으로 실패한 첫 시즌, 등록명을 바꾸고 새로운 팀에서 새롭게 도전한다는 점에서 카디네스는 킹험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KBO리그에서 뛰는 기간 아내가 출산하게 된다는 점도 똑같다. 카디네스는 지난 9월 자신의 SNS에 초음파 사진을 올리며 내년 4월 2세가 태어난다고 알렸다. 점 찍고 나타나 부활에 성공했던 킹험처럼 카디네스도 2번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명예회복에 성공해 '코리안 드림'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OSEN, 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 히어로즈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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