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추위에도 열기 후끈…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 첫날

최영지 2024. 11. 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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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입주 시작…입주지원센터 북새통 이뤄
조합원·청약당첨자 등 입주…신혼부부 첫날 이사
이삿짐·입주청소 업체도 분주
입주장 효과는 글쎄…"실거주 선호·대출규제 영향"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이 동네에서 계속 무주택자로 살면서 지난 10년간 청약 신청 7~8번 도전 끝에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까지 하게 돼 감회가 새로워요. 직주 근접인 데다 아이들 학교도 가까워서 오래오래 여기서 살 겁니다.”

27일 둔촌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지원센터에서 주민들이 안내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최영지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 입주 시작…“우여곡절 끝 이사”

27일 오전 서울 강동구 둔촌동 소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를 앞두고 최은진(37)·김남인(41) 씨 부부는 이같이 입주 소감을 밝혔다. 이들 부부는 일반분양자로 이날 입주지원센터에서 입주 준비를 마치고 새 집을 둘러봤다. 김 씨는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청약 당시 경쟁률이 높지 않았던 게 기회였던 것 같다”며 “우여곡절도 있었으나 내 집이 생겼다는 게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27일 둔촌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이날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되며 총 1만2032세대가 입주 대상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지원센터에서 주민들이 안내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뉴스1)
입주대상만 총 1만 2032세대.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이라고 불리는 올림픽파크포래온은 입주 첫날부터 입주지원센터가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수백명의 입주민들이 줄을 서서 잔금납부확인, 중도금대출확인, 입주증 발급 등 절차를 거쳐 입주증과 세대 키를 받았다. 인터넷을 비롯 정수기, 비데 등 렌탈제품과 커튼, 블라인드 등 인테리어 등 업체가 아파트 주차장에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입주 설치를 위한 안내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인터넷과 렌탈제품 등 업체들이 입주민을 대상으로 홍보하기 위해 부스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최영지 기자)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4개 건설사는 이날 각각 입주지원센터를 차리고 입주민들의 입주를 도왔다. 현대건설 입주지원 업무를 맡은 김미옥(가명·51)씨는 “오늘 내일 가장 많은 입주민들이 입주 절차를 마칠 것으로 보이며 3단지만 오늘 하루만 300세대 넘게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바로 이사하진 않더라도 그간 공사 중단 등으로 입주가 지연된 만큼 빨리 집을 보러오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라고 했다. 눈보라를 맞은 채 입주센터로 들어온 이명숙(가명·67)씨는 본인을 조합원이라고 소개하며 “입주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지만 마음만은 기쁘다”며 “분담금 부담이 작지 않지만 집값이 많이 올라 다행이다. 눈까지 오니 부자가 됐으면 하는 마음도 커진다”고 했다.
27일 둔촌주공 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이날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된며 총 1만2032세대가 입주 대상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 이삿짐 차량이 줄 지어 서있는 모습. (사진=뉴스1)
아파트 정문에 가보니 이삿짐 차량이 줄지어 정차한 채 이삿짐을 나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날 이사한 이상민(33)·김은혜(30)씨 부부는 “전셋집에서 이삿날을 손꼽아 기다렸다”며 “청약 당시 고분양가 논란에 망설였지만 실거주 목적으로 청약을 결정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순차적으로 입주가 진행되며 이사예약을 통해 이사할 수 있다. 이날 입주이사를 진행한 한 이삿짐업체의 관계자는 “입주기간이 길지만 입주세대가 워낙 많아 하루에 두 집씩 이사를 진행하게 됐다”며 “오늘 두 집 모두 신혼부부로 18평형(62㎡) 이사를 도왔다”고 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민이 입주이사를 진행 중인 모습. (사진=최영지 기자)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민이 입주이사를 진행 중인 모습. (사진=최영지 기자)
입주장 효과는 ‘글쎄’…실입주 선호·대출규제 영향

올림픽파크포레온 1~4단지에 많은 인파가 몰린 것과 달리 아파트 인근 자리를 잡고 있는 부동산들은 비교적 한산했다. 인근 부동산의 공인중개사인 한인수(가명·63)씨는 “부동산 거래는 매매 이후 사실상 소강 상태”라며 “입주장 효과도 사실상 없었다”고 설명했다. 통상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전세 매물이 늘고 이에 따라 주변 전셋값이 하락하는 입주장 효과(신축 단지로 인한 대규모 공백에 입주 전 주변 전세 시세가 떨어지는 현상)가 나타난다. 2018년 당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9510가구 매머드급 물량이 공급되며 서울 지역 매매가와 전셋값이 하락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또 “입주기간이 긴 편이라 아직 임대 물량이 많지 않기도 하며 집값이 더 오를 것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며 “다른 새 아파트와 비교했을 때 실거주 비중도 꽤 높은 편”이라고 했다.

1주택자가 대부분인 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원과 청약 당첨자들이 실입주를 택하면서 전세 물량이 줄었고 정부가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전세대출이 막힌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시세는 전용면적 84㎡ 기준 6억~9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매물은 1984건, 월세는 1052건으로 전체 입주 물량의 25%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조합과 수분양자들의 실거주 비중이 높은 단지”라며 “1만 2000세대 입주 대비 시장에 많은 물량이 풀리지 않을 것이며 주변 지역 매매·전세가격보다 낮게 형성돼 있지 않아 수요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지 (yo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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