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도 처음엔 ML 갈 생각했다" 페디와 비교된 외인 에이스, 어떻게 KIA에 남았나

김동윤 기자 2024. 11. 2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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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제임스 네일.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제임스 네일이 KIA 타이거즈와 재계약 문서에 사인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2024년 통합 우승을 일군 KIA 타이거즈가 오프시즌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제임스 네일(31)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KIA와 함께한 1년의 추억이 메이저리그(ML)의 관심 못지않게 강렬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심재학 단장은 27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첫 번째 과제를 무사히 마쳤다. 외국인 선수 중 네일과 재계약을 가장 우선순위에 뒀는데 그걸 잘 풀었으니 다음 과정도 잘 풀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속 시원한 심정을 밝혔다.

앞서 KIA는 "네일과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 연봉 120만 달러, 옵션 20만 달러)에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올해 연봉인 7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보다 대폭 인상된 액수다. 이에 심재학 단장은 "네일 선수가 올 시즌 보여준 워크에식에 대해 구단에서 높게 평가했다. 올해 네일이 없었으면 과연 우리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었을까를 생각했다. 부상 후 재활을 거쳐 복귀하는 그 과정과 투혼을 우리 대표님께서도 굉장히 높게 샀다"고 설명했다.

올해 KIA를 통해 한국 KBO 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네일은 데뷔 첫해부터 뛰어난 활약을 했다. 올해 정규시즌 26경기 12승 5패 평균자책점 2.53, 149⅓이닝 138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27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에이스로 거듭났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활약은 이어져 한국시리즈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53, 10⅔이닝 13탈삼진을 기록, KIA의 12번째이자 7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탓에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최근 KBO 리그 외국인 에이스들이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고 있어 네일을 향한 관심도 실존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네일을 오프시즌 주목할 선발 투수 매물로 언급했고, 공신력 높은 기자 중 하나로 꼽히는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도 이를 인정했다. 모로시는 지난 14일 대만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경기를 앞두고 한국 취재진과 만나 "네일과 찰리 반즈(롯데 자이언츠)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에릭 페디(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처럼 선발 투수가 가능하다는 평가"라고 귀띔한 바 있다.

KIA의 제임스 네일(오른쪽)이 지난 9월 6일 광주 키움전에서 시구자로 나서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삼성전이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KIA가 5차전 삼성에 승리히며 4승 1패로 헌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김도영을 비롯한 선수들이 우승 공약인 삐끼삐끼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오른쪽에서 2번째가 제임스 네일. /사진=김진경 대기자

실제로 네일도 메이저리그 복귀를 고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네일은 2015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20라운드로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입단해 만 29세가 돼서야 처음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는 불펜으로밖에 활용되지 못했다. 두 시즌 동안 17경기 평균자책점 7.40을 기록하는 데 그친 네일에게 메이저리그 선발 복귀는 꿈과 같았다.

하지만 그 꿈만큼이나 강렬했던 것이 KIA에서의 추억이었다. 지난 8월 턱관절 고정 수술을 받고 정규시즌 아웃이 됐을 때 동료들과 팬들은 그를 홀로 두지 않았다. 옆에는 자신의 유니폼을 더그아웃에 걸고 함께하겠다는 동료들이 있었고, 앞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끊임없이 응원을 보낸 KIA 팬들이 있었다. 재계약 소식을 전한 네일은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긴 시간 재활을 하는 동안 구단의 지원과 나에게 보내준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다시 마운드에 올라 투구할 수 있었다. 응원해 주신 팬들에게 항상 감사드리고, 내년에도 KIA 타이거즈와 동행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면서 "좋은 제안을 준 구단에 감사하고 비시즌 동안 몸을 잘 만들어 내년에도 동료들과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네일을 잡기 위한 국제업무팀과 심재학 단장의 노력도 빛을 발했다. 연봉을 대폭 인상한 것 외에도 사람 대 사람으로서 네일에게 다가갔다. 심 단장은 "네일도 처음엔 메이저리그에 갈 생각을 했다. 하지만 KIA에 대한 기억이 굉장히 좋았다고도 말했다. 우리가 함께한 우승의 순간과 그 과정들을 이야기했다"며 "나도 네일이 미국으로 떠날 때 '넌 무조건 우리와 함께해야 한다'고 간곡히 부탁했다. 가기 전에 이제 네일과 '형, 동생' 하기로 했는데 그 과정에서 네일도 '남고 싶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액수를 부르면서 국제 업무팀에서 마음을 잡으려 무척 노력했다"고 전했다.

올해 네일은 70구 내에서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였으나, 그 이후로는 구위가 떨어지고 제구가 흔들리는 아쉬움도 보였다. 미국에서 주로 불펜을 뛰다 온 투수들이 흔히 가지는 한계점이다. 이 부분을 KIA 구단과 네일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 이에 심 단장은 "체력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네일이 확실히 자신도 인지하고 있었다. 계약하면서 몸을 잘 만들어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에는 풀타임 선발을 준비하는 과정이 짧았지만, 올해는 준비 기간이 길어 우리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네일. /사진=김진경 대기자
제임스 네일.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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