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트럼프 당선과 북한 이슈를 다룬 언론의 모습
[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11월 23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이화행 동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한 주간의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이화행 동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와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이화행 동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이하 이화행)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최휘 : 네. 안녕하세요. 최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는데요. 미국 대선 이후 우리 언론에서도 안보 관련해서 긴장도가 높아지는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이화행 : 네. 트럼프와 바이든의 정책 기조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겠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캠페인 기간 중에 "핵을 가진 자와는 잘 지내는 게 좋다" 이런 식의 북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죠.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에 김정은 위원장하고 직접 대화를 하고, 그걸 통해서 북핵 해법을 모색했었잖아요? 북·미 회담을 두 차례나 열었고. 반면에 바이든 정부는 다소 미온적이고 드러나지 않는 소극적 정책을 펴오다 보니까 한반도 비핵화가 그간의 다소 국제사회의 수면 위에 크게 오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트럼프 2기는 아무래도 북한의 핵 동결, 핵 능력 감축 등 그러니까 이 핵을 가진 것을 당연시하는 듯한 그런 기조를 약간 보이고 있단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최대 이슈가 되겠지만, 조기 종식이 된다면 북핵 이슈가 크게 부각될 것으로 보여져서. 한반도 안보와 관련한 긴장도가 높아지는 그런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최휘 : 아무래도 트럼프는 북핵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그런 뉘앙스를 많이 풍겨왔기 때문에 더 그런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교수님께서는 언론의 북한 보도와 관련해서 문제점을 직접 지적도 하셨던데.. 우리나라 언론의 북한 보도 문제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이화행 : 아무래도 전반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전문화 노력이 좀 부족하다고 보고요. 그리고 전문성도 역시 미흡한 상태이다라고 전반적으로 저는 보고 있는데. 현재 언론의 북한이나 통일보도가 가지는 한계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이슈가 발생했을 때 비로소 반응하는 보도 현상입니다. 그러니까 평소에는 보도량이 잘 없어요. 그러다가 어떤 이슈가 발생하면, 비로소 많이 그거를 다루고 보도하는 경향인데. 예를 들면 2018년, 2019년에 남·북, 북·미 접촉이 활발하던 때의 북한에 대한 통일에 대한 보도량과 또 최근 한 1~2년간의 북한이나 통일에 대한 보도량을 보면 현저한 차이가 있거든요? 이런 것들이 하나의 대표적인 예가 되겠는데. 따라서 이런 것들을 극복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봐요. 그게 뭐냐 하면 장기적인 프로세스인 통일을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언론의 통일 보도라고 하는 것이 우리 민족적 동질성도 회복해야 되고. 사회 통합, 그 다음에 남북 간의 상호 이해 증진 등 이런 것에 기여해야 하는 그런 아주 중요한 저널리즘의 한 전문 영역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런 미흡한 부분을 제가 그렇게 지적하고 싶습니다.
◇ 최휘 :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도를 뜯어보면 가장 최근에 보도되고 있는 북한 이슈 북한 파병 이슈가 있었고요.또 미사일 발사 내용도 자주 보이는데 보면 사실 현실적으로 북한에 대해 안 좋은 인식들이 심어질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 많거든요.이거는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이화행 : 이거는 저는 너무나 당연한 결과라고 보는데. 우리 한국의 언론뿐만 아니라 국제적 언론들. 주요 언론들을 보면 북한에 대한 좋은 보도가 나가지 않고 있어요. 그런데 그거는 안 좋은 인식들이 심어진다라고 하는 그 우려는. 그건 북한 스스로가 자초한 면이 크다고 봐야 한다. 그게 맞다고 저는 보고요. 예컨대 북한군을 러시아 파병하는 이슈라든가, 또 미사일 도발. 그리고 최근에 또 있었던 남북 간의 문제로 보여지지만, 사실상 국제적인 이슈가 되는 남북 연결도로 폭파라든가. 또 지속적인 오물풍선 투하 이런 것들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그리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만한 그런 행위들이다라고 본다면, 이러한 것들은 이제 북한이 스스로 자처하는 면이 크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최휘 : 제가 사실 우리 언론에서 북한 관련 이슈가 보도될 때 좀 극단적이고 편향적인 시각으로 보도되는 이유. 그 원인이 무엇인지 여쭤보려고 했는데.. "북한이 자초한 거다" 이렇게 말씀을 해 주셔서.
◆ 이화행 : 그렇죠. 그러면서 원인 제공자는 또 북한이지만.. 우리가 통일 관련 북한 관련 이슈가 보도될 때 극단성, 편향성들이 문제가 되잖아요? 방금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그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언론이 가지고 있는 정파성이죠.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언론이 이념적 스펙트럼에서 강하게 양극화 경향을 잘 보이고 있거든요? 뚜렷하게. 사실상 그래서 그게 곧 이제 정파성인데. 이 정파성이라고 하는 것은 의제 설정에 있어서도 그렇고. 보도 프레임 설정에 있어서도 그렇고. 선택성. 그다음에 정형화 뭐 이런 것들을 이제 낳는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결론,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러한 정파성이 결과적으로 북한이나 통일 문제를 다룰 때에도 영향을 미쳐서 객관적인 사실 전달을 방해하게 될 우려가 있고. 사회의 어떤 통합적인 기능보다는 이념 갈등을 유발해서 통일에 대한 국민 간의 생각의 분열을 초래하는 그런 결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고요. 제가 좀 더 말씀을 드리면 독일 연구진하고 제가 수행한 <한국 언론 통일보도 비교 연구 결과>에서도 작년에 제가 발표한 결과인데. 그걸 보면 우리 한국에서는 한국의 언론들은 뚜렷한 진보와 보수 성향 매체에서의 보도 경향에 현저한 차이를 우리가 발견한 반면, 독일 언론에서는 이념적 성향에 따른 극단적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 그런 결과가 도출이 되었어요. 그러니까 이런 데서도 볼 수 있듯이 정파성을 보이는 우리 언론의 문제도 매우 개선해야 될 부분이고. 그리고 정파성이라는 것 자체가 가지는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이 통일 보도와 관련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최휘 : 네.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문제도 북한 관련 보도 내용에서 짚어야 할 부분인데요. 국내에서 북한 인권 실상에 대해 다뤘던 보도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보도가 있으실까요?
◆ 이화행 : 네. 저는 이제 북한 주민의 자유가 억압되고 있는 그런 관련한 보도. 그다음에 특히 최근에는 이제 사상이 통제되고 있는 보도를 좀 주목해서 보고 있고, 기억에 남는데요. 예컨대 남한 드라마 콘텐츠를 시청한 그런 청소년들을 공개 처형했다든가 하는 이런 이슈들은 이제 우리를 정말 놀라게 만들었던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고. 최근에 이제 유엔 보편적 인권 정례검토(UPR), 4~5년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그런 인권에 관한 국가의 어떤 검증인데요. 여기에서도 정치범 수용소 폐지 문제라든가, 또 종교의 자유. 식량권, 건강권, 여성, 아동, 장애인에 대한 보호 조치 등 이런 것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가 굉장히 강하게 드러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진행자께서 말씀하신 대로 북한 관련 보도에 있어서 인권 문제를 짚는 것은 매우 중요한 그런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최휘 : 네. 앞서서 이념 갈등을 부추기고 정파성을 보이는 우리 언론과 다르게 좋은 통일보도 관련 사례로 독일 언론의 사례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독일 통일 과정에서 서독 TV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들었거든요. 동독 주민 탈출에 대한 서독 TV의 집중적인 보도가 독일 통일의 시발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던데. 이 내용도 소개를 해 주실까요?
◆ 이화행 : 네. 그렇죠. 사실 저 개인적으로 독일 통일 당시에 제가 독일에 유학 중이었기 때문에 기억이 생생한데요. 당시에 동독 주민의 90%가 소속 텔레비전을 시청을 했다 하는 점이죠. 그래서 그 텔레비전 내용들은 정치적인 것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들을 다루는 그런 프로그램이었고. 서독인들이나 서방 세계의 삶에 대한 정보를 동독 주민들이 실제로 그런 서독 텔레비전을 통해서 얻었다 하는 게 이제 그 당시 상황이었고요. 그리고 더 우리가 이제 주목해야 될 것은 그 당시 70년대 초부터 빌리 브란트 수상의 동방정책 이후에 동독의 서독 기자가 언론 기자가 상주할 수 있는 그런 상호 협약이 맺어졌잖아요? 그래서 동독에 체류하는 서독 언론인들이 동독의 실상을 그야말로 편향성 없이, 객관적으로 보도를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했다. 그것이 1989년 동독 주민의 동독 대탈출 시점에, 사실상 그것이 인계점에 오기까지 서독 언론이 큰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 라는 얘기가 있고. 그리고 실제로 그 당시 대탈출 시점에 서독 언론들이 그 현상들을 거의 매일 생중계에 가깝게 실상 보도를 했었거든요? 그것들이 동도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리고 독일 통일을 앞당기는 그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렇게 보고 있는데요. 독일의 언론의 통일보도 사례가 우리나라에 그대로 1대 1로 적용할 수 있는 그런 성격은 아닙니다. 분명히 하지만 여기서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될 것은 객관적인 정보의 유입이 매우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무래도 지금 당시 동독이나 지금 우리의 북한은 편향적인 체제 선전 역할을 그들 매체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시각을 열어줄 수 있는 그런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는 거죠.
◇ 최휘 : 한국 언론의 북한, 또 통일 관련 보도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끝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이화행 : 네. 통일 관련 보도는 통일을 단기적 사안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보도가 어떤 이슈가 발생했을 때 반짝 보도하고 그치고. 이래서는 안 되고. 통일이라는 것을 장기적인 프로세스로 인식하고 언론이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신뢰할 만한 출처를 제시하는 정보, 그런 정보를 지속적으로 이렇게 제공하고. 또 그를 통해서 국민들이 정보에 대한 신뢰를 얻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이걸 위해서는 보도국이나 편집국 내에서는 북한 또는 통일 관련 부서. 그리고 전문 기자를 운영하는 부분. 이런 것들에 대한 노력을 해서 북한 전문 기자에 대한 가치와 위상도 좀 높이는 그런 노력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곧 북한이나 통일 보도 영역에서도 저널리즘의 품질을 높이는 그런 노력의 일환이 되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 최휘 :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 이화행 : 네. 수고하셨습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이화행 동명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였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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